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눈에 보는 핵심요약
- 외국인 크리에이터를 모으고 콘텐츠를 올려도, 해외 고객에게 닿았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섭외·현지화·조사·성과 보고에서 놓치기 쉬운 질문을 짚어 봅니다.
외국인도 모았고, 콘텐츠도 올렸는데. 그래서 우리 고객은 어디에 있죠?
캠페인이 끝났다.
외국인 크리에이터들이 제품을 들고 웃는다. 사진은 예쁘고, 국적도 다양하다. 보고서에 국기 이모지를 붙이니 제법 글로벌해 보인다.
🇯🇵 🇺🇸 🇫🇷 🇻🇳 🇹🇭
담당자는 뿌듯하다. 대표님도 좋아하신다.
그러다 회의실 어딘가에서 질문이 나온다.
“그래서 이거, 어느 나라에 효과가 있었어요?”
갑자기 보고서 넘기는 소리가 빨라진다.
물론 가상의 장면이다. 하지만 글로벌 마케팅을 기획한다면 한 번쯤 상상해볼 만하다.
우리는 지금 해외 고객을 만나고 있는 걸까. 아니면 ‘글로벌 마케팅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사고 있는 걸까.
일본인입니다. 그런데 시청자는 한국인입니다.
일본에 제품을 팔고 싶은 브랜드가 있다.
일본인 크리에이터를 섭외했다. 일본어로 영상을 찍었다. 자막까지 꼼꼼하게 확인했다.
이제 일본 진출의 첫 단추를 끼운 것 같다.
그런데 그 크리에이터의 인기 콘텐츠가 ‘일본인이 신기해하는 한국 문화’이고, 주로 보는 사람이 한국인이라면?
영상은 재밌을 수 있다. 브랜드 인지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일본 현지 고객에게 제품을 팔겠다는 당초 목적과는 거리가 생긴다.
일본인을 섭외한 것과 일본 시장에 도달한 것은 별개의 일이다.
반대 상황도 가능하다.
서울에 사는 일본인 크리에이터가 일본에 사는 시청자들에게 한국 여행 정보를 전하고 있다면, 한국 매장이나 관광 상품을 알리는 데 잘 맞을 수 있다.
그러니 섭외할 때는 여권 다음 페이지도 봐야 한다.
누가 이 사람의 콘텐츠를 보는지. 무엇을 기대하고 보는지. 우리 제품은 그 관심사에 자연스럽게 들어갈 수 있는지.
국적 확인은 시작이다. 타깃 확인은 그다음부터다.
‘외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것’이라는 제품은 없다
“이거 외국인들이 좋아할까요?”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질문이다. 다만 외국인이라는 범위가 조금 넓다.
프랑스인도 외국인이고, 베트남인도 외국인이다. 한국에 10년 산 사람도 있고, 어제 입국한 사람도 있다.
우리가 해외에 나가면 모두 외국인이 된다. 그렇다고 떡볶이 취향까지 같아지지는 않는다.
마케팅에서는 이 차이가 더 커진다.
같은 김 선물세트라도 한국을 여행 중인 사람은 생각한다.
“캐리어에 들어가나?”
해외에서 주문하는 사람은 생각한다.
“배송비가 김보다 비싼데?”
한국에 사는 사람은 생각한다.
“집 앞 마트에서 사는 거랑 뭐가 다르지?”
제품 설명을 세 언어로 번역해도 이 질문에 답하지 않으면 구매는 멀어진다.
현지화는 언어를 바꾸는 일에서 시작할 수 있다. 완성은 고객의 망설임을 해결할 때다.
“맛있어요” 다음 질문이 진짜다
외국인 소비자에게 신제품을 보여줬다.
“맛있어요!”
“패키지가 예뻐요!”
“우리나라에서도 좋아할 것 같아요!”
분위기가 좋다. 벌써 수출 컨테이너가 눈앞에 보인다.
잠깐. 아직 가격을 말하지 않았다.
“이거 한 개에 8천 원이에요.”
그때부터가 진짜 조사다.
무료로 먹어본 사람의 칭찬도 의미는 있다. 하지만 우리가 궁금한 것은 결국 자기 돈을 내고 살지 여부다.
그러려면 질문이 조금 더 구체적이어야 한다.
“평소 드시는 제품은 얼마예요?”
“같은 가격이면 어떤 걸 고르실래요?”
“선물은 하겠는데, 직접 사 먹지는 않을 것 같나요?”
여기서 나오는 답은 앞선 칭찬보다 덜 달콤할 수 있다. 대신 제품을 고치는 데는 더 도움이 된다.
국내 거주 외국인 패널을 만날 때도 마찬가지다. 한국 제품에 익숙한 사람의 반응과 본국 현지 소비자의 반응이 같다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
초기 반응을 듣고, 가설을 좁히고, 현지에서 다시 확인할 부분을 찾는 것. 그 과정에서 패널 조사의 가치가 생긴다.
출시 전에 듣는 “안 살 것 같아요”는 꽤 값진 말이다. 이유까지 들을 수 있다면 더더욱.
조회수 10만. 그래서 다음에는 뭘 하죠?
캠페인 보고서에 조회수 10만이 찍혔다.
좋다. 많은 사람이 봤다.
이제 다음 회의를 해보자.
“다음 달에는 어떤 콘텐츠를 더 만들까요?”
“이번에 반응 좋았던 걸로요.”
“어떤 반응이 좋았죠?”
“조회수가….”
여기서 대화가 멈추면 다음 예산도 감으로 쓰게 된다.
조회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거기서 한 발 더 들어가야 한다.
제품 사용 장면에서 관심을 보였는지, 가격 공개 후 구매 페이지로 넘어왔는지, 댓글에 구매처 질문이 반복됐는지.
이런 단서를 모으면 다음 집행에 질문이 생긴다.
“사용법을 더 자세히 보여주면 구매 페이지 방문이 늘어날까?”
“관광객에게는 제품 소개보다 매장 찾아가는 길이 더 필요할까?”
물론 댓글 몇 개로 시장 전체를 설명할 수는 없다. 단서는 다음에 확인할 가설로 남겨야 한다.
보고서의 마지막 장에 필요한 것은 ‘성공적으로 종료했습니다’라는 문장 하나보다, ‘다음에는 이것을 바꿔보겠습니다’라는 제안이다.
다음 견적서에는 질문 하나만 더 넣자
글로벌 마케팅 견적서에는 보통 이런 것이 들어간다.
크리에이터 몇 명. 콘텐츠 몇 건. 운영 기간 몇 주.
여기에 한 줄을 더 넣어보자.
“이번 캠페인이 끝나면, 우리는 무엇을 알게 되나요?”
일본 소비자에게 통하는 제품의 장점을 알게 되는가.
관광객이 매장 방문을 망설이는 이유를 알게 되는가.
어떤 콘텐츠에 다음 광고비를 더 써야 할지 판단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이 있으면 섭외 기준도, 콘텐츠 가이드도, 보고서도 달라진다.
수앤캐롯츠가 Soo House를 통해 외국인 크리에이터와 소비자를 연결할 때 중요하게 보는 것도 이 지점이다.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을, 브랜드가 쓸 수 있는 정보와 다음 행동으로 이어가는 것.
단체사진은 예쁘게 남기자.
그리고 회의실로 돌아왔을 때는 사진 밖의 고객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몇 개국이 참여했냐고요?”
그 답 다음에 이런 말이 이어지면 좋겠다.
“그중 우리가 만나야 할 고객은 누구였고, 무엇에 반응했는지도 말씀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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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 수앤캐롯츠·Soo House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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