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DPP, 규제가 아닌 기회입니다”
유럽에서 DPP에 대한 움직임이 지속되면서 많은 패션 브랜드에 투명성이 요구되고, 규제 압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EU의 디지털 제품 여권(Digital Product Passport, 이하 DPP)을 들으면, 많은 국내 브랜드가 이렇게 반응합니다. “2027년까지 아직 시간이 있지 않나요?” 하지만 대응이 필요한 시점은 법 시행 ‘직전’이 아니라 ‘지금’이라는 사실을요.
💡 지금, 이 글을 읽으면 이런 내용을 알 수 있어요.1. EU에서 추진 중인 DPP가 국내 리테일 업계에 미치는 영향2. Nobody’s Child의 사례를 통해 알아본 DPP 대응 방법
DPP, 지금 바로 국내 리테일이 주목해야 하는 이유
“DPP는 단지 환경 규제가 아니라, 제품 정보의 ‘공유 방식’을 바꾸는 기준점입니다.”
DPP는 2027년부터 EU에서 단계적으로 의무화되는 제품 정보 체계입니다. 처음엔 섬유, 가전, 배터리, 가구 등 고순환성 산업군을 대상으로 시작되며, 제품마다 UID(고유 식별자)를 부여하고 QR코드 등을 통해 디지털로 제품 정보를 공개해야 하는데요. 이는 단순한 스펙 정보가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정보를 소비자와 관계 당국이 모두 디지털로 열람할 수 있어야 하죠.
- 어떤 원료로 만들었는지
- 어디서 어떻게 생산됐는지
- 재활용은 가능한지
- 탄소 발자국은 얼마나 되는지
과연 EU 수출을 하지 않는 브랜드라고 안심할 수 있을까요?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이미 많은 글로벌 리테일 유통망은 EU 규제를 ‘기준’으로 삼고 있어, 국내 유통 기업도 동등한 정보를 요구받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특히 국내 패션 업계에서도 제품의 혼용률이 한차례 큰 이슈가 되었던 것으로 볼 때, 자사몰뿐 아니라 마켓플레이스, 플랫폼 납품 구조에서 더 빠르게 영향을 받게 될 거예요.
글로벌 DPP 동향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DPP를 2027년부터 일부 산업군에 의무 적용하고, 2030년까지 전체 산업군 확대를 목표로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순환경제 실현을 위한 핵심 수단으로 간주되고 있어요.
그런데, 이미 DPP에 대응하고 있는 브랜드가 생기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노바디스 차일드(Nobody’s Child) 사례를 통해 DPP가 시사하는 점이 무엇인지, 또 국내에서 대응할 방법은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노바디스 차일드(Nobody’s Child)는 어떤 브랜드인가요?
노바디스 차일드(Nobody’s Child)는 런던에 본사를 둔 패션 브랜드입니다. ‘Loved once, loved again 한 번 사랑하면 다시 사랑받는다.’는 슬로건 아래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위해 노력하고 있죠. 환경 영향을 줄인 소재로 만든 의류부터 수선 및 재판매를 위한 협업까지요.
이와 동시에, 투명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노바디스 차일드는 2023년부터 DPP 파일럿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DPP는 의류의 수명 주기를 기록하고 관리하는 디지털 문서로, 소재, 생산, 추적 가능성, 지속 가능성 등 데이터를 세부적으로 보여줍니다. 2025년부터는 전 제품에 DPP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죠.
노바디스 차일드는 브랜드 가치에 맞는 활동을 하면서, 유럽연합이 제품의 지속가능성과 순환성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DPP 규정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데요. 노바디스 차일드가 이렇게 빠르게 DPP에 대응할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는 브랜드의 소유주인 앤드류 제니가 운영하는 데이터 플랫폼 파바쿠스(Fabacus)를 꼽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노바디스 차일드는 DPP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요?

노바디스 차일드의 DPP 대응 사례
Trace4Value가 제안한 섬유 DPP 주요 데이터 표준양식을 살펴보면 크게 브랜드, 공급망, 제품 정보, 원자재 정보, 디지털 식별자, 취급방법, 규정 준수정보, 순환성, 지속가능성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1. QR 기반 제품 여권
모든 의류 라벨에 QR 코드를 부착해, 소비자는 스캔만으로 다음과 같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QR에는 10개 공급업체에서 제공하는 140개 이상의 데이터 포인트를 제공합니다.
- 원자재 출처, 생산국, 제조 방식
- 탄소 배출량, 포장재 정보
- 제품 관리법, 수선 가이드, 재활용 방법
- 연계된 순환 파트너 서비스 (수선/리세일 등)
노바디스 차일드는 시스템의 개선과 QR코드를 통해 이미 주요 데이터 표준양식에 들어가는 내용을 공개하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2. NFT 기반 디지털 영수증 도입
앞서 말했던 데이터는 Coinbase와의 협력은 NFT 형태의 디지털 영수증으로 제공됩니다. 소비자는 이를 Coinbase 디지털 지갑에 저장할 수 있습니다. 이는 제품의 소유권을 증명하고, 중고 거래 시 진위 확인에도 활용될 수 있는데요.
소비자가 직접 제품 수선, 리폼, 렌탈, 중고 거래 등 순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파트너 링크에 접근할 수 있어, 제품의 수명을 연장하고 폐기물을 줄이는 데 기여합니다.
3. 기술 파트너와 협력
앞서 말했던 것처럼 노바디스 차일드의 공동 대표는 파바커스(Fabacus)를 운영하고 있기도 한데요. 파버커스의 Xelacore 플랫폼을 통해 제품별 고유 UID 발급, 데이터 추적, 유통 파트너 연동까지 체계화하고 있습니다. 제품별로 100개 이상의 데이터 수집·관리를 통해 공급망의 각 단계를 추적하고, 제품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있죠.
노바디스 차일드는 원자재 상태부터 제조, 유통 단계까지 모든 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했을 작업에, 기술을 갖고있는 자매 회사와 협업으로 선구적으로 DPP를 도입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습니다.

4. 고객과 소통을 위한 새로운 방법
노바디스 차일드는 제품의 전체 수명 주기에 걸친 탄소 배출량을 추적하여, 소비자가 환경 영향을 이해하고 지속가능한 소비를 할 수 있도록 장려합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탄소 발자국 및 제품 수명 주기 정보 제공하는 일이 고객이 원하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분기별 설문조사를 통해 고객이 지속가능성과 투명성 제고에 대해 원하고 있고, 제품 제조 과정에 대한 콘텐츠가 SNS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을 반영했거든요.
노바디스 차일드에게 이런 디지털 기술은 단순히 DPP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눈속임이 아닌 브랜드의 지향점과 소비자의 관심을 충족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국내 브랜드가 DPP를 위해 준비해야 할 4가지
DPP를 단순한 EU 규제 대응으로만 보면, ‘우리 브랜드는 수출 안 하니까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글로벌 유통망은 빠르게 EU 기준을 따라가고 있고, 자사몰이 아닌 다양한 채널에 상품을 유통하는 브랜드일수록 빠르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국내 리테일 브랜드는 지금 어떤 준비를 시작해야 할까요?
첫째, 제품 정보를 정형화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지금도 많은 브랜드는 ERP나 상품관리 시스템에서 가격, 카테고리, 소재 정도의 기본 정보만 관리합니다. 하지만 DPP에서는 원자재의 출처, 가공 방식, 공급처, 인증 내역, 포장재 구성, 재활용 가능 여부 등 수십 가지 정보를 디지털로 제공해야 합니다. 우리 브랜드의 제품 정보가 어떤 수준까지 구조화되어 있는지, 누락되거나 관리되지 않는 항목은 없는지 진단하는 것이 첫 번째 준비입니다.
1. 제품 정보, 얼마나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나요?
우리는 지금 제품의 ‘가격’, ‘옵션’, ‘소재’ 정도만 관리하고 있지는 않나요? DPP에서는 이보다 훨씬 더 세부적인 정보가 필요합니다.
- 재료 공급처
- 생산 과정(워싱/염색/재봉 등)
- 지속 가능성 인증 (예: GRS, OEKO-TEX)
- 탄소 배출량
우선 자사 제품 정보를 구조화하고, 어떤 정보가 누락되어 있는지를 점검하는 것이 첫 단계입니다.
둘째, 소비자에게 정보를 ‘보여주는 방식’까지 고민해야 합니다.
노바디스 차일드는 수십 개의 데이터 포인트를 단순히 나열하지 않습니다. “이 옷은 82% 재활용 폴리에스터로 만들어졌고, 이 지퍼는 재활용이 어려워요. 하지만 수선 가능한 구조입니다.”처럼, 고객이 이해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설계합니다.
국내 브랜드 역시 제품의 수명주기, 수선 가이드, 탄소 발자국, 보관법 등을 브랜드 콘텐츠로 풀어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단순한 환경 정보 공개가 아니라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일부가 됩니다.
셋째, 기술적 파트너십을 고려해야 할 시점입니다.
노바디스 차일드가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데이터 플랫폼 ‘Fabacus’와의 연결이었습니다. 국내 브랜드도 자체적으로 시스템을 만들기보다는, 데이터를 수집·정리·제공하는 데 필요한 솔루션 파트너(예: CDP, PIM, ERP 연동 서비스)와 함께 설계를 시작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입니다. QR 부착, UID 생성, 소비자 노출 방식까지 고려하면, 단일 부서 혹은 브랜드에서 모두 소화하기 힘든 일이라는 걸 느끼실 거예요.
넷째, 규제 대응이 아니라 브랜드 전략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고객은 “이 브랜드가 왜 이런 정보를 보여주는가?“를 생각합니다. 투명성, 책임감, 제품에 대한 애정이 느껴질 때 비로소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생기고요. 노바디스 차일드가 설문조사, 고객 피드백, SNS 캠페인을 통해 브랜드와 소비자가 함께 DPP를 이해하고, 즐길 수 있게 설계했던 것처럼, 국내 브랜드도 브랜드 철학과 소비자 관심사를 연결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필요합니다.
국내 브랜드를 위한 DPP 도입 시사점
“DPP는 규제가 대응이 아닌, 브랜드가 고객과 신뢰를 만드는 새로운 소통방식 입니다.”
DPP는 단지 법적 의무를 충족하기 위한 체크리스트가 아닙니다. 앞서 노바디스 차일드 사례에서 본 것처럼, 제품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뿐 아니라 왜 그렇게 만들었는지, 그 정보를 고객에게 어떻게 전달하는지를 고민해야 하는 새로운 시대가 시작된 것입니다.
국내 리테일 브랜드에게도 DPP가 단순한 ‘규제 대응’이 아닌, 브랜드 신뢰를 쌓고 차별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아티클에서 나왔던 인사이트를 4가지로 정리하며 마무리하겠습니다.
- 데이터 수집 및 관리 체계 구축: 제품의 원자재부터 제조, 유통,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의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 소비자와의 투명한 소통 강화: DPP를 통해 소비자에게 제품의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함으로써,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 순환 경제 참여 확대: 제품 수선, 리폼, 중고 거래 등 순환 서비스를 연계하여, 지속가능한 소비 문화를 조성할 수 있습니다.
- 기술 파트너십 고려: 데이터 수집 및 관리, DPP 구현을 위해 전문 기술 파트너와의 협력이 중요합니다.
국내 브랜드의 DPP 대응과 도입에 대해 더 궁금하신가요? 이 링크를 통해 버클 홈페이지에 방문해 보세요. 만약 더욱 빠르게 DPP에 대응하고 싶다면, 최고의 팀이 도와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