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기술 트렌드
디자인, AI, 그리고 인간 [2부] AI가 이미지를 만드는 시대에 Originality는 필요한가?
2026.08.21 07:30
- 한눈에 보는 핵심요약
- AI의 '생성'과 인간의 '창작'은 다릅니다. 압도적인 AI의 생산성 속에서도 스토리가 담긴 인간 창작물의 오리지널리티는 대체 불가한 가치를 지닙니다. 두 결과물의 본질적 차이와 현시대의 쓰임새를 살펴봅니다.
2022년 후반 등장한 미드저니와 GPT 등의 AI는 채팅창에 적어 주는 대로 이미지를 빠른 속도로 쉬지 않고 생산해 내었다. 그 결과 여기저기에서 AI로 만든 이미지들을 보지 않고 지나가는 날은 핸드폰과 PC를 사용하지 않은 날이 존재하지 않는 만큼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때부터 AI와 관련된 용어들이 돌기 시작했다. 프롬프트, 생성형 AI 등이 대표적이다. ‘생성형 AI’는 AI를 개발한 영어권에서 ‘Generative AI’라고 부르는 것을 그대로 번역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단어 ‘AI’는 ‘Create(창작)’ 보다 ‘Generate(생성)’ 와 많이 결합해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필자의 개인적인 관찰에서 발견한 것이나, Google AI에게 사실이라고 확인받았다.) 그리고, 사람이 이미지를 그려서 창작하는 뜻으로는 Generate가 아니라 Create가 사용된다. 즉, 지브리 스타일의 만화를 만든 작가는 Create 하였고, 지브리 스타일로 여러 가지 이미지를 만들어낸 AI는 Generate 했다고 말할 수 있다.
Cambridge Dictionary의 각 단어의 정의를 보면 이 개념은 더 명확해진다. Generate는 ‘to cause something to exist’ 즉, 없던 것을 존재하게 한다는 뜻이다. 반면 Create는 ‘to make something new’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new의 유무다. Generate도 없던 것을 존재하게 한 것은 맞지만 그 존재가 Completely New 한 Uniqueness는 Create의 결과물에만 해당된다.
‘창작(Create)하는 인간, 생성(Generate)하는 AI’에서 주체와 동사 조합의 타당성은 공학적으로도 설명이 가능하다. 제미나이에 의하면 AI는 스스로 자아나 의도를 갖고 작품을 만든다기보다, 프롬프트(조건)와 입력 데이터(패턴)를 기반으로 확률적인 계산을 거쳐 결과물을 산출(Output)한다. 따라서 시스템 동작의 결과물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기 위해 Generate를 쓴다. 따라서, 오직 인간이 창작(Create)한 결과물에 대해서만 Uniqueness가 존재하므로, Originality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단, 인간이 만든 것이라도 표절이나 모방한 것은 Originality를 부여할 수 없다.)
비주얼 콘텐츠로서 AI가 생성한 Unoriginal 생성물과 인간이 창작한 Original 창작물이 모두 사용되고 있는 시대에 살면서 Originality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이유는 비교할 수 없는 생산성과 cost 경쟁력을 갖춘 AI 생성물의 퀄리티가 점점 향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2026년 8월 현재 AI가 생성한 비주얼 콘텐츠를 보면, 2~3년 전보다 훨씬 더 보기 좋으면서 자연스럽다. 특히, Original 요건을 갖춘 촬영 사진이나 영상 혹은 작가가 만든 캐릭터를 AI가 응용 생성하는 경우는 AI 작업인지를 구분하기 상당히 어렵다. 그래서, 이를 악용한 Deepfake 영상과 사진들이 가짜 뉴스를 생성하는 부작용도 종종 목격하게 된다.
하지만, 기존의 Original 이미지를 재료로 삼지 않고, 텍스트 프롬프트만으로 생성한 것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100% 완벽하다고 말하기에는 약간의 부족함이 있다. 사내 회의 시간에 프롬프트만으로 AI가 생성한 사진 이미지들을 펼쳐 놓은 적이 있다. 60대 시니어들은 실제 촬영한 사진과 구분이 불가능하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에 대해 디자이너들과 캐릭터 작가들은 한 목소리로 다르게 반응하였다. AI가 만든 것과 아닌 것을 구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디자이너가 아닌 내가 봐도 어느 정도 구분이 가능한 것을 보면 개인차가 있지만, 아직까지는 Original 재료 없이 AI가 프롬프트만으로 생성한 이미지들 중 다수는 볼 때마다 ‘미세한 차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사진 이미지 외에 캐릭터 일러스트의 경우도 AI가 프롬프트로 생성한 것과 실력 있는 작가가 창작한 것과는 미세한 차이가 느껴지는 경우들이 있다.
아래는 GPT를 이용하여 캐릭터를 만든 사례다.

GPT가 만든 캐릭터 이미지
이미지 퀄리티의 정의를 ‘보기 좋고 완성도 높은 것’이라고 한다면 위의 이미지들에 대해 퀄리티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주지 못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여기저기서 매우 많이 본 것 이미지들 같아서 이를 본 사람으로 하여금 기억시키게 할 만한 개성은 느껴지지 않는다. 이러한 단점은 캐릭터의 퀄리티와 생산성과 경제성에도 불구하고, AI생성 캐릭터가 가지지 못한 Originality의 가치를 대비적으로 보여 준다.
우리 회사의 망고보드 캐릭터 작가들은 누구보다도 AI를 활용해서 이미지 작업을 많이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들이 직접 캐릭터 작품을 창작(Create)하는 일은 여전히 그들의 주된 업무다. 망고보드 캐릭터 창작 부서의 한수진 과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직은 텍스트 프롬프트만으로는 작가가 만든 캐릭터처럼 생성하기는 어려워요. 아무래도 작가가 만든 것만큼의 개성과 생동감을 느끼기에는 부족하죠. 캐릭터 재료를 가지고 다양한 표정, 자세, 그리고, 유사 캐릭터를 만드는데 AI를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원재료가 되는 캐릭터는 우리 작가들이 직접 그려서 창작하고 있어요.”
아래는 작가들이 창작하여 망고보드에 등록되어 있는 캐릭터이다. AI가 생성한 캐릭터와 비교하여 볼 때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설명하지 않겠다. 오로지 독자들의 느낌에 맡기겠다.

망고보드 캐릭터 작가들이 만든 캐릭터
지금처럼 AI가 생성한 이미지가 Original에 1%라도 미치지 못하는 한 Originality의 가치는 보존될 수 있다. 그러나, 언젠가는 AI가 더욱 정교한 이미지를 생성하게 되어 Original 이미지와의 차이를 구분하는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게 된다면, 그때 다시 Original의 가치에 대해 의문을 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들어서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그것을 누가 어떻게 만들었느냐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는 철학과 예술이 인간을 향하고 있는 한 인간의 창작물에 존재하는 Originality의 근원적인 가치는 여전히 남아 있을 것이다.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 인간이기에 희로애락의 주체인 동류의 인간이 만든 창작물에 대해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AI가 데이터를 학습해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은 Process 측면에서는 인간이 다른 사람들의 작품에 영향을 받아서 창작을 하는 것과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자아를 가진 인간은 다른 창작자로부터 영향 혹은 영감을 받아서 자신의 스타일과 결합해서 창작을 한다. 거장 피카소가 또 다른 거장 앙리마티스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지만, 두 거장의 작품을 비교해 보면 영향을 받았음은 느낄 수 있으나 각자의 다른 작품 세계를 형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희로애락을 경험한 주체인 인간의 지성과 감성으로 만든 창작물은 보이는 결과만으로 가치를 매길 수 없다. 사람은 어떤 창작물을 감상이라는 행위로 소비할 때에 감각으로 느껴지는 것뿐 아니라, 창작물을 만들기까지의 창작자의 스토리를 함께 소비한다. AI로 높은 퀄리티의 결과물을 만들더라도 사람이 만든 창작물만큼 높은 가치를 부여받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얼마 전 예능 방송 PD출신의 프로덕션 대표와 마주할 일이 있었다. 요즘 방송 콘텐츠에도 AI를 사용하는지 물었을 때 그에게서 돌아온 짧고 확고한 답변은 ‘NO’였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은 연예인 포함 실제 인물들의 리얼한 영상인데, 영상을 AI로 만들었다는 것을 시청자들이 아는 순간 바로 망할 것이라고 했다. 너무 당연한 답변에 질문을 한 내가 머쓱해졌다. 그런데, 알아야 할 것은 시청자들은 예능 방송뿐 아니라 광고 콘텐츠도 AI가 만든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의 조사 결과에 따르자면 브랜드를 광고하는 용도로는 AI로 생성한 이미지나 영상은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실사 스타일이 아닌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AI영상이라면 거부감이 덜 할 것 같다.) 반면,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브랜드 광고가 아닌 가벼운 정보성 콘텐츠나 가벼운 홍보성 콘텐츠에 선별해서 사용하면 되기 때문에 AI가 주는 생산성과 경제성의 혜택을 누리는 것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정리하자면, 경제적인 생산성이라는 막강한 장점을 지닌 AI의 생성물과 Originality의 가치를 지닌 인간의 창작물은 현시대에서 각각의 용도와 의미에 따라 필요하다. 그런데, 모든 콘텐츠가 AI생성만으로 혹은 사람의 창작만으로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AI생성물을 사람이 활용해서 디자인을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AI생성물이라도 AI에 따라,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다른 결과를 만들기도 한다. 사람과 AI를 따로따로 생각할 수만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다음에 이어질 주제는 정했다. 그것은 바로, ‘AI와 인간의 협력이 어떻게 더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까’에 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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