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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왜 발음하기도 어려운 닉네임을 만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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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 Pick Insighter
2026.10.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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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눈에 보는 핵심요약
  • LG전자의 ‘르게다꼼’ 캠페인을 통해, 기존 브랜드 자산을 새로운 언어로 읽어 소비자의 인식을 바꾸는 방법을 살펴봅니다. 새로운 제품 없이도 새로움과 브랜드 일관성을 함께 만드는 마케터의 역할을 이야기합니다.

르게다꼼? 이게 뭐야?

인스타그램에서 낯선 광고 하나를 발견했다. ‘르게다꼼’. 발음하기도 어렵고, 무슨 뜻인지도 알 수 없는 단어였다. 자세히 보니 LG전자의 새로운 캠페인이었다.

르게다꼼 LGE.COM 캠페인 종합편 (출처: LG전자 공식 유튜브)

LG전자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알리기 위해 ‘르게다꼼’이라는 닉네임을 만들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LG전자라는 이름 대신, 낯설고 발음하기도 어려운 단어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왜 LG전자는 이미 강력한 브랜드 자산을 가지고 있으면서 굳이 새로운 이름을 만들었을까?

서비스는 변하고 있었다. 이제 그 변화를 알릴 차례였다.

르게다꼼 캠페인은 LGE닷컴의 역할 변화에서 시작됐다.

우리가 흔히 LG전자 하면 떠올리는 것은 냉장고, TV, 세탁기, 에어컨 같은 가전제품이다. LGE닷컴 역시 이러한 가전제품을 구매하는 공식 온라인몰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LG전자는 2025년 11월 홈스타일 서비스를 출시하며 가구, 조명, 패브릭, 인테리어 소품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했다. 단순히 가전을 판매하는 온라인몰을 넘어,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제안하는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었던 것이다.

2025년 11월 LGE닷컴에 열린 ‘홈스타일’ 서비스 (출처: LG전자 뉴스룸)

2025년 11월 LGE닷컴에 열린 ‘홈스타일’ 서비스 (출처: LG전자 뉴스룸)

문제는 서비스가 변화한다고 소비자의 인식까지 저절로 바뀌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소비자들이 이미 알고 있는 브랜드의 이미지는 쉽게 달라지지 않는다.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더라도 기존의 브랜드 이미지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면 소비자들은 그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다.

LG전자에 필요했던 것은 새로운 서비스 자체가 아니라, 이미 시작된 변화를 소비자들에게 새롭게 인식시킬 모멘텀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모멘텀으로 선택한 것이 ‘르게다꼼’이라는 낯선 이름이었다.

왜 하필 르게다꼼이었을까?

르게다꼼은 LGE닷컴(LGE.com)을 색다르게 읽어 만든 이름이다. 어딘가 프랑스어처럼 들리는 낯선 발음은 그 자체로 궁금증을 만든다. 그러나 캠페인 영상을 살펴보면 단순히 독특한 이름으로 관심을 끌려는 것만은 아닌 듯하다.

캠페인은 세 가지 ‘르게’를 소개한다. ‘남모르게, 남다르게, 올바르게.’  세 가지 표현은 소비자들이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가는 태도와 LGE닷컴이 제공하려는 경험을 함께 보여준다. 남들은 모르는 특별한 제품과 혜택을 발견하고 싶고, 우리 집을 조금 더 남다른 감각으로 꾸미고 싶다. 그러면서도 취향과 실용성 사이에서 후회 없는 선택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캠페인은 이러한 소비자의 욕구를 세 가지 ‘르게’로 표현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르게’라는 단어다. 남모르게, 남다르게, 올바르게라는 일상적인 표현 안에 LGE닷컴을 연상시키는 소리를 반복적으로 배치했다.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설명하는 언어가 동시에 브랜드를 기억하게 만드는 언어가 된 것이다.

결국 르게다꼼은 브랜드를 버리고 새로운 이름을 만든 것이 아니다. 오히려 기존 브랜드 자산인 LGE닷컴을 다르게 읽고, 그 안에 소비자의 새로운 맥락을 담아낸 시도에 가깝다. 브랜드가 가진 언어를 소비자의 언어로 확장한 것이다.

새로운 제품이 없어도 새로운 이야기는 만들 수 있다.

르게다꼼 캠페인은 수많은 브랜드 마케터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에 하나의 해답을 제시한다. 브랜드 마케터들의 고민 중 하나는 새로운 제품이나 프로모션이 없어도 끊임없이 이야기거리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대대적인 세일을 진행하면 비교적 명확한 커뮤니케이션 소재가 생긴다. 신제품의 특징을 알리거나 할인 혜택을 강조하는 것만으로도 소비자의 관심을 끌 이유가 만들어진다.

그러나 이미 운영하고 있는 서비스를 새롭게 이야기하는 것은 훨씬 어렵다. 무리하게 새로운 콘셉트를 시도하면 기존 브랜드의 정체성을 훼손할 수 있다. 반대로 늘 하던 이야기만 반복하면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 새로움과 일관성 사이에서 고민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르게다꼼은 이 문제에 흥미로운 접근을 보여준다. LGE닷컴이 가지고 있던 브랜드 자산을 버리지 않고, 그 자산을 새로운 언어로 재해석했다. 새로운 이름으로 낯섦을 만들면서도, 그 이름의 출발점을 기존 브랜드 안에 두었다.

가전과 가구·조명을 함께 제안하는 홈스타일 (출처: LG전자 뉴스룸)

가전과 가구·조명을 함께 제안하는 홈스타일 (출처: LG전자 뉴스룸)

브랜딩을 잃지 않으면서 키워드 하나로 뉴니스를 만들어낸 것이다. 물론 낯선 이름을 만드는 것만으로 이러한 접근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 르게다꼼이 단순히 바이럴을 위한 언어유희였다면, 소비자들에게 재미있는 단어만 남고 정작 LG전자는 기억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르게다꼼은 LGE닷컴이라는 브랜드의 이름에서 시작했다. 여기에 세 가지 ‘르게’를 통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연결했다. 낯선 이름을 기억하는 과정에서 브랜드가 제공하는 새로운 가치까지 연상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결국 이 캠페인의 핵심은 독특한 이름 자체가 아니다. 브랜드가 가진 맥락과 소비자가 원하는 맥락이 만나는 지점에서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발견했다는 점이다.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만이 마케터의 역할은 아니다.

르게다꼼 캠페인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둘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낯선 이름이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것과 실제로 플랫폼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있다. 이미 자리 잡은 브랜드에서도 충분히 새로운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할 때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 새로운 콘셉트를 먼저 고민한다. 그러나 브랜드가 쌓아온 자산을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 브랜드는 계속해서 변화하고, 소비자가 브랜드를 바라보는 맥락도 달라진다. 그 변화가 만나는 지점을 발견하고 증폭시키는 것이 마케터의 역할이자 책임일 것이다.

어쩌면 우리 브랜드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다만 익숙하다는 이유로 그 가능성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새로운 이야깃거리가 없다고 고민하기 전에, 우리는 이미 가진 브랜드를 얼마나 다르게 읽어봤을까?

 

#LG전자 #르게다꼼 #브랜딩 #브랜드마케팅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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