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마케팅

마케팅 지표, 많을수록 좋다는 착각

2026.03.0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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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눈에 보는 핵심요약
  • 숫자는 매주 올랐습니다. 그런데 팀은 제자리였어요. Prospect, Lead, Signed Up User — 세 지표를 동시에 쫓던 팀이 OMTM 하나로 좁혔을 때 달라진 것들을 정리했습니다.

수학 시간에 힘의 합력을 배웠던 것 기억하시나요? 같은 크기의 힘 세 개가 한 점을 120도 간격으로 잡아당기면 점은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세 힘이 정확히 상쇄되어 합력이 0이 되거든요.

지표도 똑같았습니다. 각자 목표를 향해 열심히 뛰고 있었는데, 정작 팀은 움직이지 않았어요. 세 방향으로 흩어진 힘이 서로를 상쇄하고 있었던 거죠.


지표가 많으면 팀이 분산된다



팀원이 많아 분업이 더 도움이 된다면야 모르겠지만, 하나의 게임에서 모두 다른 데 힘을 쏟는다면 어떤 프로 선수가 와도 결과는 뻔합니다. 

마케팅팀이 동시에 세 개의 숫자를 목표로 삼았을 때, 다음과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팀원들은 각자 자기가 가장 잘 올릴 수 있는 숫자에 집중하기 시작합니다. '나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숫자 말이죠. Prospect를 늘리는 데 가까운 업무를 맡은 사람은 Prospect를 열심히 늘리고, Lead 전환에 익숙한 사람은 Lead 수를 최적화해요.

문제는 팀 전체가 같은 방향을 보지 않는다는 거예요. 각자 다른 숫자를 올리고 있으니, 매주 리뷰 때 숫자는 다들 올라가는데 정작 중요한 게 안 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거죠.

저희는 한동안 이걸 개인 역량 차이라고 생각했어요. 누구는 열심히 하고 누구는 덜 한다고요. 아니었습니다. 팀이 목표를 세우는 방식이 잘못됐던 거예요.


퍼널은 하나인데, 보는 곳이 달랐습니다



틈이 갈라져 새는 깔때기는 깔때기가 없느니만 못합니다. 마케팅 퍼널은 흔히 깔때기로 표현됩니다. 위에서 아래로, 넓은 입구에서 좁은 출구로 흐르는 구조죠. Prospect가 Lead가 되고, Lead가 Signed Up User가 되는 흐름입니다.

 

문제는 각자 퍼널의 다른 위치를 맡아 다른 숫자를 보고 있었다는 거예요. 누군가는 깔때기 맨 위에서 Prospect를 채우는 데 집중하고, 누군가는 중간에서 Lead 숫자를 올리고, 또 누군가는 아래쪽 전환율을 보고 있었어요. 깔때기는 하나인데, 각자 자기 구간만 열심히 넓히고 있었던 거죠.

 

여기서 생길 수 있는 문제가 뭘까요? 위쪽이 넓어도 중간이 막히면 아래로 흐르지 않고, 중간이 잘 흘러도 아래 출구가 좁으면 결국 새게 된다는 것입니다. 퍼널 전체가 매끄럽게 흐르려면, 팀 전체가 같은 지표를 바라봐야 했어요. 여러 시행착오 끝에 우리는 그 마지막 지표에 대해 감을 잡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하나로 좁히기로 했습니다



전환점은 단순한 질문에서 시작됐습니다. "마케팅팀이 진짜 책임져야 할 숫자가 뭐지?"

물론 세 가지 모두 중요한 숫자였습니다. Prospect가 충분하지 않다면 아래로 흐르지 않을 거고, Lead라는 단계(세일즈팀에 넘길 수 있을 만큼 서비스 사용 의사와 가능성이 검증된 Prospect)도 거쳐야만 했죠.

 

그러나 Prospect는 input일 뿐, 결과와 직결될 수는 없는 숫자였습니다. 고객 확보 프로세스가 다양했기 때문에, Lead는 세일즈팀의 영역과도 겹치며, 이 단계를 건너뛰어 서비스 사용에 뛰어드는 긍정적인 outlier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기 때문에 관리 책임과 추적이 모두 불분명했어요.

 

그렇다면 마케팅팀이 명확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모든 마케팅 행동이 만들어내는 비즈니스 가치와도 직결되는 숫자는 바로 Signed Up User(신규 가입자수)였습니다.

우리 서비스에 실제로 가입한 사람. 마케팅팀의 모든 활동이 결국 이 숫자로 수렴되어야 한다고 판단했어요. Prospect가 늘어도, Lead가 많아도, 결국 가입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으니까요.

여기에서 이어지는 매출과 매출 증대에 대한 부분은 우선은 함께 일하는 세일즈팀의 영역으로 남겨두게 되었습니다.


달라진 것들



지표를 하나로 좁혔을 때 팀에서 일어난 변화는 예상보다 컸습니다.

 

가장 먼저 달라진 건 업무의 우선순위 결정 방식이었어요. 어떤 캠페인을 할지, 어떤 채널에 집중할지 고민할 때마다 기준이 생겼습니다. "이게 Signed Up User를 늘리는 데 기여하는가?" 이 질문 하나로 많은 논쟁이 정리됐어요. 이전엔 각자의 숫자를 근거로 서로 다른 방향을 주장하고 실행했다면, 이제는 같은 질문 앞에서 판단할 수 있게 됐습니다.

 

캠페인의 추적 방법도 달라졌어요. Prospect를 늘리는 활동이 Signed Up User로 이어지는지, Lead 육성이 실제 가입으로 연결되는지를 함께 추적하기 시작했습니다. 퍼널 위쪽 숫자가 아무리 좋아도, 아래로 흐르지 않으면 의미 없다는 걸 팀 전체가 체감하게 됐어요.

 

세일즈팀과의 업무 경계도 더 명확해졌습니다. 마케팅팀은 가입까지의 흐름을 책임지고, 그 이후 매출과 계약 전환은 세일즈팀의 영역으로 자연스럽게 정리됐어요. 역할이 겹치던 Lead 단계의 혼선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팀 리뷰가 달라졌어요. 세 개의 숫자를 각자 보고하던 방식에서, 하나의 숫자를 함께 보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숫자가 하나면 책임도 하나예요. 누구의 숫자가 아니라 팀의 숫자가 됐습니다.


마치며

 

알고 있는 지표가 많을수록 좋다는 생각을 오래 했습니다. 더 많이 측정할수록 더 잘 보인다고요. 근데 실제로는 반대였어요. 지표가 많아질수록 팀의 에너지가 분산됐고, 정작 중요한 숫자에 집중하지 못했습니다.

최종적으로 볼 단 한 가지의 지표, 즉 OMTM(One Metric That really Matters!) 하나가 필요합니다. 이 외에는 필요에 따라 살펴보는 보조 지표에 불과합니다.

 

지금 마케팅팀이 보고 있는 지표가 몇 개인지 세어보세요. 그리고 이 질문을 해보면 좋겠습니다.

"이 중에서 하나만 남긴다면, 무엇인가?"

 

하나로 정리가 되었나요? 그렇다면, 그 하나의 OMTM이 팀이 진짜 집중해야 할 숫자입니다.

 

 

혹시 지표 설정으로 고민해본 적 있나요? 어떤 숫자를 기준으로 삼고 있는지, 경험이 있다면 이야기 들려주세요. 저도 여전히 배우는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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