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레벨4, 이제는 실전이다🛣️
- 한눈에 보는 핵심요약
- 레벨 4 자율주행이 로보택시를 중심으로 상용화되며 이동은 더 이상 운전의 시간이 아니라 활용의 시간으로 바뀌고 있다. 자율주행은 기술을 넘어 실제 수익 모델을 갖춘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처음에는 긴장이 앞섰고, 지금은 잠을 잔다. 로보택시 안에서의 이런 변화는 자율주행 기술이 얼마나 빠르게 일상으로 스며들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레벨 4 자율주행은 미래가 아니라, 이미 세계 곳곳에서 현실이 되고 있다.
베이징·상하이·선전·광저우 등 중국 주요 도시에서 운전기사가 없는 로보택시를 이용하는 모습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초기에는 운전자가 없다는 사실 자체가 주는 긴장감과 안전에 대한 막연한 우려로 몸에 힘이 들어가기 마련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감정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제 로보택시 안은 이동을 위해 견뎌야 하는 공간이 아니라, 업무를 처리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장소로 인식되고 있다. 이동 중 미팅 자료를 검토하고 이메일과 메신저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 피로가 쌓인 날에는 눈을 붙이는 모습도 자연스럽다. 이러한 차량 내 풍경은 더 이상 레벨 4 자율주행의 미래가 아니라, 이미 현실이 된 현재의 모습이다. 미국의 웨이모Waymo, 중국의 포니AIPony.AI와 바이두Baidu는 이미 주요 도시에서 레벨 4 로보택시 서비스를 유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자율주행은 개별 기업의 기술 실험 단계를 넘어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 핵심 전략 기술로 자리 잡았다.
자율주행 시대, 탑승자는 운전에서 해방된 새로운 시공간을 만나고, 기업은 ‘승객 경제Passenger Economy’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 모건스탠리는 인공지능이 운전대를 대신함으로써 사람들이 운전에서 해방되는 ‘시간의 가치’가 연간 1,100억 달러약 160조 830억 원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자율주행차 시장은 2024년 약 680억 달러약 99조 8,512억 원에서 연평균 19.9% 성장해 2030년에는 약 2,143억 달러약 314조 6,781억 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 수치는 단순한 차량 판매를 넘어 AI, 센서, 소프트웨어, 자율주행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자율주행 생태계 전반의 성장 기대를 반영한다.
자동화 수준이 높아질수록 사람들은 주행 상황 감시보다 업무, 휴식, 엔터테인먼트 등 개인 활동에 몰입하는 경향을 보인다. 차량은 점차 ‘움직이는 집’이자 ‘모바일 오피스’로 변모하고 있다. 운전대를 잡지 않는 동안 이메일을 확인하고, 문서를 작성하며, 화상회의를 진행한다. 운전자가 없는 밀폐된 공간은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난 사적 공간이 되어 개인적 통화나 간단한 자기 관리 등 자유로운 활용도 가능해진다.

레벨 4에서 벌어지는 진짜 경쟁
자율주행은 레벨로 나뉜다. 숫자가 올라갈수록 자동차가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범위가 넓어진다. 특히 레벨 4는 정해진 지역이나 조건 안에서는 사람이 개입하지 않아도 차량이 알아서 달리는 단계다. 운전대는 있지만 실제로 잡을 필요는 없다. 반면 레벨 5는 장소나 날씨에 관계없이 완전한 무인 주행이 가능한 상태로, 아직은 기술적으로나 제도적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지금 현실에서 가장 빠르게 확산되는 단계는 레벨 4다. 이 기술은 두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하나는 개인 소유 차량이 운전자의 판단을 점점 더 많이 수행하는 방향, 다른 하나는 아예 운전자가 없는 로보택시 서비스다. 개인용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테슬라가 대표적이다. 테슬라의 FSD는 아직 법적으로 완전 자율주행은 아니지만, 실제 도로 주행 데이터를 바탕으로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다. 2025년 말 기준, 테슬라 차량들이 축적한 누적 주행 데이터는 수백억 km 규모에 이르며, 이는 다른 어떤 완성차 업체도 따라오기 힘든 학습 자산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현재로서는 운전자가 항상 전방을 주시해야 하는 ‘고도화된 운전자 보조 단계’에 머물러 있다.
로보택시는 이미 실험을 넘어 일상 서비스 단계에 들어섰다. 미국에서는 웨이모가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피닉스 등에서 유료 로보택시를 운영 중이다. 2025년 말 기준 주당 약 30만 건의 유료 운행이 이뤄지고 있으며, 누적 주행거리는 4,000만 마일을 넘어섰다. 특히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동일 구간에서의 사고율은 인간 운전자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포니AI와 바이두가 로보택시 확산을 주도한다. 포니AI는 2026년 초 기준 1,100대 이상의 로보택시를 실제 도심에서 운행 중이며, 연내 3,000대 규모로 확대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드웨어 비용을 약 70% 절감한 최신 차량을 도입하면서 2025년 말에는 일부 도시에서 손익분기점에 도달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로보택시가 ‘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라, 현실에서 운영하는 사업이 되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이런 흐름 속에서 기업은 시험 운행을 넘어 양산 체계 구축에 들어가고 있다. 웨이모는 2025년 미국 애리조나주에 자율주행차 전용 생산 시설을 가동했고, 연간 수천 대 규모의 차량을 투입할 계획을 세웠다.

웨이모는 로보택시 기술 개발과 실제 상용화를 가장 먼저 현실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Waymo
자율주행을 둘러싼 경쟁은 더 이상 자동차 기술만의 문제가 아니다. 각국은 이 기술을 AI 산업과 도시 구조, 교통 시스템을 함께 바꾸는 핵심 인프라로 보고 있다.
영국은 2026년부터 레벨 4 자율주행 시범 운행을 시작해 2035년까지 약 42억 파운드 규모의 경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독일 함부르크시는 2030년까지 1만 대 규모의 자율주행 셔틀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은 더 공격적이다. 2030년까지 10만 대, 2035년에는 100만 대 이상의 로보택시를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세계 최대 자율주행 시장을 노리고 있다. 두바이 역시 2030년까지 전체 교통수단의 25%를 자율주행차로 전환하겠다는 구체적 수치를 제시했다.
기술 방식에서도 각국과 기업의 선택은 갈린다. 빠른 학습과 효율을 중시하는 방식이 있는가 하면, 판단 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 구조를 중시하는 접근도 있다. 자율주행이 실제 도로 위에서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기술이므로 속도만큼이나 신뢰와 설명 가능성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아직 레벨 3, 4 실증 단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통신 인프라와 밀집된 도시환경, 제조와 소프트웨어 역량을 동시에 갖춘 점은 분명한 강점이다. 정부는 광주를 시작으로 2026년부터 도심 자율주행 실증을 확대하고, 2030년까지 1,000대 이상의 자율주행차를 실제 도로에서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율주행의 미래는 기술 하나로 결정되지 않는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실제로 타보고, 일상에서 신뢰하느냐가 관건이다. 숫자가 말해주듯, 세계는 이미 움직이고 있다. 이제 남은 질문은 단순하다. 이 변화에 얼마나 빠르게, 그리고 현실적으로 올라탈 것인가다.

레벨 4 자율주행은 운전을 자동화하는 기술이 아니라, 이동 시간을 새롭게 설계하는 혁신적 변화다.
글. 차두원(퓨처링크 대표이사)
ℹ️이 글은 미래에셋증권 매거진에서 발행된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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