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는 전통적으로 마케팅 트렌드를 앞서가는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최근 제약 브랜드들의 의료마케팅을 보면 어떤 인더스트리보다 적극적으로 모든 온라인 채널들을 다 활용하고 있는데요, 2019년 제약 회사의 마케팅 트렌드와 사례들을 함께 소개합니다.
1.검색 엔진 최적화
제약업계는 그동안 구글 검색엔진최적화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듯이 보였어요. 우리 나라의 경우 네이버를 위한 검색 엔진 최적화라는 게 별 의미가 없고, 다른 나라처럼 구글에 생사를 걸지 않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이제 건강과 관련된 문제가 있을 때 모바일 검색을 통해 정보를 찾기 때문에 검색엔진최적화가 무척 중요해졌죠.
사례 : 한국 MSD 웹사이트
이 분야에서 모범적인 사례는 한국 MSD를 꼽을 수 있습니다. MSD 매뉴얼이 한국어로 론칭되면서 거의 모든 검색어에 상위 랭크되고 있어요. 이 정도의 광범위한 건강, 의료 정보를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용어로 설명하는 매뉴얼을 구축하는 일은 시간이 꽤 걸리죠.
오랫동안 궁금해 왔지만 전혀 찾지 못했던 증상에 대한 설명을 이 사이트에서 발견했을 때가 기억나는데요, 단번에 이 브랜드의 팬이 되었죠. 감동이었습니다.
구글에서 만성피로 증후군이나 통증 등을 검색하면 대부분 병원 아니면 매체의 콘텐츠인데요, 유일하게 늘 상위에 랭크되는 제약 브랜드가 한국 MSD입니다.
2. 콘텐츠 마케팅의 질적 발전
콘텐츠 마케팅은 회사나 제품의 홍보 콘텐츠, 뉴스나 새로운 소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고객/소비자들의 관심사와 고민에 초점을 맞추어 해답을 제공하는 콘텐츠를 통해 고객과의 신뢰를 쌓아가는 마케팅인데요. 의료 마케팅에서 콘텐츠 마케팅은 심의 등 어려운 점이 있지만 더 전문적이고 깊이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질적인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깊이있고 전문적인 건강,의학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자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소비자가 궁금해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찾아내는 것이죠. 건강에 대한 고민은 무척 다양한데요 소비자들이 궁금해하는 정보를, 찾기 쉬운(Searchable) 포맷으로, 더 많이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지요. 다만, 건강관련 콘텐츠는 병원 마케팅이 굉장히 활발하기 때문에 많은 양의 콘텐츠가 있긴 하지만, 깊이있고 전문적인 그리고 정말 신뢰할 말한 콘텐츠는 의외로 찾기 힘듭니다.
사례: 보령제약 보령 메디앙스 아이맘 블로그
콘텐츠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때는 오디언스를 특정하고, 오디언스가 궁금해 할 모든 것에 대한 해답을 줄 수 있도록 콘텐츠를 준비하면 되는데요. 보령 메디앙스의 블로그는 어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궁금해할 만한 거의 모든 종류의 질문에 대한 답을 콘텐츠로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의 많은 병원 블로그들이 비슷한 토픽의 비슷한 내용의 정보들을 전달하는데요, 콘텐츠 마케팅의 핵심은 다른 곳에서 찾기 힘든 정보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 콘텐츠를 읽었을 때 ‘살았다, 감사 감사합니다!’ 이런 기분을 느끼는 콘텐츠죠.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어서 아무도 제공해 주지 않는 정보들, 그런 정보의 갭(GAP)을 메우는 콘텐츠들이 더 많이 필요합니다. 보통 길이가 길면 잘 안 읽는다고 생각하지만 건강/의료 관련 블로그는 장문의 블로그가 더 효과적입니다. 실제로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려면 세세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짚어주는 글이 필요하거든요. 두세번 더 검색할 필요없이 추가적인 궁금증이 생기지 않을 정도의 깊이까지 들어가고, 논란이 될만한 부분은 근거를 충분히 달아야 합니다.
3. 밀레니얼 세대를 잡아라
아무래도 젊은이들은 중장년보다 건강하고 마치 절대로 아프거나 늙지 않을 것처럼 건강에 무관심하기도 하죠. 하지만 곧 결혼을 하거나 나이가 들면서 결국 가장 중요한 소비자층이 되기 때문에 밀레니얼 세대를 미리 잡으려는 노력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34-45들과는 가치관과 행동양식이 다르기 때문에 온라인 상에서 20-30들이 어떤 정보를 찾고 어떤 건강관련 문제에 관심이 있는지, 우리 브랜드의 제품과 좀 거리가 있더라도 그들의 전반적인 관심사를 파악해야 하고 그들이 검색하는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건강 정보를 제공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사례 : 유한 양행 페이스북, 인스타, 유투브
사보가 거의 없어져가는 요즘 여전히 공을 들여서 온라인 사보를 발행하고 있지요. ‘건강의 벗’이라는 전통있는 온라인 사보에는 유용하고 깊이 있는 콘텐츠들이 많이 있는데요 다만 검색을 해도 잘 찾기가 어렵고 콘텐츠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죠.
유한양행이 페이스북 채널을 통해 건강의 벗을 발행하는 걸 보면 콘텐츠의 힘이 참 중요하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소셜미디어를 운영할 때도 기본이 되는 건 텍스트 콘텐츠인데요, 전문적이고 깊이 있는 콘텐츠를 바탕으로 소셜미디어 유통전략을 잘 짰을 때 큰 효과를 보게 되죠.
오프라인으로 발행하다고 온라인으로 전환한 ‘건강의 벗’은 1969년부터 발행하기 시작해서 전국 약국, 병권, 개인 구독자 등에게 배포하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콘텐츠가 탄탄하고, 이 콘텐츠를 기반으로 페이스북, 인스타,유투브를 통해 재가공 발행하면서 10-30대 젊은 층들을 구독자로 확보해 가고 있습니다.
( 출처 : https://www.facebook.com/healthyuhan/)
거의 대부분의 브랜드가 페이스북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지난 해 초까지는 카드뉴스라는 포맷으로 정보성 콘텐츠를 쉽게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면 페이스북 알고리즘의 변화로 도달이 떨어진 후 많은 기업 페이지들이 이벤트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좋은 콘텐츠에 관심을 쏟는 것이 중요합니다. 커피 쿠폰 제공 등의 단순하고 반복적인 이벤트로 참여를 끌어내는 것이 성과지표로 의미가 있을까 의문입니다.
페이스북에서 다양한 포맷과 밀레니얼 감성에 맞춘 콘텐츠로 눈에 띄는 브랜드로는 일동 제약이 있었습니다.
사례 : 일동제약 페이스북 페이지
4.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스마트한 홈페이지
병원이나 제약 회사의 웹사이트들은 보통 정적인 정보, 즉 주소와 연혁, 의사 바이오, 제품 정보 등 정보 전달에 집중합니다. 하지만 웹사이트를 통해 예약을 받거나 결제를 하고, 질문에 대해 직접 답을 제공하는 등 소비자에게 더 많은 기능을 제공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사례 : 화이자 제약
제약 회사의 의약품 마케팅은 의사쌤들을 대상으로 한 면대면 형태였고 영업사원 수에 따라 한계가 정해지곤 했죠. 화이자는 우선 광범위한 콘텐츠 DB를 구축, 최신 의학 정보를 의료인들과 일반들로 나누어 검색할 수 있도록 하고, 의료인들에게는 화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화이자 링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화상으로 전달하는 콘텐츠는 쌍방향으로 의사들이 1:1로 질문을 할 수 있어 집중도가 높고, 과거 1:1 영업 사원과 비교해서 전달하는 정보의 전문성에 대한 만족도 역시 높다고 합니다.
홈페이지에 챗봇을 얹는 시도도 보입니다.
5. 동영상 콘텐츠
동영상은 마케팅 수단으로 폭발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고 통계적으로도 동영상의 마케팅 효과를 입증하는 결과들이 나오고 있지요. 라이브 영상도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아직 어떤 콘텐츠가 효과적인지 고민도 많습니다.
유투브는 광고에 아주 효과적이고, 바이럴 광고의 좋은 사례도 많이 찾을 수 있지요. 그런데 브랜드의 유투브 콘텐츠라고 하면 아직 성공적인 사례를 많이 찾기 어려워요. 비교적 아무 말이나 해도 되는 일반 크리에이터들과 달리 브랜드의 공식 채널은 조심해야 할 게 많다보니, 유투브에서 브랜드가 콘텐츠를 올려서 팬덤을 확보하기는 어렵죠. 교육적이고 정보성이 강한 콘텐츠를 꾸준히 올려서 소비자에게 도움을 주는 콘텐츠 아니면 감정적으로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올리는 두 가지 방식을 다 활용하여 꾸준히 하는 길밖에 없지요.
사례 : 동아제약 박카스 29초 영화제
동아제약은 훔페이지에서 소셜미디어를 찾기가 쉽게 돼 있고, 소셜 미디어서도 다른 채널을 아주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콘텐츠는 회사나 제품 소개가 많고, 정보성 보다는 소비자의 참여(Engagement)를 일으킬 수 있는 콘텐츠를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6. 소셜 미디어 마케팅
페이스북에서 인스타그램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는 브랜드들이 많죠. 제약 브랜드들도 예외는 아닌데요, 인스타에서 먹히는 콘텐츠는 어떤 것일까 고민이 많습니다.
사례: 대웅제약 인스타
대웅제약은 웹사이트에 뉴스룸을 구축해서 자체 콘텐츠 허브를 갖고 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를 콘텐츠 허브로 쓰는 경우가 있는데 콘텐츠 허브는 브랜드의 웹사이트에 구비하고 네이버 블로그는 발행 채널로 쓰는 것이 장기적으로 좋습니다.
뉴스룸에는 트렌드뷰라는 메뉴를 통해 건강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웅이라는 캐릭터를 활용하여 브랜드의 개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동시에 인스타를 통해 콘텐츠를 발행하고 있는데요, 콘텐츠의 내용과 디자인 모두 젊은층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제와 포맷입니다.
7. 제품별로 소셜미디어 마케팅
제약 회사 마케팅 중 눈에 띄는 경향은 제품별 소셜 미디어 운영입니다.
사례 : 종근당 건강 아이클리어 소셜 미디어
종근당 건강은 “당신의 퍼스널 건강 컨설턴트”라는 구호로 네이버 포스트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본진과 별도로 제품 하나에 집중하는 아이클리어와 락토핏 소셜미디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장점은 뚜렷하죠. 타겟이 아주 선명해지고 ‘눈건강’ 그리고 ‘아이의 장건강’이라는 하나의 주제에 집중해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습니다.
제약 업계의 7가지 트렌드와 사례를 소개 드렸습니다. 2019년 하반기 그리고 2020년 마케팅 전략 수립시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