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앤비의 시선

마케터는 ESG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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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6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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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부터 우리나라에서 자산 규모 2조 이상 코스피 상장사, 2030년부터는 모든 상장사에 대하여 ESG 정보공시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환경에 대한 기업의 의무사항들, 사회적 역할, 기업 지배 구조 등 모든 기업들은 제도적으로 어떻게 하면 기업 가치와 더불어 ESG를 실현해야 하는지 고민의 고민을 하는 시기가 되었다.

 

얼마 전에 친환경 포장 박스를 생산하고 있는 ‘보타쉬’라는 기업과 미팅을 했다. 이 기업은 디저트 제품을 생산하던 ㈜디와이프로에서 만든 회사였는데 기업의 창업 스토리가 인상 깊었다. 주로 냉동 냉장 식품을 유통하던 디와이프로에서 스티로폼 포장 박스가 부피가 너무 크고, 환경에 유해하기 때문에 친환경 제품을 지향하는 유선균 대표가 직접 친환경 재료를 소재로 포장 박스를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ESG는 외부로 보여지기 위한 포장이 아니라 기업내 체질적인 기반이 ESG와 연결이 되어야 하는데 보타쉬와 같은 기업은 창업의 동기 자체가 친환경이라는 목표였다. 즉 비즈니스 자체가 ESG인 셈이다.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말이다. 기업이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한 경영을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EGS는 CSR이 아니다

흔히 ESG하면 CSR과 헷갈리기도 한다. 

 

CSR은 기업의 사회적 의무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자발적으로 실행하는 활동으로 주로 자선, 기부, 환경보호 등 사회공헌 활동으로 나타난다. 초점은 기업 경영의 결과로 얻어지는 부의 재분배에 초점이 맞춰져서 이익의 사회 환원 개념이 강하다.

 

반면 ESG는 투자자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개념이다. 투자자들이 투자 의사 결정시 ESG의 요소를 더 고려하겠다는 투자자의 의지에서 출발해서 만들어진 개념이다. 투자자들이 이제 투자를 결정할 때 기업의 지속성과 사회적인 영향까지 고려하여 결정하겠다는 투자자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그동안은 이익을 창출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투자 결정시 이익 창출의 과정이 사회에 기여해야 하는 개념이 포함된다.

 

두 가지가 비슷해 보이지만 ESG와 CSR은 그 목적하는 바가 다르고, 실행의 결과를 반영하는 방법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CSR은 기업의 평판을 위한 활동이지만 ESG는 기업의 의무가 되고 있다.

 

브랜드와 연결시키는 ESG

 

 

 

ESG는 방어적으로 공격을 피하기 위해서 행하던 것에서 브랜드와 기업, 고객을 잇는 가치 안으로 들어가야할 시점으로 보인다. 우리 브랜드와 기업이 고객에게 지금 어떤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가? 그 가치는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고객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너무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그런 정의부터 다시 해야 할 것이다. MZ세대들이 추구하는 가치 안에 ‘친환경’ ‘공정’ 등의 키워드가 많이 들어가 있는데, 이런 가치들을 우리의 것과 연결하는 작업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회사의 상위 부서 뿐만 아니라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생산라인까지 이런 ESG에 기반한 브랜드 상위 목표가 모든 조직에 내재화되어야 가능하다. 위에서는 친환경을 중심으로 얘기하는데 제품 생산에서 생산단가로 인하여 실현이 거부하게 될 수도 있다.

 

우리 브랜드와 제품의 근본 가치 안에서 지구를 살리는 환경과, 사회적인 가치 실현, 지배 구조내에서의 관계에서 연결고리를 다시 만들고 기업내에서 함께 그 브랜드 실현을 위해서 노력해야하는 보다 큰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은 제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IT기업들도 자사의 서비스와 ESG를 연결하는 다양한 시도를 펼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0억 달러의 ‘기후 혁신 펀드(Climate Innovation Fund)’를 조성해 4년간 탄소 제거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탄소 네거티브(Carbon Negative)’라는 개념도 들고나왔다. 애플도 임원의 경영 성과급에 ESG성과를 반영하겠다고 했다.

 

소비자와 연결시키는 활동들

ESG가 CSR과 크게 다른 한 가지는 바로 고객과의 연결이고, 우리 제품이나 브랜드가 ESG와 연결되어 고객에게 직접 전달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 측면에서 ESG의 베스트 사례로 파타고니아를 들 수 있다. 파타고니아를 창업한 이본 쉬나드는 "첫째도 환경, 둘째도 환경"을 외치며 처음부터 사업의 목적으로 '지구 되살리기'를 강조했다. 파타고니아의 노력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아 현재 ESG 경영 모범사례로 꼽힌다.  

 

 

<파타고니아의 유기농 면농업>

 

파타고니아는 의류 생산을 위한 목화재배 과정에서 환경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화학물질이 쓰이고 있음을 확인한 후 1996년 모든 스포츠웨어를 유기농 목화로 제조하기로 결정했다. 유기농업으로 재배하는 소수의 농부와 목화 직거래를 하는 등 공급망에 대한 철저한 관리로 불과 2년 만에 목표를 현실화했다. 특히 인증기관의 협조를 받아 생산 과정에 쓰이는 모든 섬유가 친환경적으로 생산되는지 역추적하는 시스템까지 구축했다. 그야말로 사업의 전 과정에 환경보호를 통한 지구 되살리기에 투영된 것이다. 

 

이를 제품 광고에까지 활용하며 마케팅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소비자들이 직접 파타고니아 제품의 리사이클에 참여하도록 해서 고객에게 전달되는 제품(가치)에 고객의 직접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면서 커뮤니티라는 시스템까지 구축했다.

 

독일 친환경 정수기 브랜드 브리타코리아는 필터 재활용 프로그램 ‘브리타 그린 리프 멤버십’을 통해서 기업 ESG에 고객들의 직접 참여를 이끌어 내고 있다. ‘브리타 그린 리프 멤버십’은 다 사용된 ‘막스트라+ 공식 필터’를 브리타가 무상으로 직접 수거하고, 분류, 세척 등 일련의 과정을 거쳐 새로운 자원으로 환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브리타 그린 리프 멤버십>

 

이처럼 ESG가 단순한 기업의 외침이 아니라 고객이 기업 ESG에 참여하고 결국 고객의 생각과 고객의 손 끝에서 완성되어야 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린워싱(Greenwashing)을 경계해야

모두가 ESG를 외치면서 일부 기업에서 이익의 실현 과정에서 실제로는 ESG와는 관계가 없거나 오히려 해를 끼치면서 외부 포장만 친환경으로 둔감 시켜 소비자를 속이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 이를 그린워싱(Greenwashing)이라고 한다. 그린워싱은 'green'과 'white washing(세탁)'의 합성어로, 기업들이 실질적인 친환경 경영과는 거리가 있지만 녹색경영을 표방하는 것처럼 홍보하는 것을 말한다.

 

 

<자료. 한국에너지공단 블로그>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되는 스타벅스의 리유저블컵은 친환경을 표방하는 메시지를 전하면서 실제 리유저블컵의 소재가 결국 플라스틱이기 때문에 그저 친환경 둔갑 마케팅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난을 받았다. 

 

또 세계적인 가구 기업 이케아 역시 전 세계에서 목재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기업이다. 이케아가 곰과 늑대 등 멸종 위기 동물들의 서식지인 우크라이나 지역의 숲에서 불법적으로 조달 가능한 나무를 사용해 제품을 제작하고 있음을 발견했다는 조사가 있었다. 결국 불법적인 목재로 만든 제품들을 판매하는 기업이 산림인증의 표준으로 여겨지고 지속가능성의 대명사로 대외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 그린워싱의 사례로 얘기가 된다.

 

KB금융그롭에서 발표한 <KB트렌드 보고서: 소비자가 본 ESG와 친환경 소비 행동>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3분의 1은 ‘제품 구매 시 기업의 친환경 활동 여부’를 고려한다고 답했고, 54%는 ‘친환경 제품 구매 시 10% 이내 추가 비용을 낼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즉 최근 소비자들은 친환경적인 제품은 10% 정도 비싸더라도 구매 의사 결정을 내린다는 것이다. 

 

ESG는 기업이 겉포장만 그럴싸하게 바꾼다고 실현되는 것이 아니다. 투자자들과 소비자의 눈을 속일수는 없다. 결국 브랜드와 직결되어 진정성 있게 비즈니스 내에 녹아져야 한다. 그리고 고객과 투자자가 알 수 있도록 ‘ESG+브랜드’ 활동들을 적극적인 마케팅 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보타쉬와 같이 태생 자체가 ESG인 많은 스타트업 기업들은 기업 비전과 가치를 좀더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중소기업들도 이제는 ESG를 고려해서 비즈니스 체질을 바꿔 나가야 소비자의 인식 변화와 더불어 투자 유치에도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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