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다음은? 진짜 ‘피지컬’로 뜨는 AI
- 한눈에 보는 핵심요약
- MWC 2026은 AI가 현실 공간까지 연결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통신사 역시 단순 연결 사업자를 넘어 AI 인프라와 서비스를 운영하는 ‘지능형 사업자’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모바일에서 시작된 MWC는 더 이상 통신 전시회가 아니다. AI를 중심으로 네트워크, 디바이스, 물리적 환경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재편되고 있다. 생성형 AI를 넘어 실행형 AI, 그리고 지능형 네트워크까지. 이번 MWC 2026은 기술을 넘어 산업의 기준이 바뀌는 순간을 보여줬다.
AI가 전면에 선 MWC 2026
세계 3대 테크 전시회로 꼽히는 CES(미국), MWC(스페인), IFA(독일) 가운데 하나인 ‘MWCMobile World Congress 2026’이 지난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렸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1987년 시작된 이후 오랫동안 통신 네트워크와 모바일 단말 중심의 무대였다. 그러나 제39회를 맞은 올해 MWC는 ICT 전반을 아우르는 융합 플랫폼으로 한 단계 확장된 모습이었다.
‘지능의 시대The IQ Era’를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전 세계 205개국에서 약 2,900개 기업이 참여했다.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구글·아마존웹서비스 등 글로벌 빅테크는 물론, 국내에서도 SK텔레콤·KT·LG유플러스와 삼성전자·LG전자·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들이 대거 참여했다. AI, 네트워크, 반도체, 디바이스까지 기술의 경계가 흐려진 자리에서 산업의 방향성이 동시에 드러났다.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중국 기업들의 복귀다. 최근 몇 년간 CES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화웨이와 샤오미 등이 MWC에 대거 참여하며 존재감을 다시 드러냈다. 이들은 단순히 프리미엄 단말 경쟁을 넘어 온디바이스 AI 고도화와 산업·전력 인프라로의 확장, 더 나아가 휴머노이드와 모빌리티로 이어지는 ‘피지컬 AI’까지 제시했다. AI가 화면 속 기능을 넘어 현실 세계를 작동시키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ICT 산업의 미래를 보여준 MWC 2026 현장 ©MWC GSMA
연결에서 지능으로, 통신의 판이 바뀌다
MWC 2026에서는 통신 산업의 방향이 명확하게 드러났다. 통신사는 더 이상 ‘연결’을 제공하는 기업에 머물지 않는다. AI를 새로운 성장 축으로 삼으며, 전통적 통신 사업자Telco에서 기술 중심 기업Techco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네트워크를 넘어 AI 인프라·플랫폼·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지능형 사업자’로 재편되는 흐름이다.
국내 통신사들도 이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텔레콤은 인프라부터 모델, 서비스까지 연결하는 풀스택Full Stack 전략을 내세우며 네트워크 기반 AI 사업자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KT는 기업의 AI 도입을 지원하는 운영체제 개념의 ‘에이전틱 패브릭’을 공개하며 B2B 플랫폼 확장을 시도했다. LG유플러스는 보이스 기반 AI 에이전트 ‘익시오 프로’와 오픈AI 협업 모델을 통해 고객 응대를 자동화하는 차세대 AI 콘택트센터를 제시했다.
중국 기업들의 행보도 뚜렷하다. 화웨이는 네트워크 전반에 AI를 내재화하는 ‘지능화’ 전략을 내세우며 산업 인프라까지 확장된 청사진을 제시했다. 샤오미는 자체 모델 ‘미모MiMo’를 기반으로 가정 전체를 하나의 시스템처럼 작동시키는 홈 인텔리전스 솔루션을 공개하며, 디바이스를 넘어 생활 전반을 연결하는 AI 생태계를 강조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경쟁 방식도 바뀌고 있다. 통신사와 빅테크, 인프라 기업 간 협력이 핵심 축으로 떠올랐다. 엔비디아는 통신 용어와 운영 데이터를 이해하도록 학습된 약 300억 파라미터 규모의 ‘대규모 통신 모델Large Telco Model’을 공개하고, 네트워크 운영 효율을 높이는 AI 에이전트 기술을 시연했다. 아마존웹서비스는 통신 산업의 클라우드 전환 고도화 전략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AI 확산을 뒷받침하는 인프라 경쟁도 본격화됐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HBM4를 공개하며 메모리 경쟁력을 강조했고,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디바이스와 디스플레이 혁신을 통해 AI 시대 사용자 경험의 진화 방향을 제시했다.

SK텔레콤이 공개한 AI 인프라, 모델, 서비스 전반을 아우르는 풀스택 AI ©SKT
실행형 AI와 피지컬 AI의 부상
MWC 2026에서는 생성형 AI 이후의 다음 단계가 모습을 드러냈다. AI는 더 이상 정보를 만들어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는 피지컬 AI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이 변화의 중심에는 온디바이스 AI가 있다.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도 스마트폰·웨어러블·로봇 자체 내 AI 추론이 가능해지며, 기술은 점점 사용자 가까이 내려왔다. AI는 질문에 답하는 도구를 넘어, 상황을 보고 판단하는 ‘실행 주체’로 자리를 잡는 중이다.
이러한 변화가 잘 드러난 제품은 스마트 글라스였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XR과 제미나이를 결합한 시제품을 통해 사용자의 시선을 인식하고, 필요한 정보를 즉시 제공하는 경험을 선보였다. 알리바바는 경량 모델 ‘큐원Qwen’을 탑재한 스마트 글라스로 길 안내, 검색, 다국어 번역 기능을 구현하며 실사용 가능성을 높였다. 특히 90개 이상 언어를 지원하는 실시간 번역과 가벼운 설계가 눈에 띄었다. 메타 역시 레이밴과 협업한 제품을 통해 음성을 넘어 손가락 제스처까지 확장된 인터페이스를 제시하며 ‘생활 속 AI’의 구체적 형태를 보여줬다.
확장은 디바이스를 넘어 로봇으로 이어진다. LG유플러스는 휴머노이드 로봇에 AI 에이전트를 결합해 일상의 편의를 돕는 시나리오를 시연했고, 아너는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는 로봇폰과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개하며 쇼핑 보조와 작업 지원 및 동반자 역할까지 제시했다.
결국 이번 MWC가 보여준 변화는 단순하다. AI는 화면 속에서 답을 생성하는 단계를 지나 현실 세계에서 직접 작동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중국 휴머노이드 기업 애지봇의 로봇이 관람객에게 묘기를 선보이는 모습 ©한경DB
통신의 다음 단계, 지능형 네트워크
AI 확산과 함께 초저지연·초대역폭 네트워크에 대한 요구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MWC 2026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네트워크는 더 이상 데이터를 전달하는 통로에 머물지 않고, 연산과 판단까지 포함하는 ‘지능형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
이 흐름 속에서 6G 경쟁도 한층 구체화됐다. 이번 경쟁은 단순히 속도를 높이는 수준을 넘어 AI 기반 네트워크 제어와 스펙트럼 효율, 에너지 최적화까지 아우르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SK텔레콤은 AI 네이티브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한 6G 청사진을 제시했고, KT는 위성통신 계열사 케이티샛KT sat과 협력해 지상망과 비지상 네트워크NTN를 결합한 전략을 공개했다. 퀄컴은 차세대 모뎀과 RF 기술을 선보였으며, 에릭슨은 애플·미디어텍과 함께 6G 후보 대역 기반 데이터 전송 기술을 시연하며 표준 경쟁에 나섰다.
연결 방식 자체도 바뀌고 있다. 비지상 네트워크와 대체 통신 기술이 주목받은 이유다. 스페이스X는 별도의 장비 없이 스마트폰과 직접 연결되는 차세대 위성 계획을 공개했고, 구글 계열에서 분사한 타라Taara는 근적외선 레이저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빛 기반 무선통신 기술을 선보였다. 수 기가비트급 속도를 구현하면서도 광섬유 구축이 어려운 지역에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스타링크는 기존 지상망 수준의 서비스를 우주에서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MWC GSMA
결국 이번 MWC는 AI가 네트워크, 디바이스, 물리적 환경을 아우르며 통합되는 ‘지능의 시대’의 도래를 알린 자리였다. 기업은 이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기민하게 대응하는 동시에, 현장 데이터에 대한 이해와 산업 간 협력을 통해 AI를 실질적인 비즈니스 가치로 연결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글. 류승희(삼정KPMG 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ℹ️ 이 글은 미래에셋증권 매거진에서 발행된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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