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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사례

마이리얼트립은 왜 여행객이 아닌, 여행을 만드는 사람들을 겨냥했을까 ✈️

2026.08.1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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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눈에 보는 핵심요약
  • 마이리얼트립이 겨냥한 건 여행객이 아닌 여행을 만드는 사람의 시간이었습니다. 상품 수가 아닌 신뢰를 잇는 힘, 플랫폼이 예약 창구에서 산업의 운영체제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공항 출국장, 단체 손님을 모으는 가이드의 작은 깃발 하나가 머리 위로 천천히 흔들립니다. 그 아래로 낯선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고, 가이드는 명단을 보며 이름을 부릅니다. 손에는 방금 받아 든 일정표가 쥐어져 있습니다. 몇 시에 어디로 이동하고, 어느 저녁에 무엇을 먹는지가 한 장에 촘촘히 적혀 있는 종이입니다.

 

아직 비행기는 뜨지도 않았는데, 그 한 장을 접어 주머니에 넣는 순간부터 여행은 이미 시작된 기분이 듭니다. 아무것도 직접 정하지 않아도 되는 며칠이 앞에 놓여 있다는 감각, 패키지여행의 설렘은 대체로 거기서 옵니다.

 

그런데 이 출발과 설렘 뒤에는, 여러 날을 업무 메신저와 견적서 사이에서 씨름한 사람이 있습니다. 현지 버스는 몇 대인지, 식사는 몇 끼가 포함되는지, 인원이 늘면 단가는 어떻게 바뀌는지를 묻고 또 확인하던 사람입니다. 그 사람의 피로는 견적이 늦게 오는 데서 오지 않았습니다. 여러 번 확인한 뒤에도 결국 그 선택을 믿어야만 한다는 부담에서 왔습니다.

 

우리는 여행 플랫폼의 경쟁을 대체로 더 싼 가격과 더 많은 상품의 문제로 이해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움직임은 조금 다른 지점을 겨냥합니다. 상품의 진열대가 아니라, 저 일정표 한 장이 만들어지기까지의 보이지 않는 거래 과정을 손보려는 시도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 왜 여행객이 아니라, 여행사의 하루를 겨냥했을까

 

소비자 앱으로 이미 충분한 이름을 얻은 회사가, 왜 굳이 눈에 띄지 않는 업무의 뒷단으로 들어갔을까요. 소비자에게 보이지도 않고, 앱스토어 순위에도 잡히지 않는 영역인데 말입니다.

 

마이리얼트립은 2026년 7월 20일 여행사와 랜드사를 잇는 인센티브 여행 견적 플랫폼 '마이랜드픽'을 출시했습니다. 여행사는 고객과 여행상품을 연결하는 창구이고, 랜드사는 현지에서 버스·숙소·가이드 등 여행의 실행을 준비하는 운영사입니다. 인센티브 여행은 기업이 임직원을 포상하기 위해 보내는 단체 여행이어서, 단가가 크고 한 번 어긋나면 담당자의 신뢰까지 흔들리는 자리입니다.

 

마이랜드픽은 여행사와 대리점이 이 랜드사의 견적을 한곳에서 비교하고, 결제와 정산까지 처리할 수 있게 한 서비스입니다. 회사는 2023년 여행 대리점 사업에 진출한 뒤 항공 분야를 중심으로 파트너를 넓혀왔는데, 이번 서비스는 그 확장의 방향이 어디를 향하는지 비교적 또렷하게 보여줍니다.

 

소비자 트래픽 경쟁은 이미 광고비 싸움으로 수렴한 지 오래이고, 그 안에서 만들어지는 차별화의 여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반면 여행사와 랜드사 사이의 거래는 여전히 전화와 메신저, 개인의 인맥에 기대어 굴러가는 구간이 넓어서 개선의 여백이 크게 남아 있습니다. 한 번 업무 흐름 안에 들어간 파트너는 쉽게 이탈하지 않기 때문에, B2B 인프라는 트래픽보다 훨씬 오래 지속되는 관계를 만들어 냅니다.

 

출시를 기념해 9월 말까지 진행하는 크레딧 프로모션도 같은 맥락에서 읽힙니다. 플랫폼 안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크레딧을 여행사와 대리점에 푸는 일은 가격을 깎아 주는 행위가 아니라, 한 번 써 보게 만들어 습관을 사는 행위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마이리얼트립이 한 일은 손님을 더 모으는 싸움이 아니라, 전화와 메신저로만 오가던 여행사와 랜드사의 거래를 시스템 안으로 옮기는 일이었습니다. 이 서비스는 여행사를 단순한 구매자로 확보하는 것을 넘어, 견적과 확정과 결제와 정산으로 이어지는 업무 흐름 안에 플랫폼을 기본값으로 심으려는 시도입니다. 플랫폼이 경쟁하는 기준이 상품의 수에서, 결정에 드는 시간과 불안을 줄이는 능력으로 옮겨가는 순간입니다.

 


 

🔁 예약 창구에서, 산업의 운영체제로

 

여행 플랫폼의 성공은 오랫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을 데려오느냐로 측정돼 왔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이동은 무엇으로 측정해야 할까요.

 

팬데믹 이후 기업 포상여행을 비롯한 인센티브 여행은 MICE 산업 안에서 다시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다만 이 시장의 진짜 특징은 성장률보다 다른 데 있습니다. 거래 한 건의 규모가 크고, 실패했을 때 되돌릴 방법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개인 여행은 잘못 골라도 다음에 다시 고르면 되지만, 단체 여행은 한 번의 사고가 담당자의 직업적 신뢰를 통째로 흔듭니다. 그래서 이 시장의 진짜 병목은 정보의 부족이 아니라, 검증에 드는 시간과 마음의 비용에 있습니다. 플랫폼이 검증과 조율에 드는 비용을 줄여 주는 순간, 그 플랫폼은 거래 장소를 넘어 업무의 기본값에 가까워집니다.

 

시장이 회복된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그 시장이 무엇 때문에 자주 멈춰 섰는가입니다. 소비자 플랫폼의 경쟁은 쉽게 가격과 광고비의 소모전으로 기울지만, 업무 흐름 안에 자리 잡은 B2B 인프라는 훨씬 더 긴 관계를 만듭니다. 여행 플랫폼은 지금 소비자를 모으는 창구에서 산업이 돌아가는 운영체제 쪽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습니다. 더 많이 보여주는 경쟁이 아니라, 덜 헤매게 만드는 경쟁으로 무대가 바뀌고 있습니다.

 


 

🤝 우리가 견적서를 기다릴 때, 실은 무엇을 기다릴까

 

여러 곳에서 받은 견적서를 나란히 놓고도 결정을 미뤄본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가격은 이미 다 나와 있는데, 왜 우리는 마지막 클릭 앞에서 그렇게 오래 망설이게 될까요.

 

마이랜드픽은 심사를 거쳐 검증된 랜드사만 입점시키고, 보증보험 가입 여부까지 확인하는 구조를 내세웁니다. 이런 구조는 그동안 담당자 개인이 알아서 감당하던 확인 작업을 플랫폼이 미리 처리해 두는 방식입니다. 누구에게 물어야 할지, 이 회사를 믿어도 되는지를 매번 새로 판단하던 일이 입점 심사라는 단계로 앞당겨진 셈입니다.

 

여행사는 여러 랜드사의 가격과 조건을 비교해 고를 수 있고, 랜드사마다 개별로 연락하느라 시간이 걸리던 견적 확정도 온라인에서 마칠 수 있습니다. 이 서비스가 해결하려는 불편은 더 좋은 가격을 찾는 일만이 아닙니다. 랜드사별 연락과 조건 확인, 견적 확정과 결제와 정산으로 분절된 과정을 한 흐름으로 묶는 일입니다.

 

견적과 결제와 정산을 한 화면에 모은 것 역시 편의의 문제라기보다, 거래의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는 문제에 가깝습니다. 그동안 이 업계에서 랜드사와의 거래는 공식적인 검증 창구 없이 개인의 경험과 인맥 위에서 굴러가는 구간이 넓었습니다. 한 담당자가 오랜 시간 쌓아 온 판단 기준은 그 사람이 자리를 옮기는 순간 함께 사라지곤 했습니다.

 

담당자가 정말 두려워하는 건 조금 비싼 가격이 아니라, 현지에서 무언가 어긋났을 때 돌아올 책임입니다. 여행사가 필요한 것은 최저가 견적만이 아니라, 그 견적의 조건과 상대방을 설명할 수 있는 판단 근거입니다. 마이랜드픽은 가격을 비교해 주는 도구가 아니라, 사람에게 저장돼 있던 신뢰를 시스템의 기록으로 옮겨 놓는 장치로 읽힙니다.

 


💳 이 전환의 진짜 시험대는 출발이 아니라 정산에 있습니다

 

여행의 감동은 현장에서 완성되지만, 산업의 수익성은 출발 한참 전에 이미 결정됩니다. 그렇다면 이 구조에서 가장 자주 무너져 온 지점은 어디였을까요.

 

여행업계에서 지상비 미수와 정산 지연은 오래된 화두였습니다. 여행신문은 초저가 지상비를 쇼핑으로 메우는 유통 구조와 환차손 부담이 겹치면서 랜드사의 연쇄적인 어려움이 이어져 왔다고 전합니다. 저가 상품을 판 뒤 쇼핑과 선택관광 수수료로 손실을 메우는 방식은 인바운드 영역에서도 반복적으로 문제로 지목돼 왔습니다. 결제와 정산을 플랫폼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가 의미를 갖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정산 과정이 기록으로 남는다는 것은, 누가 언제 어떤 조건으로 얼마를 지급했거나 미뤘는지 추적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조건이 한 화면에 나란히 놓이면 비교의 초점이 다시 최저가로 쏠릴 위험도 함께 커지므로, 가격 외의 평가 축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관건이 됩니다. 검증 기준을 전면에 내세운 플랫폼은 법적 책임의 범위와는 별개로, 거래 사고가 났을 때 이용자가 체감하는 신뢰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검증된 랜드사만 입점시키고 정산까지 기록으로 남기는 구조는, 그 두려움을 담당자 개인의 몫에서 시스템의 몫으로 옮겨 놓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이 서비스의 성패는 얼마나 많은 랜드사를 입점시켰느냐로 판가름 나지 않을 듯합니다. 표준화가 현지 운영 역량을 가격표로 환원하지 않고, 일정 설계력과 위기 대응력과 정산 신뢰도까지 드러나게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아닐까 합니다.

 


 

 

이 움직임은 우리에게 오래된 질문을 다시 꺼내게 합니다. 좋은 플랫폼은 선택지를 늘리는 곳이 아니라, 선택한 사람이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게 만드는 곳이 아닐까요.

 

마이랜드픽이 만들려는 것은 단순한 견적 비교 화면이 아닙니다. 저는 이를 '확신의 인프라'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여행상품은 출발 전에는 완성된 품질을 증명하기 어렵고, 단체여행의 실패는 다음 선택으로 가볍게 복구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플랫폼의 다음 경쟁은 더 많은 상품을 모으는 일이 아니라, 누군가가 그 상품을 선택해도 된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를 축적하는 일이 됩니다.

 

기술이 가격을 투명하게 만들수록, 시장이 마지막까지 값을 치르는 대상은 정보가 아니라 확신이 됩니다. 그래서 좋은 여행 플랫폼은 더 많은 여행을 보여주는 곳이 아닙니다. 여행을 만드는 사람들이 덜 불안하게 결정할 수 있도록, 흩어진 신뢰를 이어 붙이는 곳입니다. 우리가 회복해야 할 것은 거래의 속도가 아니라 관계의 밀도였습니다.

 

다시 그 깃발 아래로 돌아가 봅니다. 손에 쥔 일정표가 촘촘할수록, 그 한 줄 한 줄 뒤에는 몇 번이고 되묻고 확인한 누군가의 시간이 접혀 있습니다. 여행자에게는 설렘의 종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오래 망설인 끝의 결정문이기도 합니다. 그 종이를 건네는 손이 조금 덜 떨리게 만드는 일, 여행 플랫폼의 다음 경쟁은 어쩌면 거기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썸네일 및 본문 이미지 출처: Unsplash, ⓒ마이리얼트립

 

 

 

#여행 #플랫폼 #여행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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