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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더에러X컨버스, ‘체계적인 파격’을 설계해 사람들을 줄세우다

보이저

2023.01.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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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더에러를 처음 알게 된 건 2018년, 푸마 콜라보 팝업 스토어가 계기였습니다. 패션보다도 현대예술 같은 독특한 디자인이 기억에 남아 그 때부터 아더에러에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이후 자체 카페이자 브랜드 공간인 텅플래닛,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 등을 경험하며 아더에러를 알아갔습니다. 그러나 "왜 사람들이 아더에러에 열광할까?"에 대해서는 여전히 궁금한 게 많았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아더에러가 성수동에서 컨버스와의 팝업스토어를 연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사람들이 아더에러에 열광하는 이유를 찾을 수 있었어요. 아더에러는 2018년 첫 협업부터 지금까지, '명확한 이유가 있는 파격'을 차곡차곡 쌓아왔기 때문이었습니다.

 

 

 

1F: 브랜드의 정체성으로 공간 구성부터 조형물, 제품의 배치까지 의미를 부여하다

 

공간 1층은 팝업의 컨셉을 다양한 방향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영상과 소리, 오브제들로 채워졌습니다. 처음 들어오면 보이는 설치미술 작품은 기생식물과 균류 등을 디지털로 새롭게 상상한 결과물로, '일상의 익숙한 것들을 다시 보아 새로운 것을 만든다'라는 아더에러의 방향성을 무게감 있게 보여줍니다. 

 

 


 

 

제품들은 추상적인 형상의 마네킹 위에 흘러내리듯 전시했습니다. 나이/체형/인종/성별에 구애받지 않는 패션을 제안하는 메시지를 담았어요. 전광판에 재생되는 영상들도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크리에이티브 듀오 틴 & 에드 (Tin & Ed), 싱어송라이터 롤로 주아이 (Lolo Zouaï)가 익숙한 것들을 다시 보고 재편집해 새로운 결과물을 만드는 것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정말로 새로운 것은 재해석으로 탄생한다’는 아더에러의 슬로건과 맞닿아 있죠. '단순히 특이한 것만 많이 해서 유명한 브랜드가 아니었구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더에러X컨버스 공식 캠페인 영상 

 

 

 

아더에러X컨버스 with 롤로 주아이

“새로운 음악을 만든다는 것은 서로 다른 소리를 재편집해서 나만의 독특한 음색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아더에러X컨버스 with 틴 & 에드

“재편집은 저희 작업의 일부입니다. 우리의 작업 중에서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죠.” 



 

 


 

 

 

2F: 다각도로 브랜드 콜라보를 즐기는 ‘도슨트 스페이스’

 

2층은 제품들을 직접 만져보고, 워크샵과 커스텀 티셔츠 등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됐습니다. 실제 컨버스 신발들을 해체해 만든 거대한 소파, 패딩 재킷으로 만든 절벽, 버려진 옷들을 쌓아 만든 크리에이터들의 작품은 앞서 언급한 슬로건과도 연결됩니다. 일상적인 제품들을 색다른 관점으로 재해석하는 작품들을 체험하고 느끼며 고객들은 아더에러의 브랜드 정신을 다각도로 체험하게 됩니다.

 

 


 

 

다양한 작품들만큼이나 기억에 남는 건 그것들을 소개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번 팝업은 무엇을 말하기 위한 프로젝트인가, 왜 컨버스와 손을 잡았는가, 어떤 것을 생각하며 감상하면 좋을지 등을 친절하게 안내해 주었습니다. 단순 스태프가 아닌, 콜라보에 담긴 브랜드의 가치를 전달하려는 '브랜드 도슨트'로 느껴졌어요. 팝업을 하는 곳은 많아도, 그 팝업의 이유와 목적을 명확히 이해하고 전달하는 곳은 많지 않으니까요.

 

고객 참여를 유도하는 과정도 꼼꼼하게 설계되었다고 느꼈습니다. 당시 팝업 스토어에서는 소셜 미디어에 인증샷과 해시태그를 업로드하면, 원하는 로고를 프린팅한 스웨트셔츠를 받을 수 있는 이벤트가 진행 중이었습니다. 참여를 원하는 고객은 인증샷을 찍어 2층의 스태프에게 보여주면 됐죠. 

 

 


 

 

주목할만한 포인트는 인증하는 곳 바로 옆에서 실험복을 입은 스태프들이 열심히 스웨트셔츠를 찍어내고 있는 공간 배치였습니다.. '내가 이 캠페인에 참여해서 기다리면, 나만의 아이템을 받을 수 있겠구나'라는 것을 직관적으로 보여주죠. 참여 방법도 쉽고, 하루에 70장 한정이라는 포인트도 있어 고객이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굳이 시간을 내서 기다리게 만들었습니다.

 

 


 

 

"가장 익숙한 것을 가장 낯설게 재편집해 보자." 컨버스X아더에러 팝업스토어로 이 메시지를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팝업의 메시지가 설득력과 생명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가장 어려운 것들을 신경 쓰는 디테일 덕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드의 총체적 경험을 관리하는 도슨트로 변신한 스태프들, 아더에러를 잘 모르는 사람도 줄을 서게 만드는 공간 구성까지. 아더에러와 컨버스의 공간에서 ‘이유 있는 공간 디테일의 힘’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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