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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흑자 낸 컬리, 다음 과제는

기묘한

2025.05.23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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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2025년 05월 21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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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해낼 줄 알았습니다
컬리가 창립 10년 만에 드디어 분기 흑자를 냈습니다. 작년 1분기 별도 기준 첫 흑자, 연간 EBITDA 흑자에 이어 이번에는 ‘진짜로’ 돈을 벌기 시작한 겁니다. 워낙 오랜 시간 적자를 이어온 탓에, “컬리는 구조적으로 흑자 전환이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비관론도 있었지만요. 사실 이미 몇 년 전부터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닌 ‘체질 개선’이 진행 중이었고, 곳곳에서 그 신호는 감지되고 있었습니다. 이번 흑자 전환은 그래서 예상된 결과에 가까웠죠.

그런 면에서 이번에 더 주목해야 할 지표는 오히려 거래액 성장률입니다. 컬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거래액은 8,44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7% 증가했는데요.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국내 온라인 쇼핑 전체 성장률(2.6%)의 6배 수준입니다.

그동안 컬리는 수익성보다 ‘성장성’ 둔화를 더 큰 리스크로 지목받아 왔습니다. 시장 환경이 악화되며 수익성 확보가 급선무가 됐고, 어느 정도 성장을 포기한 것도 사실이었죠. 하지만 이번 1분기 실적에서 성장과 수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컬리 내부에서도 적지 않은 자신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샛별도 장보기도 사라졌습니다
컬리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는 건, 최근 공개한 브랜드 캠페인에서도 확연히 드러납니다. 이번 컬리가 전하는 메시지는 ‘짧은 인생을 좋은 것으로’. 과거 강조해 왔던 ‘샛별배송’이나 ‘장보기’와는 결이 확연히 다른데요.

전지현 배우를 앞세워 샛별배송과 콜드체인을 내세웠던 첫 TV 캠페인 이후, 컬리는 줄곧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캠페인은 ‘좋은 것을 먹는’ 단계를 넘어, ‘좋은 시간을 보내자’는 메시지로 컬리가 다루는 카테고리를 넓히고자 했던 거죠.

실제로 컬리는 최근 "우리는 온라인 장보기가 아니라, 백화점을 지향한다"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하 1층엔 식품관(마켓컬리), 1층엔 화장품 매장(뷰티컬리), 그 위로는 리빙과 패션까지. 마치 백화점처럼 각 분야의 좋은 상품을 선별해 소개하겠다는 건데요. 개인적으로 받는 행사 알람에도 리빙이나 패션 관련 내용이 부쩍 늘어난 걸 통해 이를 확 체감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컬리는 상품군뿐 아니라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 고객의 범위까지 더 넓은 분야에서 확장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는 물류 효율 고도화가 여전히 가장 크게 작용했지만, 마켓플레이스 확대와 풀필먼트 서비스 FBK(Fulfillment By Kurly)의 기여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결국 수수료 매출 증가 등의 구조적 변화 덕분에 컬리는 흑자를 낼 수 있었습니다

입점 셀러가 늘어나며 수수료 매출이 증가했고, FBK를 통해 컬리 특유의 배송 경험은 유지하면서도 수익성은 한층 더 개선됐습니다. 점진적으로 오르던 이익률 역시 이 같은 매출 구조 변화에 힘입어 더욱 탄력을 받았고요. 수수료 매출 증가가 사실상 흑자 전환의 결정적인 트리거이기도 했죠. 이러한 구조가 자리 잡으면서, 이제 컬리는 어느 정도 안정 궤도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경계를 넘어 강점만 살릴 겁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컬리의 앞에는 여전히 강력한 경쟁자 쿠팡이 버티고 있습니다. 이미 압도적인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초격차를 완성한 쿠팡이 존재하는 한, 컬리의 거래액 성장과 이익률 개선에도 분명한 한계가 따를 겁니다. 컬리처럼 직매입과 자체 배송 구조를 유지할 경우, 결국 물량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인데, 규모 면에서 쿠팡을 따라잡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컬리는 최근 네이버와 손을 잡았습니다. 플랫폼으로서의 정체성은 일부 내려놓더라도, 네이버의 막강한 트래픽을 활용해 매출 볼륨을 키우겠다는 전략인데요. 더 나아가 자회사 컬리넥스트마일의 물류 역량을 바탕으로, 네이버 입점 셀러나 브랜드를 대상으로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의 확장 가능성도 열려 있기도 하죠.

여기에 컬리는 해외 진출까지 준비 중입니다. 컬리 USA 계정을 만들고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 알려진 건데요. 컬리의 진짜 강점은 상품력, 그중에서도 PB(자체 브랜드) 상품에 있다고 보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과를 만들어보겠다는 거죠.

저는 컬리하면 떠오르는 예전 커피 박람회에서 장면이 하나 떠오르곤 합니다. 한 디저트 브랜드 부스에서 ‘컬리 입점’을 가장 앞세운 셀링 포인트로 내걸고 있었던 건데요. 컬리에 입점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었죠. 실제로도 컬리의 거래액 중 약 30%는 ‘컬리 온리’ 상품, 즉 컬리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상품에서 발생한다고 할 정도로, 컬리의 핵심 경쟁력은 상품에서 나오고 있고요.

이처럼 ‘플랫폼 컬리’는 쿠팡에 비해 밀릴 수 있어도, ‘브랜드 컬리’와 ‘큐레이터 컬리’는 오히려 쿠팡보다 더 강력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컬리는 플랫폼의 경계를 넘어, 전장을 스스로 재정의하는 과정이 아닐까 싶은데요. 이러한 노력들이 결실을 맺는 다면 컬리는 다시 한번 도약의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 겁니다.


트렌드라이트는 국내 최대 규모의 커머스 버티컬 뉴스레터로, '사고파는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매주 수요일 아침, 가장 신선한 트렌드를 선별하여, 업계 전문가의 실질적인 인사이트와 함께 메일함으로 전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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