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영의 마케터의 시선

맘스터치, 자진 상장폐지 후 이젠 매각한다고?

이은영

2023.01.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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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스터치 매각한다?  

 

싸이버거로 유명한 맘스터치가 매각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PE운용사인 KL&파트너스와 자문사인 도이치증권이 매각을 주도하고 있는데요. 맘스터치의 사전 인수 희망 가격이 1조원에 근접하면서 만약 매각이 성공하면 투자 혹한기의 제법 큰 사이즈의 빅딜이 성사될 예정입니다. 

 

다만, 맘스터치는 1조원을 원한다고 해도 시장에서는 작년의 맘스터치 매출 3,010억원, 영업이익 440억원인 점을 미루어볼 때 다소 비싸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사진출처: 아이뉴스24)  

 

 

일단 시장에서 비싸다고 보는 데에는 기존의 프랜차이즈 비즈니스 사업에 20배에 가까운 멀티플을 적용하기에 투자 환경이 냉랭한 것에도 이유가 있습니다. 

 

현재 맘스터치 인수를 원하는 기업들은 재무적 투자자(FI), 전략적투자자(SI)가 모두 포함돼 있습니다. 

 

이들은 크게 미국계 PE 골드만삭스PIA, 홍콩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와 같은 재무적 투자자와 글로벌 외식브랜드 얌(YUM)과 같은 전략적 투자자로 구분 됩니다. 

 

이 중 골드만삭스PIA는 골드만삭스에서 직접 투자를 담당하는 부문으로 경영권을 인수하는 전통적인 사모투자에 특화되어 있는 하우스로 유명합니다. 이 기관은 스타트업 중에서는 배달의 민족, 직방 등 유니콘 기업에 투자하기도 했고, 일반 시장에서는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대성산업가스 등에 투자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홍콩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는 2020년 4월 유럽, 아시아, 중동, 북미 등의 글로벌을 대상으로  3조 3,440억원의 자금을 조성했고 한국, 일본, 호주, 중국 등에 투자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의 인수 참여 역시 그러한 행보의 일환으로 보면 좋겠습니다.

 

 

  

(사진출처: 더 벨, 글로벌 외식브랜드 얌(YUM)의 보유 브랜드)  

 

 

마지막 인수 희망자인 얌(YUM)은 KFC, 타코벨, 해빗버거그릴, 피자헛 등 글로벌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세계 155개국 5만 3천개 이상의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외식업체로 올해 3분기의 영업이익만 무려 1조 6,402억원에 달합니다. 

얌(YUM)은 NYSE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으며 시가총액은 한화로 47조원에 육박합니다.

 

 

 

K푸드의 인기  

 

이렇게 국내 토종버거 브랜드인 맘스터치에 해외 자본이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동안 한류, 한국의 세계화 등의 이름으로 국내 콘텐츠, 음식, 문화 등을 수출하려고 노력해 왔지만 뜨뜻미지근한 성과를 거두어왔습니다. 

 

그러나 지난 몇년동안 한류 열풍이 거세게 불면서 BTS, 오징어게임 등 K팝, K콘텐츠가 인기를 끌게 되었고 K푸드 역시 세계적인 관심을 끌게 되었습니다. 

 

예전의 한류 양상과는 사뭇 다르게 시장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의 요인에는 유튜브, 넷플릭스의 기여가 큽니다.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을 통해 국내 콘텐츠가 해외로 퍼지고 인기를 끌면서 자연스레 한국의 문화, 음식까지 트렌드를 탔던 겁니다. 

 

K푸드의 인기로 인해 기존 한국의 브랜드들이 해외에서 활약하는 모습은 종종 기사를 통해 보게 됩니다. 

 

 

(사진출처: 뉴시스, 글로벌로 확장하고 있는 BBQ 레스토랑) 

 

 

예를 들어 BBQ 치킨은 일본, 미국, 대만, 캐나다, 독일,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57개국에 진출해 있습니다.  현재 글로벌 매장수는 500여개에 달하며, 미국 150곳, 캐나다 100곳에 이르며 글로벌 매출은 2020년 585억원에서 2021년 1,178억원으로 2배 가까운 성장을 보이고 있죠.  

 

롯데리아 역시 국내 토종브랜드로 1998년에 베트남에 진출해 현재 38개 지역 260여개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2004년부터 불고기버거를 판매한 후 인기를 끌었고, 롯데리아의 올해 베트남 지역 예상 매출액은 1천억원이며 작년 595억원 대비 크게 성장할 전망입니다. 

 

 

  

 

 

마케터의 시선

 

이와 관련하여 마케터의 시각에서 정리해보면 크게 3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1] 인수전의 향방  

 

현재 맘스터치 M&A에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가 뛰어들었는데요. 국내 토종 사모펀드가 뛰어든다고 해도 글로벌 기업들이 달러 강세로 인해 투자에 유리한 고지에 이씨는 합니다.  

 

이에 더해 맘스터치는 해외 진출 추가 확대를 위해 지난 10월 31일 태국에 신규 점포를 오픈하는 등 해외 진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앞서 작년 맘스터치는 미국에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진출해 캘리포니아 지역에 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미국 내 매장수를 100개 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맘스터치가 국내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 확장을 진행 중에 있다보니 자연스레 글로벌 사모펀드들도 이번 딜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더불어 이번 맘스터치의 매각딜은 입찰 제안에 대한 마감 시한이 정해지지 않은 롤링베이시스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 뜻은 앞선 후보자 외에도 새로운 후보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참고로 롤링베이시스란 마감의 데드라인 없이 정원이 찰 때까지 인수 대상자의 지원을 계속 받아 협상하는 형태를 의미합니다. 

 

이를 통해 맘스터치는 연내 매각을 목표로 하지만 실제 본입찰은 내년 초에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 맘스터치에 글로벌 자금이 뛰어든 이유  

 

K푸드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상황 속에서 불고기, 치킨 등을 활용한 메뉴가 대표적인 맘스터치는 글로벌 확장에 유리합니다. 

 

메뉴의 구성 외에 글로벌 자금이 맘스터치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무엇이 있을까요?  

 

일단 ‘돈’ 입니다. 

 

맘스터치를 인수할 경우 인수자가 별도의 로열티 지급 없이 사업 전개가 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글로벌 프랜차이즈보다 높은 마진율 확보가 가능합니다. 

 

이는 다른 경쟁업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구조가 매력적입니다.  

 

KFC은 2020년 영업이익 7억원에서 2021년 46억원으로 성장했으나, 작년의 영업이익은 맘스터치 영업이익의 11.6% 수준입니다. 10분의 1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맥도날드는 2020년에 48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2021년에도 277억원 적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햄버거의 밸류에이션은 박한 편입니다. 버거킹의 몸값은 7천억원, 맥도날드 5천억원, KFC는 1천억원 수준에 머물러 있죠. 

 

반면, 맘스터치의 영업이익은  2019년 237억원, 2020년 308억원, 2021년 44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무차입경영으로 운영되다보니 순현금흐름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년 영업이익 440억원에 멀티플 23배를 적용하게 되면 대략 1조원의 기업가치가 예상됩니다. 

 

물론 이는 맘스터치가 원하는 밸류에이션입니다. 시장에서는 목표 가격대로 거래하는 것은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PE들도 현재 금리인상 인플레이션 등으로 조달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공격적인 M&A를 위한 거래대금을 쓰기엔 부담이 됩니다.

 

더불어 최근 매각 작업이 중단된 버거킹의 경우에도 멀티플 12배를 적용해 밸류에이션을 측정했던 사례가 있기 때문에 23배는 다소 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3] 치열한 햄버거 경쟁 

 

그리고 현재 국내 햄버거 시장은 다시금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철수한지 2년여가 지난 파파이스가 이번에 재진출합니다. 강남역점을 다시 오픈하려고 하고 있죠. 

 

파파이스는 1994년 압구정에 1호점을 시작으로 진출했으나 후발주자의 추격으로 진출한지 26년만인 지난 2020년에 사업을 철수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다시 국내 진출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 경우 맘스터치와 메인 인기 상품인 ‘치킨 버거’와 경쟁 포지션이 겹칠 수 있겠습니다.  

 

 

  

(사진출처: 인베스트조선) 

 

 

또한 햄버거 시장이 양극화되고 있는 모습도 살펴봐야 할 이슈입니다. 

 

잠실 롯데월드몰에 오픈한 고든램지버거는 햄버거 메뉴 하나에 14만원이나 합니다. 그런데 10월 말 기준으로 월평균 매출 10억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비싼 수제 버거가 들어와도 소비자가 경험을 한다고 사먹다보니 햄버거 시장이 고가, 저가가 뒤섞여 치열한 경쟁 구도에 놓여 있죠. 

 

그 외에도 오픈하자마자 어마어마한 줄을 섰던 쉑쉑버거, 11월 신논현역점에 오픈한 슈퍼두퍼, 내년에 오픈 예정인 미국 3대 브랜드 파이브가이즈까지 글로벌 버거 브랜드가 대거 국내에 들어왔거나 들어올 예정이니 굉장히 터프한 환경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오늘 콘텐츠가 마음에 드셨다면 제가 운영하는 유튜브 <마케돈> 채널에서 오리지널 영상콘텐츠로 감상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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