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년간 ‘검색’은 곧 ‘구글’이었습니다. 궁금한 것이 생겼을 때 ‘검색 해봐야겠다’가 아닌 ‘구글링 해봐야겠다’라고 할만큼, 구글은 전 세계 검색 엔진 시장의 압도적 지배자로 군림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지배력이 흔들리고 있다는 주장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AI 기반 검색, 특히 ChatGPT나 Perplexity 같은 생성형AI 기반의 쉽고 빠른 검색 서비스들이 부상하고, 구글 검색보다 AI에게 툭 질문하는 형식을 찾는 사용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정말 구글 검색은 저물고 있는 걸까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검색 시장 점유율 변화, 사용자 행동 변화, 그리고 AI 기반 검색 도구의 성장 추세를 모두 살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구글의 점유율 하락? 데이터로 살펴보기

Statcounter에 따르면, 구글의 전 세계 검색 엔진 시장 점유율은 2024년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 연속 90%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각각 89.34%(10월), 89.99%(11월), 89.73%(12월)를 기록했고, 이는 2015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가장 최근인 2025년 5월에도 구글의 점유율은 89.57%에 그치며 90%에 살짝 못 미치는 수치를 보였죠.

미국 시장에서는 그 하락폭이 더 두드러졌습니다. 2024년 12월에는 87.39%까지 떨어졌고, 2023년 8월 이후부터 점진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90%라는 상징적인 비율이 무너진 것은 단순히 일시적인 일이 아닌 추세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락의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구글의 점유율 하락은 특정 지역- 특히 아시아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미국 내에서도 그 변화는 꽤 두드러지고, 전 세계적으로 살펴볼 때 Microsoft Bing, Yahoo, Yandex 등 타 검색엔진들이 그 점유율을 소폭 흡수하고 있는 모습도 보입니다. 다만 데이터의 수집이나 해석에 주의할 점은 있어 보입니다. 일례로 2024년 4월에 보고 되었던 Statcounter의 ‘구글 점유율의 대폭 하락’ 관련 통계 자료는 데이터에 오류가 있었음이 밝혀진 적이 있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86.58%인 점유율이 77.52%로 잘못 집계되어 발행되는 등 데이터에 오류가 있었습니다.) 미국 등 대부분의 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대세의 전환으로 해석하기는 이르다고도 할 수 있겠죠.  

AI 검색 엔진의 부상과 실체

OpenAI는 2024년 10월, 모든 무료 사용자에게 ChatGPT Search 기능을 개방했습니다. 이 기능은 GPT-4o 기반 모델에 실시간 검색 기능과 외부 미디어 제휴 콘텐츠를 접목시킨 형태로, 전통적인 검색과는 다른 ‘대화형 검색’의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ChatGPT Search는 2025년 내에 1%의 시장 점유율을 달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되고 있습니다. (Jim Yu, BrightEdge 파운더). SparkToro의 CEO인 Rand Fishkin은 ChatGPT의 시장 점유율을 약 4.3%로 추정한 적도 있으나, ChatGPT에 입력되는 모든 프롬프트가 ‘검색’이 아니라는 점까지 한 층 더 깊게 고려한다면, GPT로 검색을 하는 것만 고려해도 1%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이죠. 월간 트래픽이 ChatGPT는 44%, Perplexity는 71%씩 증가하면서, 다양한 AI 검색 엔진들은 점점 더 많은 사용자를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다만, Rand Fishkin의 또다른 분석에 따르면 2024년 기준 ChatGPT는 하루 약 3,750만 개의 ‘검색 유사 프롬프트’를 처리했고, 이는 전체 검색 시장의 단 0.25% 수준에 불과합니다. 같은 기간 동안 구글은 하루 140억 건 이상의 검색을 처리하며, ChatGPT 대비 373배나 많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ChatGPT의 검색 쿼리 중 46%만 실제로 ‘검색’ 기능을 필요로 했으며, 전체 쿼리 중 30%만이 기존 ‘검색’과 동일한 행동 패턴을 보였다고 합니다.

사용자 행동과 인식의 변화

그렇다면 실제 사용자들은 어떻게 행동하고 있을까요? 한 조사에 따르면, 54%의 사용자가 5년 전보다 검색 결과를 더 깊이 탐색한다고 응답했다고 합니다. 이는 단순히 ‘검색 엔진’이 아니라 ‘검색 경험’에 대한 기대치가 변화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AI 검색이 가지는 장점 때문이기도 합니다:

반면, 구글 검색은 여전히 더 방대한 정보량과 최신 자료 보유, 다양한 미디어 소스의 통합, 안정적인 검색 품질 등을 장점으로 가지고 선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구글은 AI 개요(AI Overviews) 기능이나 AI 모드 등을 도입하며, 이러한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AI 검색엔진의 요약 등의 편의성을 제공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죠. 실제로도 2024년 도입 이후 사용자 만족도와 검색량 모두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ChatGPT 검색과 구글 검색의 본질적인 차이

다음은 두 검색 시스템의 본질적인 차이를 요약한 것입니다.

또한, 2025년 현재, OpenAI와 Google은 모두 단순 검색을 넘어서, ‘딥 리서치(deep research)’라는 차세대 검색 접근 방식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이 방식은 단순한 검색이 아닌 ‘사고 기반 검색’을 지향하며, 사용자의 질문을 다단계로 해석하고, 가장 적절한 답변을 정리하는 형태입니다.

OpenAI는 o1 및 o3 모델을, 구글은 Gemini 2.0을 기반으로 이를 구현하고 있습니다. 두 기술 모두 ChatGPT Pro 및 Gemini Advanced 구독자에게 제공되며, 사용자 맞춤형 리서치 플랜 생성, 반복 검색, 요약 보고서 작성 등의 기능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검색은 단순 정보 조회가 아니라, 리서치 보고서나 비교 분석이 필요한 상황에서 유리합니다.

그래서, 구글 검색은 진짜 저물고 있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구글 검색은 아직 ‘저물고’ 있지 않습니다. 점유율이 하락세인 것은 사실이나, 그 하락은 사실상 미미하고, 아직까지는 구글의 정보 접근성이나 기술력, 사용자 경험이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구글 또한 AI 개요 도입 등 생성형 AI 기반의 새로운 기능들이 사용자 경험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있기 때문에 이는 하락의 폭을 줄이거나 다시 상승세를 차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고 있죠.

하지만 그렇다고 검색 엔진 시장이나 사용자들의 검색 행태에 아무 변화가 없다고 한다면 그것도 틀린 말입니다. 검색 생태계는 분명히 변화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키워드 검색에서 벗어나 질문의 의미를 이해하고, 문맥을 고려하고, 요약된 정보를 제공하는 AI 검색 엔진들이 새롭게 등장했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검색’이라는 행위의 정의 자체가 달라질 수도 있겠죠. 어쩌면 중요한 것은 ‘구글을 누가 대체할 것일까?’가 아니라, ‘사용자들은 어떻게 정보를 얻는가?’에 대한 고민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