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힙해? 출판사가 책을 빵에 담은 이유
- 한눈에 보는 핵심요약
- 출판사들이 책을 빵·사탕·굿즈 등에 담아 서점 밖으로 확장하고 있는데요,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문학빵’을 통해 그 이유와 다양한 사례를 살펴볼게요.
책을 읽는 사람은 줄고 있는데, 책과 관련된 소비는 늘고 있어요. 최근 국내 출판사들이 책을 상품으로만 팔지 않는 이유도 여기 있는데요. 작품을 경험하는 색다른 방식을 선보이면서, 책의 영역을 서점 밖으로 넓히고 있어요. 출판사들이 어떤 시도를 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문학빵’ 사례를 통해 살펴볼게요.

편의점에 등장한 문학빵
지난 8월 21일, GS25에 특별한 빵이 등장했어요. GS25가 민음사, 캐릭터 브랜드 오늘의귀여움과 손을 잡고 책을 테마로 만든 빵, 이른바 ‘문학빵’이에요.
책 제목을 그대로 가져와서 이름을 붙인 첫 출시 제품 2종은 ‘사랑에 대하여(모카번 커스타드맛)’과 ‘늑대처럼 싱싱하게 울고 싶었다(깨찰빵 솔티밀크맛)’이에요. 그리고 26일에는 ‘오만과 편견(모카번 우유크림맛)’과 ‘나쁜 소년이 서 있다(깨찰빵 커스터드맛)’을 2차 출시했어요.
여기에 책갈피가 들어 있어요. 책갈피는 민음사 도서 표지에 오늘의귀여움 캐릭터가 있는 투명한 모습이에요. 이번에 처음 공개한 한정판 디자인 3종을 포함해 총 23종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벌써 10만개? 문학빵 품절 대란
반응은 폭발적이에요. 출시 3일 만에 5만 개가 팔렸고, 지난 26일에는 10만 개를 넘겼어요. GS25 전체 빵 상품 가운데 매출 1위와 2위를 차지했어요. 특히, 증정품인 책갈피가 입소문을 탔어요. 책갈피는 GS25에서만 만날 수 있는 한정 디자인 3종을 포함해 23종 가운데 하나가 랜덤으로 들어가요. 원하는 책갈피를 뽑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럽게 재구매로 이어졌어요.
SNS와 블로그에도 문학빵 이야기가 쏟아졌어요. 출시 직후부터 문학빵을 찾아 편의점을 돌아다니는 영상과 인증샷이 빠르게 올라왔어요. 여기에 GS25 자사 앱 '우리동네GS'에서는 매장별 재고를 확인하는 글까지 이어지면서, '민음사'와 '문학빵'이 인기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했어요.

출판사는 서점 밖으로 나가는 중
민음사는 꾸준히 서점 밖으로 책의 영역을 넓히고 있어요. 작년 겨울에는 29CM, 진맥소주와 함께 고전문학 글귀를 담은 전통주를 선보였어요. 앞서 패션 브랜드 예일과는 '위대한 개츠비'를 테마로 의류와 미니 북패키지 등 굿즈 컬렉션을 만들었어요.
다른 출판사도 이런 흐름에 참여하고 있어요. 지난 6월에는 출판사 부크크가 롯데웰푸드와 협업해 시집의 감성을 담은 사탕을 선보였어요. 패키지에는 각 시집의 표지와 작품 분위기를 담았어요. 포장지에는 시집 속 한 구절도 넣었고요. 제품을 통해 작품의 문장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한 거예요.
빵, 사탕, 술 같은 제품에 책을 담는 출판사의 도전에는 이유가 있어요. 책을 찾는 사람을 기다리는 대신,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직접 찾아가는 거예요. 서점에서는 책을 보러 온 사람만 책을 만나요. 하지만 편의점에서는 빵을 사러 온 사람이 책을 만나게 돼요. 일상 속 익숙한 제품으로 책을 한결 가볍게 경험하게 하는 거예요.

책을 소비하는 새로운 방식, 텍스트힙
이 흐름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있어요. 바로 '텍스트힙(Text Hip)'이에요. 글을 의미하는 텍스트와 ‘멋있다’는 뜻인 힙을 합친 말로, 책과 문장을 하나의 취향이자 스타일로 즐기는 문화예요. 2024년 하반기부터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했어요.
책을 즐기는 방식이 변하고 있는 것은 지표로도 확인돼요.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 독서율은 38.5%로 역대 최저치를 찍었어요. 반면 책과 관련된 소비는 오히려 늘었어요. 최근 3개월간(5/24~8/23) 29CM 북 액세서리 거래액은 전년보다 23% 늘었어요. W컨셉에서도 비슷한 기간(6/1~8/23) 도서·북커버 등 거래액이 80%, 독서 공간 관련 상품은 215% 뛰었어요. 6월 서울국제도서전에도 16만 명이 몰렸고요.
그래서 지금 책은 '읽는 것'보다 '보여주는 것'에 가까워요. 표지, 문장, 굿즈 하나하나가 콘텐츠가 되는 거예요. 문학빵도, 시집 사탕도, 개츠비 굿즈도 결국 이 흐름 위에 놓여 있어요.
그렇다면 실제로 책을 읽는 비율은 계속 낮아질까요? 답은 아니에요. 작년 20대 독서율은 75.3%까지 올라, 다른 세대와 격차를 크게 벌렸어요. 종이책보다 전자책과 오디오북을 통해 책장을 넘기고 있지만, 책과는 오히려 더 가까워진 거예요.
다가오는 9월은 '독서의 달'이에요. 이번에는 출판사들이 또 어떤 방법으로 책을 보여줄지 기대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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