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의 문장과 대화

일터의 생각 : 좋은 팀장은 OO 케어를 잘합니다

  • 1293
  • 콘텐츠에 ‘좋아’해줘서 고마워요 -
    0
  • 0

상대방에게 일을 시키는 방법은 오직 하나

상대방이 바라는 것을 주는 일이다

데일 카네기

 

누구나 팀장은 처음입니다.

요즘 거울을 보다 보면 놀랄 때가 많습니다. (아 얼굴 때문은 아닙니다) 아직 30대인데, 예전과 달리 흰머리가 많이 생겼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뒤덮이는 건 아닙니다)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서 생기는 흰머리는 아닙니다. 일종의 스트레스 때문에 생기는 흰머리죠. 팀장을 맡으면서 생긴 스트레스입니다. 지금 함께 일하는 구성원의 연령대는 다양합니다. 사회 초년생인 20대부터 기업을 경영해 본 경험까지 있는 60대까지. 20~60대까지 전 연령대가 모여서 일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저는 작년 12월부터 사업과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공간을 세팅하고, 지금의 구성원 면접과 채용을 준비하고 업무 매뉴얼을 공유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어떻게 하면 좋은 팀이 되도록 만들 수 있을까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고민을 하면 늘 맨 먼저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하.. 쉽지 않다. 고작 몇 명 안되는 팀 구성인데도 왜 이렇게 어렵지..’ 감정 케어, 업무 목표 공유, 위임과 우선순위 체크, 그리고 나의 업무 진행까지 마음 한편에 불안함을 안고 사는 팀장입니다. 팀원으로는 5년을 살아왔지만, 팀장으로는 5개월 차에 접어들며 저 나름의 고민과 해답을 정리해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 글이 저와 같이 팀장이 처음인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요

내 케어도 힘든데 팀원 감정케어도 하라고요?


제 일이 훌륭한 기업을 만드는 걸까요, 아니면 감정적인 보모 노릇을 하는 걸까요?” 고집 센 마이크로소프트 전 임원 레슬리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보모 노릇이 아닙니다. 그걸 관리라고 부릅니다. 바로 당신이 해야 할 일이죠!”직원들의 푸념을 듣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나는 레슬리의 말을 떠올렸다. “바로 당신이 해야 할 일이죠!” 

실리콘밸리의 팀장들 / 청림출판사 

<실리콘밸리의 팀장들>이라는 책에서 나오는 문장입니다. 이때 대표의 상황을 설명하겠습니다. 소프트웨어 출시를 일주일 앞두고 야근과 주말 출근을 하고 있습니다. 또 한 번의 투자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시점이었죠. 다만 반응이 좋지 않을 시, 현 회사 재정으로는 6개월도 버티기 힘든 상태였습니다. 정신없이 일을 처리해야 하는 순간, 신장 기증을 받아야 한다는 직원의 소식을 듣고 1시간 동안 예정에도 없던 면담을 합니다. 이후 중환자실에 아들이 있는 엔지니어를 마주치고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얼마 간 대화를 하고 일을 하러 사무실로 가는 중, 다른 직원이 자신의 자녀가 수학경시대회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다고 자랑을 합니다. 함께 기뻐해 줍니다. ‘정말 중요한 업무’를 처리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자문을 해주는 사람과 통화를 합니다.

그때 질문을 합니다. ‘제 일이 훌륭한 기업을 만드는 걸까요? 아니면 감정적인 보모 노릇을 하는 걸까요?’, 자문해 주는 사람이 답하죠. ‘보모 노릇이 아닙니다. 그걸 관리라고 부릅니다. 바로 당신이 해야 할 일이죠.’ 감정을 케어해주는 게 보모 노릇 정도가 아니라 아주 중요한 관리, 훌륭한 팀장이 되기 위한 핵심 역량이라는 겁니다. 

여기서 다시 제 개인적인 질문은 합니다. ‘내 케어도 힘든데, 팀원 감정 케어도 하라고요? 그게 바로 당신이 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5개월 차에 접어든 팀장이 그 일을 잘 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요? 

 

서로가 믿을 수 있는 관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지역에서 업무를 시작한 지 4개월 차, 새로운 직원이 들어왔습니다. 팀원이 들어오기 전, 업무를 잘 파악할 수 있도록 준비를 했습니다. 노션을 이용해 업무 매뉴얼을 준비하고, 구글 드라이브를 활용해 중요한 자료를 정리해두고 찾기 쉽도록 로드맵도 정리했습니다.  만반의 준비가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정작 중요한 신뢰 관계를 구축할 준비를 못 했습니다. 업무 공유, 매뉴얼 안내, 사업 목표와 계획 정리, 이런 것보다 더 중요한 신뢰 관계를 구축하려면 뭘 해야 할까요? 

첫 번째 ‘업무적’ 관계를 넘어서야 합니다. 회사는 일하는 곳입니다. 일은 곧 성과로 나타나야죠. 근데 중요한 게 있습니다. 일을 하는 주체가 다름 아닌 ‘사람’이라는 겁니다. 사람에게는 감정이 있습니다. AI나 컴퓨터 코드처럼 감정 없이 명령어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일만 하고, 일을 통해 좋은 성과를 내면 끝이 아닌 겁니다. 함께 일을 하며 대화를 하고 생각을 공유하고 기뻐하고 슬퍼하게 됩니다. 그래서 앞서 감정을 돌보는 보모 노릇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고 책에서 말하는 겁니다. 업무적 관계를 넘어서려면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개인적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팀원은 먼저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 어렵습니다. 업무 적응도 해야 하고, 주어진 일도 잘 해내고 싶은 욕구가 큽니다.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기보단 잘하는 모습만 선별해서 보여주고 싶을 겁니다. (우리의 신입 또는 새로운 조직에 이직했을 때를 생각해 보면 이해가 빠를 겁니다) 그래서 팀장이 먼저 자기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야 합니다. 업무적인 것만 얘기할 게 아니라 개인적인 이야기도 하는 겁니다. 요즘 일 외적인 고민은 무엇인지, 주말에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쉬었는지 등 그 사람에게 개인적 관심을 기울이는 겁니다. 

그래서 요즘 팀원들에게 개인적인 질문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사생활을 파헤치는 질문을 하지 않습니다. 팀원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묻고, 그들의 취미와 고민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질문합니다.

두 번째 좋거나 나쁘거나 피드백을 전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피드백 정말 쉽지 않습니다. 특히 부정적 피드백은 어렵습니다. 같이 일하는 팀원에게 부정적 피드백을 줄 때마다 많은 생각을 합니다. ‘내가 지금 하려는 피드백이 적절한 피드백일까?’, ‘일을 더 낫게 만들어주는 피드백이 될 수 있을까?’, ‘혹시 내 피드백이 개인화처럼 들리지 않을까?’ 등등 고민이 많아집니다. 피드백을 해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 피드백을 하는 나도 처음이기에 하면서 개선이 이뤄지기 때문이죠. 이런 개선 과정을 통해 요즘 팀원에게 피드백을 할 때는 먼저 전달할 내용을 정리하고 전달하며, 전달할 때는 개인과 문제를 엮지 않기 위해 노력합니다. 

한 번은 팀원이 어떤 문제에 대해 질문을 했는데 허겁지겁하며 ‘그게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 되네요. 저는 이래저래 했는데 왜 그럴까요?’라고 정신없이 말하며 다른 팀장에게 되물었던 적이 있습니다. 부정적 피드백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먼저 바로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팀원이 진정되기까지 기다린 다음에 얘기를 꺼냈습니다. 

OO 님. 방금과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먼저 심호흡을 하고 침착하게 상황을 파악하는 게 먼저에요. 이후 상대방의 질문에 바로 답을 못하겠으면 상황을 파악하고 답을 드리겠다고 하면 돼요. 일의 실무를 담당한 사람이 발생된 문제 상황에 대해 되려 질문을 하는 건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많은 경우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대부분이니 침착함을 유지하세요

2가지에 집중하며 피드백을 했습니다. 감정적으로 말하지 않기, 명확하게 문제와 해결 방법을 제시하기. 감정적으로 말하면 듣지 않게 되고, 명확하게 문제와 해결 방법을 제시하지 않으면 잔소리밖에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개인적 관심과 긍부정의 피드백을 주고받을 때 팀장과 팀원은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팀장도 팀장이 처음입니다.

어느 광고였을까요?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다’라는 광고 카피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엄마를 팀장으로 바꿔도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팀장도 팀장이 처음이다’ 맞습니다. 마치 회사에 처음 들어와 나는 지금 일을 잘하고 있는 걸까? 언제쯤이면 1인분을 해낼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하며 보냈다면 팀장이 된 지금은 ‘나는 업무 관리를 잘 하고 있는 걸까?’, ‘피드백을 제때, 제대로 주고 있는 걸까?’, ‘성과를 제대로 만들 수 있는 걸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신입 때는 회사 일과 사회생활이 처음이라 어려웠다면 팀장 때는 성과 도출, 팀원 케어 등 관리가 처음이라 어렵습니다. 시간이 지나 능숙하게 관리를 해내고 있을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이제 앞으로 팀장으로 일을 하는 과정을 몇 차례 걸쳐서 기록하려 합니다. 팀원은 5년이 넘었지만 팀장은 5개월 차에 접어든 어느 고민 많은 팀장의 기록은 계속됩니다.

팀장이 처음인 누군가를 위한 글 요약 

1. 누구라도 팀장은 처음입니다. 처음은 누구라도 어색합니다. 어색함을 당연히 여기세요.

2. 감정 케어를 하는 보모 노릇이 바로 관리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그것이 해야 할 일입니다.

3. 신뢰관계를 먼저 만들어야 합니다. 개인적 관심을 전달하고, 긍부정의 피드백을 주고 특히 부정적 피드백을 피하지 말고 전달해야 합니다.

 

  • #팀장
  • #피드백
  • #팀컨설팅
  • #팀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