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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래매틱 광고는 꼭 필요한 것일까?

스파이럴미디어

2018.11.26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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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스파이럴미디어입니다. 전문 필자라면 기고 일정을 거르는 일이 없겠습니다만, 주제 선정부터 자료 준비까지 상당히 고민 되는 부분이 많아서 한 주를 거르고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국내 시장을 더 깊이 들어가게 되면 업체 실명을 거론해야 하는 점, 평가가 선행되는 점들이 있어서 조심스럽고 고민을 많이 하게 되네요. 

 

지난 두 차례에 걸쳐서 논의된 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국내 프로그래매틱 광고 시장의 2018년 현재

2. 프로그래매틱이 가져올 광고계의 미래 : Viewability

 

였는데요. 원래 예정대로라면 AD Fraud/Brand Safety를 말씀드려야 옳지만 아주 많은 광고주들과 매체사들이 실제로 겪고 있는 일이고 AD Fraud 관련한 이론적인 글이라면 너무 많이 올라와 있기도 하고 사례나 단점을 거론하자니 민감한 부분이라서 잠시 보류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프로그래매틱 시장의 현재 시점에서 꼭 필요한 부분들을 다시 짚어보고자 합니다. 앞선 주제들과 이어져 있지만 조금 더 실제적인 내용들로 적어보려고 합니다. 

 

프로그래매틱 광고 시장은 지금도 우리 주변에 존재하고 있습니다만 아직도 완벽히 작동한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기존에 있어왔던 시장 위에 프로그래매틱 광고 시장이 다시 덮어 씌여지기 때문에 이론과 현실 간에 상당한 괴리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프로그래매틱을 논하기 전에 우리는 먼저 애드네트워크 시장을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1. 인벤토리 자원의 부족


언어/지역적인 제약이 그 원인인데요. 매체사의 트래픽의 한계가 오는 원인은 한국어를 사용하는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매체사가 자생할 수 있는 환경 자체가 척박합니다. 이런 문제는 토종 애드네트워크가 성공하기 어렵게 되기도 하는데요. 이렇게 한정된 트래픽에서 수익화를 꾀하다 보니 한 개의 지면에 여러 광고지면이 늘어나게 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영어권 매체들의 경우에는 국가의 경계가 낮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훨씬 적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언어권 국가들(일본/인도)의 경우 인구가 충분하기 때문에 특별히 우리에게만 느껴지는 부분일 수도 있겠습니다. 프로그래매틱의 관점에서는 데이터를 수집할 모수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이해하시면 빠를 것 같습니다. 



2. 사용자의 미디어 소비 패턴


이 부분이 사실 언급하기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귀납법적인 논리로 설명드리면 당연히 원인 제공자가 존재하고 잘못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만든 환경이라서 누굴 탓한다고 해서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무슨 이야기인지 천천히 설명 드려 보겠습니다.


 


 

 

[참고자료]디지털 뉴스리포트2017 – 국가별 디지털 뉴스 의존 통로



뉴스 서비스의 이용 행태는 국가별로 상이한데 이러한 이용 행태가 광고 시장에 영향을 미쳐서 현재의 상황을 만들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도 언론사 홈페이지를 통해서 컨텐츠를 이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요. 신뢰도와 무관하게 편의 상 포털을 통한 컨텐츠 소비가 대부분이라고 하겠습니다. 추가적으로 실시간검색(“실검”)이 뉴스를 소비하게 하는 동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컨텐츠 소비 패턴은 다음과 같은 원인으로부터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선후의 배열이 아닌 여려 복합적인 원인들이 모여서 지금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누가 잘못했다고 지적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2000년도 초반의 상황으로 생각해보면


- 언론사의 준비가 부족: 온라인 뉴스서비스의 태동부터 신문지면의 컨텐츠로부터 완벽하게 독립하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사용자가 유입될 수 있는 경로가 적어서 그동안 포털의 힘을 빌어서 매체 트래픽을 유지해 왔습니다. 검색과의 연동이나 UI 등 사용자의 편의를 위한 노력도 많이 부족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포털이 리딩하는 시장: 언론사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에 당시의 포털은 충분했습니다. 검색과 매체가 연결되고 실시간 검색어가 반영되고, 뉴스만을 모아서 서비스하는 이용행태가 사용자가 컨텐츠를 소비하기에는 적당했다고 생각합니다. 현 시점에서는 이러한 컨텐츠 이용 행태가 고착화되었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것이 애드네트워크의 발전에 악영향을 미쳤다라고 전부를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컨텐츠 수용자에게 매체사보다 포털이 더 많은 편의를 제공한 것은 분명합니다. 포털을 통해 유입된 사용자를 오가닉 사용자로 수용하지 못한 언론사들의 문제점도 간과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위의 도표를 다시 풀어서 해석해보면 컨텐츠는 소비하되 미디어에 충성도가 높은 독자는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복합적인 요인들은 다른 현상들로 우리에게 반영되기도 합니다. 트래픽 유입에 급급한 언론사들이 자극적인 기사 제목을 나열하거나 옐로저널리즘으로 늘어난다거나 검증되지 않은 가짜뉴스가 유통되는 이슈들로 세상이 시끄러운 이유도 어찌보면 기존 미디어의 역할 부재에서 기인한다고 하겠습니다. 


광고 시장에서는 또다른 현상을 겪게 되는데요. 그것이 바로 매체사를 연합하는 신디케이션의 태동입니다. 포털로부터 유입된 많은 사용자들로부터 수익을 얻고자 하다보니 매체사의 입장에서는 애드네트워크를 도입하는 것 – 매체 인벤토리를 대신 팔아줄 신디케이션 대행사 - 이 직접 광고주 영입보다 수월했습니다. Vertical Media 들의 직광고주 영업이 점차 줄고 인벤토리 제공해서 수익을 올리는 구조로 변경됩니다. 인벤토리는 한정적이다보니 여러 애드네트워크를 동시에 붙여서 수익을 올리는 현상이 생겼습니다. 이 와중에 매체와 인벤토리를 계약하고 광고 유치를 손쉽게 하는 일종의 대행사가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왜 문제인지 그림으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SSP VS Syndication 


이번 글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신디케이션이라는 광고 용어가 사실 해석이 좀 애매해서 제가 임의대로 풀어보려고 합니다. 혹시 좀 더 정확한 설명이 있다면 의견 공유해 주셔도 좋겠습니다.


- SSP (Supply side Platform)

다수의 AD Network / AD Exchange 를 묶어서 플랫폼 형태로 판매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Publisher의 수익 극대화가 목적입니다. 인벤토리의 Fill Rate를 극대화 시키는 것이 역할이라고 하겠습니다. 사용자의 광고 반응 데이터를 DSP(Demand side Platform)과 통신합니다.


- Syndication

매체의 수익화를 위해 노력하는 부분은 맞습니다만 AD Tech를 기반으로 구현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매체사들간의 비즈니스 제휴적인 성격이 더 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매체를 규합해서 광고를 송출하고 수익을 정산하는데 편의성을 제공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참고자료]iad - Programmatic Buying Ecosystems

https://www.iab.com/infographics/programmatic-buying-ecosystems/


 


해당 그림은 프로그래매틱 생태계를 아주 쉽게 그린 그림입니다. 국내의 경우에 SSP의 영역에 신디케이션 대행사들이 자리하고 있는 비중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게 또 왜 문제가 되는지는 아래 다시 설명해 보겠습니다.


신디케이션이 SSP보다 많으면 왜 문제가 될까?


- 신디케이션이 생태계의 이익을 대변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아주 어렵게 써봤습니다. 물론 매체의 이익을 추구합니다. 하지만 생태계의 입장에서는 Value chain 안으로 들어와 있지 않기 때문에 상생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아주 쉬운 예로 매체에 프로그래매틱이 구현된 광고슬롯이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동시에 같은 지면에 신디케이션(다른 애드네트워크)의 광고도 같이 있다고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프로그래매틱 입장에서는 연동이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신디케이션의 광고 영역을 인식하지 못합니다. 사용자의 반응율이 왜 낮은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입니다. CPM는 낮은 이유도, 하나의 지면에 몇 개의 광고가 운영되고 있는지 사이트에 직접 들어가 보기전에는 광고주(대행사)가 알 수 없습니다. 반대로 신디케이션은 수주한 광고가 잘 소진되기만 하면 됩니다. 


SSP는 애드테크를 기반으로 구현되어 있기 때문에 DSP와 통신하고 인벤토리의 정보와 사용자의 광고 반응 데이터를 만들어서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서 Real-time bidding(RTB)이 구현되게 됩니다. 실시간 비딩이라고 함은 생태계 상에서 매체와 광고주(대행사)가 실시간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반면 신디케이션은 그 자체로만 가입된 매체간에만 소통한다면 연동이 되어있고 비딩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RTB라고 할 수는 있지만(특정 애드네트워크 내에서는) 프로그래매틱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아직 프로그래매틱의 실체를 보지 못했는지도 모릅니다.


지면의 한계로 인해 애드네트워크도 다 설명하지 못해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폐쇄적인 애드네트워와 오픈플랫폼 형태의 애드네트워크도 있기 때문에 한 번에 일반화해서 설명드리는 것도 적절하지는 않습니다.


프로그래매틱과 애드네트워크, DSP, DMP, SSP가 마구 혼용되고 있는 우리 나라의 광고 시장에서 굳이 Layer를 정의한다면 DSP가 애드네트워크보다 광의의 개념입니다. 하지만 DMP와 SSP가 없으면 결국 커다란 애드네트워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됩니다. 모든 것이 융합되어야만 진정한 프로그래매틱 시장이 생겨날 거라고 봅니다. 사용자 편의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현시점의 애드네트워크는 분명 진단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를 삼으면 문제가 된다


우리는 변화하고 있는 광고시장 속에 있습니다. 애드네트워크라는 웹월드를 풍족하게 누리며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풍족함이 문제가 없다고 해서 앞으로도 그럴거라는 낙관은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산업화의 결과물이 미세먼지와 같은 공해라고 하면 풍족함의 이면에는 그 만큼의 그늘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 미디어 수용자 : 이미 광고에 대한 맹목현상(AD Blind)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애드테크 또한 더 이상 광고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쿠키값을 더 이상 제공하지 않고 지면에 광고를 보지 않고도 Web을 이용할 수 있는 상용화된 기술들은 이미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추후에 애드블럭에 관한 글도 기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미디어 수용자가 광고를 차단할 수 있는 아주 간단한 방법들은 많이 있습니다. (ghostery, adblocker)



다음 시간에는 프로그래매틱 광고시장에서 매체사(언론사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가 사용자 편의와 매출 확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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