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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리, 이제 경쟁자도 광고주로 모십니다

기묘한

2025.06.30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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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2025년 06월 25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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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링크, 우리는 가능합니다

에이블리가 지난 6월 10일, 자사 플랫폼에서 곧바로 외부 사이트로 이동하는 ‘아웃링크 광고’ 상품을 출시하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습니다. 특히 이번에 선보인 ‘에이블리 디스플레이 광고’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에이블리에 입점하지 않은 외부 광고주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인데요. 기존 리테일 미디어 광고들이 대부분 플랫폼 내부에서만 구매 전환을 유도하는 폐쇄적 형태였다면, 에이블리는 오히려 외부 페이지로의 직접 연결을 허용하고 나선 겁니다. 심지어 에이블리와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다른 쇼핑몰의 광고까지 제한 없이 받을 수 있도록 한 건 더욱 놀랍죠. 물론 무신사, 올리브영 같은 일부 경쟁자를 제외하긴 했지만, 자사몰 등의 랜딩이 가능하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나게 파격적입니다.

실제로 지금 에이블리에 들어가 보면 외부 랜딩이 가능한 광고를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는 에이블리에서 판매 중인 의류나 화장품 브랜드의 광고도 포함되어 있고요. 심지어 광고를 클릭하면 경쟁 관계인 네이버 브랜드 스토어로 이동하기도 합니다.

이미 지금도 에이블리 앱에서 직접적 경쟁자라 할 수 있는 서비스로 이동시키는 광고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물론 최근 커머스 업계에서 자사 플랫폼 내 광고 상품을 운영하는 ‘리테일 미디어’가 대세가 된 건 사실입니다. 대부분의 커머스 플랫폼은 입점 업체들만 대상으로 광고 상품을 제공하며 경쟁사를 배제하고, 고객이 플랫폼 내에서 곧바로 구매하도록 유도하고 있죠. 언뜻 보면 제약이 많아 보이지만요. 사실 이는 광고주에게는 높은 전환 효율을, 플랫폼에겐 거래액과 광고 매출을 동시에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에 서로에게 만족스러운 구조였습니다.

그에 비해 아웃링크 방식은 어렵게 유입한 고객이 외부 사이트로 이동하면서 구매 없이 이탈할 위험이 큽니다. 특히 경쟁사로 이탈시키는 아웃링크 광고는 아예 매출 기회를 빼앗길 수 있기에 일반적으로 금기시되어 왔었죠. 그렇다면 에이블리는 왜 기존의 상식을 깨고 아웃링크 광고를 도입하며 적극적으로 홍보까지 하고 있는 걸까요?


성장 공식의 한계 때문입니다

에이블리는 대표적인 ‘발견형 쇼핑’ 지향 플랫폼입니다. 사용자가 특정 상품을 검색하기보다 앱에서 시간을 보내며 우연히 상품을 발견하고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죠. 그래서 개인화된 추천 기능이 핵심 경쟁력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초기 에이블리의 성장을 이끈 건 ‘파트너스’라는 셀러 서비스였습니다. 셀러가 상품을 사입해 등록만 하면, 이후 물류와 CS 등 운영 전반을 에이블리가 대신 처리해 주는 구조였죠. 하지만 이후 스타일 커머스를 지향하며, 더 다양한 상품과 브랜드, 카테고리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전략이 바뀌었습니다. 이에 따라 일반 입점 형태의 셀러와 브랜드가 늘어났고, 수수료 기반 매출 비중도 점점 커지고 있죠. 이러한 전략 전환의 배경에는 ‘비용 효율성’이 있습니다. 직접 상품을 운영하는 구조는 거래액이 커질수록 물류와 운영 비용도 함께 증가하기 때문에, 대규모 투자를 받아도 적자 리스크에서 자유롭기 어렵습니다. 반면 입점형 플랫폼은 상품을 직접 취급하지 않기 때문에 거래액이 늘어나도 추가 비용이 적고, 일정 규모를 넘기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델도 마냥 안정적인 건 아닙니다. 셀러와 소비자가 꾸준히 유입되고, 이들이 선순환을 이루기 위해선 지속적인 마케팅 투자가 필요하죠. 실제로 에이블리는 이를 위해 상당한 광고비를 감수해 왔고,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 커머스 플랫폼으로는 드물게 웹툰과 웹소설 콘텐츠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수수료 수익만으로 이런 구조를 모두 감당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점입니다. 판매 중개에 기반한 수수료 모델은 마진 폭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요. 경쟁 플랫폼과의 가격 경쟁을 의식하면 수수료율을 과도하게 높이기도 어렵습니다. 더욱이 에이블리는 아직 압도적인 1위 플랫폼이 아니기 때문에, 수익성 측면에서 여전히 제약이 많은 상황이기도 하고요.


상품이 아닌 광고를 팝니다

그래서 결국 에이블리는 광고 사업을 키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더욱이 실제로 아마존이나 쿠팡조차 상품 자체로 이익을 남기기보다는, 마진을 최소화한 채 물류 서비스와 광고 사업을 통해 수익을 내는 구조로 전환하고 있기도 한데요. 이제 커머스 기업이 광고를 주력 사업으로 삼는 것은 더 이상 낯선 전략이 아닌 거죠.

따라서 에이블리 역시 상품 판매를 단순한 트래픽 유입 수단으로 보고, 이렇게 모은 고객을 기반으로 광고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더 안정적인 수익 모델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커머스 플랫폼이라면 쉽게 허용하기 어려운 아웃링크까지 과감하게 개방한 게 아닐까 싶은데요?

다만 이 전략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기반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트래픽만 많다고 되는 게 아니라, 고객이 플랫폼 안에 오래 머물게 만들 수 있는 근본적인 경쟁력이 뒷받침돼야 하죠. 지금까지는 셀러 전용 서비스인 ‘에이블리 파트너스’가 그 역할을 해왔는데요. 앞으로도 이 서비스를 강화해 나가거나,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만 광고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 역시 지속 가능할 수 있을 겁니다.

트렌드라이트는 국내 최대 규모의 커머스 버티컬 뉴스레터로, '사고파는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매주 수요일 아침, 가장 신선한 트렌드를 선별하여, 업계 전문가의 실질적인 인사이트와 함께 메일함으로 전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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