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스의 영감노트

요즘 것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는 '날 것'이 있다

브루스

2025.04.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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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콘텐츠에 ‘좋아’해줘서 고마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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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장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예능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대환장 기안장'이다. 이 프로그램은 공개 직후 넷플릭스 글로벌 비영어권 시리즈 Top 10에 오르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대환장 기안장’의 핵심은 기안84의 상상력으로 기획한 숙소에 있다. 숙소는 바다 위 배 위에 지어졌고, 입구는 클라이밍으로, 식당은 봉을 타고 출입해야 한다. 기안만이 상상할 수 있는 구조가 실제 공간에 구현된 것이다. 이 기획은 단순한 배경을 넘어서 서사 전개의 중심이 된다. 진과 지예은, 그리고 투숙객들은 기안장이 만든 공간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마주하고, 이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주요 서사로 작동한다.

 

 

 

 

 

기안장처럼 예측 불가능한 콘텐츠로 인기를 끌고 있는 유튜브 채널도 있다. 바로 ‘추성훈’ 채널이다. 이 채널은 첫 영상이 업로드된 지 5개월 만에 구독자 160만 명을 돌파하며 화제를 모았다. 추성훈의 유튜브는 기존 연예인 유튜브와는 결이 다르다. 청소하지 않은 집을 아내 허락 없이 공개하고, 동네를 배회하며 편의점에서 간식을 사먹는 등 일상 속 날것의 모습을 그대로 담는다. 연출보다 성격이 콘텐츠를 끌고 가는 형태다.

 

이 두 콘텐츠의 공통점은 바로 ‘예측 불가능성’이다. 뇌과학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뇌가 가장 많은 도파민을 분비하는 순간은 예측할 수 없는 자극이 주어졌을 때라고 한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알고리즘 기반 플랫폼에서는 사용자가 미처 예측하지 못한 콘텐츠가 피드에 노출되고, 이는 반복적인 도파민 분비를 유도한다.

 

이런 플랫폼 환경에 익숙해진 소비자는 더 자극적인 콘텐츠를 원하게 된다. 연출된 콘텐츠는 이제 시시하게 느껴지고, 기안이나 추성훈처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유발하는 캐릭터는 더 큰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이들은 설정된 상황이 아닌, 본인의 성격에서 비롯된 장면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진짜 같고 공감이 간다.

 

 


 

그렇다면 기안이나 추성훈처럼 독특한 캐릭터가 없는 평범한 콘텐츠 기획자는 어떻게 예측 불가능성을 만들 수 있을까? 답은 ‘기획’이다. 엄밀히 말하면, 추성훈과 기안84는 같은 방식의 예측 불가능성을 보여주지 않는다. 추성훈은 설정 없이 본인의 본능과 입담을 드러내는 방식이라면, 기안장은 치밀하게 설계된 공간과 세계관 안에서 예측 불가능한 순간을 연출한다.

 

우리의 콘텐츠 기획도 마찬가지다. 날것의 캐릭터가 없다면, 예측이 어려운 상황과 맥락을 설계하면 된다. “내가 저 상황에 있었다면?”, “저 공간에 있으면 어떤 감정이 들까?”라는 감정적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기획을 시작하면, 충분히 좋은 서사가 나온다.

 

 

좋은 기획은 결국 맥락을 설계하고, 그 맥락에서의 감정을 공감하는 것이다. 예측 불가능한 기획도 소비자들이 어떤 맥락에서 콘텐츠를 받아들이고, 어떤 감정을 느낄지를 고민한다면, 당신도 기안장 못지않은 기획을 만들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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