- 한눈에 보는 핵심요약
- AI에게 지시만 하면 훌륭한 결과물이 나올까요? AI가 뛰어나지만 맹목적으로 의존할수록 성과는 오히려 떨어질 수 있습니다. 성공적인 디자인을 위해 인간과 AI의 능동적인 협업이 왜 필수적인지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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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역사의 순간, 거대한 파도에 잠길 것인가 올라탈 것인가.
[2부] AI가 이미지를 만드는 시대에 Originality는 필요한가?
AI가 발전할수록 사람들은 AI가 모든 것을 알아서 해 주기를 바란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Agentic AI를 향해 기술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하나씩 현실화되고 있다. 여행 스케줄도 항공편도 방대한 지식을 가진 AI가 다 짜 주고, 또한 다 예약도 해 줄 것이다. 포스터도 상세페이지도 AI가 다 만들어 줄 수 있다. 그렇지만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서로 대화를 해야 한다. “이점은 마음에 안 드네, 이렇게 다시 만들어 줘.” 아니면 “수고했어. 여기서부터 내가 할게.” 하고 쓱싹 끝을 낼 수도 있다.
AI에게 일방적으로 시키기만 하면 최고의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은 과한 기대에서 나온 착각이다. 이는 광고를 만들 때 실력 있는 대행사 에이전시를 선정하고 독촉만 하고서는 좋은 광고가 만들어 지기를 기대하는 것과 비슷하다. 광고주 마케터가 끊임없이 에이전시와 대화하고 같이 고민하며 만들어 갈 때 항상 좋은 광고가 만들어졌던 것을 실제로 많이 경험한 사람으로서 나는 광고주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증언할 수 있다. 이제는 AI와 같이 많이 고민하면서 대화한 사람들이 좋은 디자인 콘텐츠를 만들었다는 증언들이 여기저기서 나올 수 있을 것이다.
AI관련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타임지가 선정한 와튼스쿨의 이션 몰릭(Ethan Mollick) 교수가 저술한 ‘듀얼 브레인’ 은 AI를 이해하는 가이드로서 많이 추천되는 책이다. 제목 ‘듀얼 브레인’ 이 가리키는 것은 인간의 뇌와 AI의 뇌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는데, 원서 제목인 ‘Co Intelligence’가 이 책의 전체적인 내용을 더욱 잘 표현하고 있다. ‘Co’라는 영어 접두사가 협력을 의미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지능 개체 간의 협력(Co Intelligence)이 바로 이 책의 제목이자 주제이다. 이션 몰릭 교수는 이 책에서 AI를 인간의 협력자로 묘사하고 있으며 “작업할 때 AI를 초대하라. 인간이 주요 과정에 계속 개입하라.” 와 같은 문장들을 단락의 소제목으로 사용하고 있다.

내가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은 사람들이 AI를 사용해서 얼마나 좋은 결과를 만드는지에 대한 실험 연구들이었다. 실험은 저자인 이션 몰릭 교수가 하버드와 MIT의 교수들과 함께 진행하였으며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 BCG의 컨설턴트 800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참가자인 컨설턴트들은 2개의 집단으로 나누어져서 한 집단에게는 AI를 사용해서 과제를 수행하게 하였고, 다른 집단에는 AI를 사용하지 않고 똑같은 과제를 수행하게 하였다. AI가 해결할 수 있는 과제는 AI를 사용한 집단들이 더 좋은 성과를 나타냈으나, AI가 해결하기 쉽지 않은 과제를 내었을 때에는 AI의 도움을 받지 않은 집단은 정답률이 84%였던 반면에 AI의 도움을 받은 집단은 정답률이 60~70%에 그쳤다. 그 이유는 다음의 다른 실험에서 밝혀졌다.
연구원 델라쿠아는 채용 담당자 181명을 대상으로 44개 입사 지원서를 수학 실력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과제를 내주었다. 수학 점수는 제시되지 않았고, 전반적인 역량을 평가한 점수만 제시되었기에 까다로운 과제였다. 실험에 참가한 채용담당자들은 3개의 집단으로 나누어졌는데 성능이 뛰어난 AI를 제공받은 집단과, 성능이 떨어지는 AI를 제공받은 집단, 그리고, AI를 전혀 제공받지 않은 집단으로 나누어졌다. 델라쿠아는 성능이 뛰어난 AI를 사용하는 채용 담당자들에게서 게으르고, 부주의하며, 판단력이 떨어지는 현상을 발견했다. 그들은 성능이 떨어지는 AI를 사용했거나 아예 AI를 사용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좋지 못한 결정을 내린 것을 발견하였다. 자세한 이해를 위해 듀얼 브레인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발췌하여 옮겨 왔다.
분석 결과 성능이 뛰어난 AI를 사용한 집단이 성능이 떨어지는 AI를 사용한 집단보다 더 안 좋은 성적을 냈다. 뛰어난 AI를 사용한 사람들은 이력서를 검토하는 데 시간과 노력을 덜 들였고, AI의 의견을 맹목적으로 따랐다. 또한 시간이 흘러도 역량이 향상되지 않았다. 반면 성능이 떨어지는 A를 사용 한 사람들은 더 주의 깊고, 비판적이며, 독립적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AI와 상호작용하는 능력은 물론 자신의 기술까지 향상했다. 델라쿠아는 AI의 성능 수준과 인간의 노력 사 이의 상충 관계를 보여 주는 수학 모델을 만들었다. AI의 성능 이 뛰어나면 인간이 굳이 열심히 노력하고 주의를 기울일 필 요가 없다. AI를 도구로 사용하는 대신 모든 것을 맡겨 버리는 데, 이는 인간의 학습, 기술 개발, 생산성에 해를 끼칠 수 있다.
위의 연구 결과가 사실이라면 사람의 노력 없이 AI에게 시키기만 하는 게으른 자들에게는 좋은 성과를 기대하지 못한다고 결론 지을 수 있다.
몰릭 교수는 사람이 할 일과 AI가 할 일을 구분하라고 한다. 당연히 누가 어떤 일을 잘하는지에 따라 역할 분담이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몰릭 교수는 논문을 읽을 때, 요약하는 능력은 AI가 몰릭 교수보다 뛰어났고, 논문을 이해하는 능력은 자신이 더 뛰어나다는 것을 파악하고 이에 맞게 역할을 분담시켰다고 하였다.
이번 3부 내용의 상당 부분을 이션 몰릭의 듀얼 브레인에 나오는 AI일반론으로 채운 것은 단 하나의 목적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디자인에서도 AI와 사람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당위성을 세우기 위함이다. 당위성을 세우는 역할을 다함으로써 3부를 여기서 마치고, 4부에서 AI와 사람의 협업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이어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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