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딩
유럽의 무신사, 잘란도가 대세감을 만드는 법
2025.09.26 09:20
- 한눈에 보는 핵심요약
- 도시 전체를 브랜드로 뒤덮고, 경험 공간으로 활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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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2025년 09월 24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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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날이 마라톤 대회였습니다
지난주 독일 베를린에 다녀왔습니다. 일정에 맞춰 숙소를 급히 찾다가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는데요. 호텔 요금이 평소보다 두 배 가량 비쌌던 겁니다. 다른 선택지가 없어 비싼 값을 치르고 예약을 한 뒤에야 알았습니다. 마침 그 주 일요일에 베를린 마라톤이 열렸던 거죠. 세계 7대 메이저 마라톤 대회 중 하나로 꼽히는 큰 행사다 보니 전 세계 러너들이 몰려들었고, 그 여파로 호텔 가격까지 치솟은 거였죠.
마라톤 대회가 도시 전체를 들썩이게 만들 만큼, 최근 러닝은 확실히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호카와 온러닝 같은 브랜드가 급성장한 것도 이 흐름 덕분이고, 반대로 나이키의 부진은 러닝 트렌드에 발맞추지 못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죠.
이런 상황에서 패션 플랫폼들이 메이저 마라톤에 주목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스포츠를 전략적 카테고리로 키우고 있는
잘란도가 이번 대회의 메인 스폰서를 맡은 것
도 같은 맥락의 일이었죠. 특히 올해는 베를린 마라톤을 기념해 오프라인 러닝 체험 공간 ‘잘란도 런 존’을 운영한다고 해서 직접 다녀와 보았습니다.
매장만 봤을 땐 실망스러웠어요
잘란도, 다소 낯설게 들리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잘란도는 유럽 최대의 패션 플랫폼, 쉽게 말해 ‘유럽의 무신사’입니다. 사실 규모는 훨씬 더 큽니다.
잘란도의 2025년 2분기 거래액이 약 6조 5,820억 원, 매출은 4조 4,950억 원
에 달했으니까요. 참고로 무신사의 지난해 연간 거래액이 4조 5천억 원 수준이었으니, 잘란도가 얼마나 큰 플랫폼인지 짐작이 가실 겁니다.
잘란도는 규모가 클 뿐 아니라 아니라 매우 선도적인 기업이기도 했습니다.
온라인에서 출발했지만 2012년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고, 2018년에는 뷰티까지 확장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베를린 마라톤 기간에 맞춰 운영한 오프라인 러닝 체험 공간 ‘잘란도 런 존’에 대한 기대도 컸습니다.

런 존은 잘란도 아웃렛 1층을 활용해 운영되고 있었는데요. 여러모로 세심하게 준비한 티가 났습니다. 아식스 존에서는 달리기 자세를 분석해 줬고, 뉴발란스 존에서는 신발과 액세서리에 맞춤 디자인을 추가해 주는 등 브랜드 별 콘텐츠가 일단 풍부했고요. 뷰티 브랜드 비오템도 참여해 다채로움을 더했습니다. 더욱이 제가 방문했을 때는 스포츠 영양 브랜드가 주최한 강연도 열리고 있더라고요.
그럼에도 아쉬움은 남았습니다.
대규모 브랜딩 캠페인에 비해 규모가 확실히 작아 보였거든요.
본격적으로 부스를 운영한 곳도 아식스, 뉴발란스 외엔 나이키 정도뿐이어서 더욱 그러했습니다. 물론 현장은 붐볐지만, 그렇다고 막 사람들이 넘쳐나지도 않았습니다.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길게 줄 서는 팝업’과 비교하면 뭔가 부족하다는 인상이 남을 수밖에 없었죠.
즉, 이렇듯 공간만 놓고 보면 분명 한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잘란도의 전략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매장 밖으로 눈을 돌리는 순간, 잘란도가 왜 유럽 최대 플랫폼인지 그 이유가 비로소 드러나기 시작했거든요.
도시 전체를 무대로 활용했습니다
사실 매장 밖으로 나오면 힌트는 이미 도시 전체에 퍼져 있었습니다. 베를린 곳곳을 돌아다니며 마주친 수많은 옥외 광고들이 그 증거였는데요. 정말로 러너들을 겨냥한 광고가 도시 전역을 뒤덮고 있었죠.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띈 건 단연 잘란도의 광고였습니다.
압도적인 물량으로 베를린 마라톤과 자신들을 자연스럽게 연결 짓고 있었던 거죠.
호텔 요금이 왜 그렇게 비싼지도 몰랐던 제가, “아, 베를린에서 지금 마라톤이 열리는구나”를 실감하게 된 것도 결국 이 광고들 덕분이었고요.
그뿐이 아닙니다.
잘란도는 체험 공간의 한계를 도시 전체로 확장해 해결했습니다.
러닝 기록 서비스
‘스트라바’와 손잡고 챌린지 이벤트를 진행
한 건데요. 참가자들이 달린 거리만큼 잘란도가 독일 스포츠 지원 재단에 기부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마라톤을 준비하는 러너들에겐 동기 부여가 되었고, 잘란도는 메인 스폰서다운 존재감을 각인시킬 수 있었죠.
거대한 스포츠 이벤트, 도시 전체를 무대로 활용한 브랜딩. 이번 베를린 마라톤에서 잘란도가 보여준 전략은 ‘브랜드가 어떻게 대세감을 만들 수 있는가’를 다시 한번 분명히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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