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광고는 사람이 아니라 AI를 설득해야 합니다
- 한눈에 보는 핵심요약
- Vancouver Web Summit 현장에서 본 AEO와 에이전틱 커머스
지난 5월, 밴쿠버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Web Summit Vancouver 2026’에 다녀왔습니다.
현장에서 마케팅, AI 세션을 4일간 돌면서, 광고 담당자/ 마케터라면 누구나 부딪히게 될 질문 하나가 계속 맴돌았습니다.
AI가 검색과 쇼핑을 대신해 주기 시작했다면, 내 브랜드는 이제 어디서, 어떻게 발견될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발견의 무대가 검색 결과에서 AI의 답변으로 옮겨가고 있고, 그 무대에 오르는 조건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SEO는 끝났다"는 선언을 현장에서 들었습니다
가장 도발적이었던 건 AEO 전문 기업 Profound의 세션이었습니다.
AEO(Answer Engine Optimization)는 'AI의 답변에 최적화'하는 작업인데요. 기존 SEO가 검색 결과에서 클릭을 얻기 위한 싸움이었다면, AEO는 ChatGPT나 Gemini가 답을 만들 때 인용되는 소스가 되기 위한 싸움입니다.
재미있는 건 AI의 취향입니다. AI는 브랜드가 공들여 만든 마케팅 페이지보다, 질문에 곧바로 답을 주는 담백한 페이지를 인용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커뮤니티에서 오가는 실제 사용자들의 이야기가 인용의 원재료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하고요.
클릭을 사던 시대에서, 인용을 얻는 시대로. 직접 들으니 체감이 달랐습니다.
AI는 쇼핑을 대체하지 않았습니다. 레이어를 하나 더 얹었습니다
이 흐름에 숫자를 얹어준 건 Criteo CEO 마이클 코마신스키의 세션이었습니다.
Criteo가 9개국 10,170명을 조사했는데요. 미국 쇼퍼의 40%가 AI 쇼핑 어시스턴트를 정기적으로 사용하지만, 그중 96%는 검색엔진·소셜·브랜드 사이트를 여전히 함께 쓴다고 합니다. AI가 기존 채널을 밀어내는 게 아니라, 소비자의 여정에 발견(discovery)의 레이어가 하나 더 생기고 있다는 거죠.
그럼 이 새로운 레이어에서는 무엇으로 이길까요? 코마신스키의 답은 의외로 소박했는데요, 정확한 상품 정보·실시간 가격·재고 데이터를 제시했습니다. AI 어시스턴트는 이 데이터가 부실한 브랜드를 추천 목록에서 조용히 빼버린다는 겁니다.

현장에서 정리해 본 실무 시사점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검색되는 브랜드에서 ‘인용되는' 브랜드로.
AI는 광고 문구가 아니라 답이 되는 콘텐츠를 인용합니다. 우리 콘텐츠가 고객의 질문에 곧바로 답하는 구조인지 점검하는 게 시작인데요.
콘텐츠 마케터라면 핵심 질문별로 명확한 답 문단을 만드는 것, 커머스 담당자라면 상품 상세를 스펙 나열이 아니라 "이 상황엔 이 제품" 형태로 다시 쓰는 것부터 해볼 수 있습니다.
둘째, AI 채널로 갈아타는 것이 아니라, 레이어가 하나 더 얹어진 것입니다.
96%가 멀티채널을 쓴다는 건 기존 검색·소셜 예산을 급히 옮길 이유가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대신 새 층에 입장할 준비는 필요한데요. AI가 읽어가는 건 결국 상품 피드와 데이터입니다. 메타데이터·가격·재고가 어긋나 있으면 AI 추천에서 빠집니다. 화려한 소재보다 데이터 정비가 먼저인 이유입니다.
셋째, AI는 브랜드의 말보다 '남들의 말'을 믿습니다.
AI 추천의 원재료는 커뮤니티, 리뷰, 크리에이터들이 만드는 시그널이라고 합니다. 브랜드가 직접 통제할 수 없는 곳의 평판 관리가 AI 시대의 브랜딩이 된 셈인데요.
추가로, 이 시그널과 데이터가 '신뢰할 수 있게' 수집·측정됐는지도 함께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벌써 22개 주가 프라이버시법을 만들었고, AI가 인용하는 데이터의 출처 및 동의 여부를 따지는 흐름도 이제 막 시작되고 있습니다.
미국이 먼저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변화의 진앙은 미국입니다. 2024년 미국 디지털 광고 시장은 2,586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고(IAB/PwC), AI 쇼핑의 확산도, 프라이버시 규제도, OpenAI의 ChatGPT 광고 실험도 모두 미국에서 먼저 벌어지고 있는데요.
한국의 마케터에게 이건 예고편입니다. 검색·콘텐츠·커머스가 한 생태계에 묶여 있는 한국은 오히려 이 변화가 더 빠르게 올 수 있는 환경이고요. 다행인 건, 오늘 할 수 있는 준비가 거창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콘텐츠를 답의 형태로, 상품 데이터를 정확하게,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소중하게 하는 것. 결국 광고는 사람의 눈길을 끄는 산업에서, AI의 신뢰를 얻는 산업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지면은, 여러분의 데이터는 AI에게 신뢰받을 준비가 되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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