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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으로 먹고 산다는 것

THINK TANK 최창규

2018.08.15 00:15 조회수 1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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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으로 먹고 산다는 것

취향으로 먹고사는 일이 가능한 날을 꿈꾸며

 

 

먹고사는 행위는 결코 우아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보다는 남들이 좋아하고 해야만 하는 일들로 가득하다 보니 늘 피곤하고 고통스럽습니다. 이상하게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은 항상 대중성과는 거리가 멀거나 돈이 되지 않다 보니 개인의 취향을 내 직장과 직업에서 녹여내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시장의 논리’에 의해 맞추지 않으면 그야말로 ‘굶어 죽기’ 딱이니까.     


한 개인의 취향은 대부분 사춘기에 형성되는 것 같습니다. 사춘기 시절 나의 관심사, 경험, 환경에 따라 제각각인데 이것이 자양분이 되어 한 사람의 성격과 가치관, 취향을 결정짓는 것 같습니다. 물론 살면서 조금씩 변화하기도 하지만 이때 형성된 기본적인 취향의 속성은 잘 변하지 않습니다. 이런 취향과 성향이 때로는 직업 선택으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주로 예체능 분야 친구들이 그렇고 대부분은 현실에 맞춰 '직업'이 아닌 '직장'을 택하게 됩니다.


 


먹고 사니즘으로 인해 제 취향을 감추며 살았습니다. (사진 출처 : 나무위키)

 

 

제가 가진 취향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다지 흥미로워 보이진 않습니다. 장르 문학을 즐겨 읽고, 고전 영화를 즐겨 보고, 흑인 음악을 즐겨 듣고. 이런 종류의 취향은 대중적이고 유행을 따르는 면보다는 마니아틱하고 아주 세분된 성격이 강합니다. 이런 취향이 반영된 첫 직업은 작가, 콘텐츠 기획자였지만 시장과 고객, 타겟팅의 논리로 철저하게 취향을 거세당해야 했습니다. 돈이 되는 취향과 시장에 어쩔 수 없이 자신을 맞추고 저의 취향은 철저하게 감춰야만 했습니다. 이곳에서 저의 취향을 드러내는 순간 '아티스트'라는 낙인과 함께 맥락을 모르는 무능한 사람으로 취급하기 일수였기 때문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저의 메인 밥벌이는 시장과 유행, 대중성을 빠르게 캐치해야 하는 콘텐츠, 마케팅 분야입니다. 개인의 독특한 취향보다는 대중적이고 트렌디함이 요구되는 분야이자 콘텐츠의 수준에 상관없이 오직 정량적 지표만으로 평가받는 냉정하고 이분법적인 시장이기도 합니다. 오랜 시간 취향을 감춘 채 통계, 트렌드, 대중성을 분석해가며 시장에 맞추다 보니 피로감과 스트레스, 자괴감은 날로 커져만 갔습니다. ‘내 취향은 결코 환영받을 수 없나?’ ‘내 취향으로는 도저히 생계를 영위하기 어렵나?‘. 그렇다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내 취향을 드러내기 위해 노선을 바꾸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습니다.   
 
이런 자괴감이 약간의 희망으로 바뀌게 만든 건 다름 아닌 유튜브였습니다. 유튜브를 통해 수없이 생산되는 다양한 콘텐츠들을 보며 나보다 훨씬 독특하고 다양한 취향들이 존재함을 느꼈습니다. 물론 유튜브 내에서도 주류 정서와 소재, 포맷들이 일정 부분 존재합니다만, 기존 콘텐츠 시장과 비교하면 소재의 종류나 자유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결과가 어찌 됐든 취향의 커밍아웃을 마음껏 할 수 있고, 많은 지지를 받는다면 플랫폼에 의해 돈까지 벌 수 있는 점에서 아주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즉 취향으로 돈을 벌고 먹고살 가능성이 열렸다는 것이지요.



취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노골적으로 광고합니다..... 
친구들과 함께하는 휴대용 음향기기 리뷰 콘텐츠, 포터블 웨이브


제가 가진 취향과 경험으로 풀어낼 수 있는 콘텐츠의 종류는 대부분 규모와 제작 면에서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생업을 병행하면서 내 취향을 발현할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작년 이맘때 취향이 맞는 동네 친구들과 모여 ‘취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일을 벌이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포터블 웨이브>라는 휴대용 음향기기 리뷰 콘텐츠이자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습니다. 셋 다 어릴 때부터 흑인음악, 영화, 애니메이션이라는 공통분모가 있고, 각 분야에 딥한 취향과 지식이 있었고, 휴대용 음향 기기 (Portable Audio) 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시기였습니다. 휴대용 음향기기 역시 상당히 마니아적이고 폐쇄적인 시장이지만 마침 국내 유수 대기업들이 유럽 유명 음향기기 제조사들을 인수하면서 시장성 면에서도 매력이 있어 보였습니다. 소재 자체가 어렵다 보니 이를 재미있게 풀어내는 콘텐츠들도 많지 않았고요.

약 6개월의 기획과 회의를 거쳐 올 해가 되어서야 비로소 첫 콘텐츠를 발행하게 되었습니다. 각자 생업을 병행하고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다 보니 아직까지 5편의 영상밖에 만들지 못했습니다. (한 달에 한편 꼴이 되겠군요.) 하지만 적은 콘텐츠 수와 마니아틱한 소재에도 불구하고 휴대용 음향기기 애호가 분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으며 조금씩 성장해가고 있습니다. 휴대용 음향기기 관련 커뮤니티에 저희 콘텐츠가 소개되거나 공유되기도 하고, 댓글을 통해 많은 응원과 감사한 피드백도 받고 있습니다. 물론 늘 좋은 의견만 있지는 않습니다. 이런 소재가 인기가 있겠느냐, 요즘 누가 이런 포맷으로 유튜브 영상을 만드느냐, 지루하고 재미없는 것만 골라서 한다는 비아냥도 종종 듣습니다.

유튜브를 하면서 주변의 반응과 결과가 어찌 됐든 제 취향을 어떤 식으로든 드러내고, 취향을 생업의 방향으로 모색해볼 수 있다는 것 자체에 행복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애초에 제 취향이 다수보다는 소수를 지향하고, 유행보다는 개성을 중시하는 성격이다 보니 제 콘텐츠에서만큼은 많은 사람들을 만족시켜야겠다는 생각은 진작에 접어 두었습니다. 다만 우리 것을 좋아하고, 좋아해 줄 법한 사람들에게 ‘볼 만한’ 가치를 선사하는데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른 유튜버들에 비해 콘텐츠 1편을 준비하는 시간과 노력이 몇 배로 들고 있지만 이 또한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 믿습니다. (사실 당장 돈이 되지 않는 일이다보니 생업과 병행해서 하는 것이 많이 벅차기도 합니다.)     



제 취향이 널리 알려지고, 존중받고, 먹고사는 것까지 가능하려면 많은 시간과 과정이 필요하겠습니다만.
좋아하는 것을 만들며 느끼는 지금의 이 행복감을 오래오래 유지하며 꾸준히 해보려 합니다. 
언젠가는 취향으로 먹고사는 일이 가능한 날을 꿈꾸며

ps 
기승전홍보가 되어 버렸지만, <포터블 웨이브> 유튜브, 페이스북 구독 부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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