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하니의 푸른 산호초는 왜 떴을까?
맥락을 이해해야 대중을 사로잡는다
최근 뉴진스의 일본 팬미팅에서 하니가 부른 ‘푸른 산호초‘가 한국과 일본에서 큰 화제가 됐다.
두아 리파나 에미넴 같은 월드 스타가 와도 떼창이나 환호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일본팬들이 하니의 무대에는 소리를 지르며 크게 환호했다. ‘푸른 산호초’ 무대는 일본 팬들 사이에서 계속 회자됐고, 결국 하니가 일본 음악방송에 출연해 이 무대를 재연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하니의 푸른 산호초 무대가 이렇게 화제가 된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푸른 산호초라는 곡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푸른 산호초는 일본의 80년대를 대표하는 아이돌 중 하나인 마츠다 세이코의 대표곡이다. 80년대는 일본 경제가 최고점에 이르러 일본 문화의 붐이 일어나는 시기였고, 마츠다 세이코는 이 시기에 데뷔해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사람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하니가 일본에서 ‘푸른 산호초’를 부른 것은 한국에 진출한 일본 가수가 콘서트에서 강수지의 ‘보랏빛 향기’를 부른 것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한다. 2000년대 버전으로 해석하면 아이유의 '좋은 날' 정도가 비슷한 느낌의 곡이라고 한다.
하니의 ‘푸른 산호초’가 일본의 팬심을 사로잡은 것은 단순하게 보면 일본 국민 가수의 노래를 싱크로율 높게 커버해서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진짜 성공 비결은 치밀한 기획에 있다.
기성세대에 익숙한 것을 비틀어 요즘 세대에게 신선하게 보이는 게 만드는 것은 뉴진스가 가장 잘하는 방법이다. 뉴진스의 곡들은 1970-80년대 유행했던 음악을 현재의 느낌으로 변주를 주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Hype Boy'부터 'ETA' 'Super Shy' 그리고 최근의 'How sweet'까지 뉴진스는 과거와 현재를 믹스해 대중의 마음을 사로 잡아 왔다.
뉴진스는 일본 팬 미팅에서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섞었다. 바로 일본 대중들의 향수다. 일본 대중문화의 황금기는 경제적으로 풍성했던 1980년대였다. 그 시대를 살았던 일본인이나 그 시대를 교육으로 배운 젊은 세대 모두 잃어버린 10년으로 표현되는 경제 침체기를 살아오며 70-80년대 문화을 동경하고 있다.
하니의 '푸른 산호초'나 혜인의 ‘Plastic Love’는 일본의 문화의 황금기를 대표하는 곡이다. 혜인의 'Plastic Love'는 무대에서 혜인 만의 스타일로 소화했지만, 하니의 무대는 마츠다 세이코의 무대를 최대한 원곡과 비슷하게 표현했다. 하니 본인도 팬들과의 소통 영상을 통해 원곡 무대 영상을 보면서 제스처까지 비슷하게 연습했다고 말했다. 무대 의상 역시 원곡 가수와 비슷한 분위기의 착장으로 원곡의 분위기를 담았다. 아티스트의 개인의 해석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하니의 국적이나 나이를 고려해 보면 무대의 연출은 일본 대중들을 공략하기 위한 공연 기획자의 의도가 들어간 무대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노골적으로 일본 대중을 노린 연출과 일본의 국민 가수의 곡을 비슷하게 오마주 한 것이라 친일 논란 등이 발생할 수도 있었지만, 호주와 베트남 혼혈인 하니가 가창하게 함으로 유연하게 논란을 피해 일본 무대뿐 아니라 한국 대중들에게 까지 큰 인상을 남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