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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말랑~말랑~ 사랑하는 누군가가 떠오르는 그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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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커샛, '보트 파티' 

 

봄기운처럼 생동하는 색채의 향연이 대지를 눈부시게 물들인다. 새로 태어난 자연의 털끝 하나하나가 봄바람에 소리 없이 흔들린다. 봄은 꿈을 꾸는 시간이다. 한 원로 작가는 말했다. “예술이란 나누는 것이다.” 살면서 깨달은 것, 아름다운 것, 즐거운 것, 행복한 것, 그 모든 순간을 나누는 것이다. 그래서 화가는 봄을 그린다. 약동하는 삶의 풍경을 사랑하는 존재에게 선물하기 위해. 함께해서 더 기쁜 여섯 점의 명작으로 봄나들이를 떠나보자.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하는 일상 

인상파의 대표적 여성 화가 메리 커샛Mary Cassatt, 1844~1926은 근대의 일상생활을 밝은 빛, 생생한 색, 신선한 시각으로 표현했다. 커샛의 작품 대부분은 인물 그림이다. 그 자신은 평생 독신으로 살았지만, 아이를 보살피는 엄마, 어린이를 돌보는 유모, 오후에 휴식을 취하는 여성을 다수그렸다.

 

커샛이 그린 장면은 당시 부르주아 계층 여성의 사적생활을 반영하고 있는데, 이는 남성 화가들이 가정 밖에서의 공적 생활을 그린 것과 완전히 대조적이다. 다양한 노동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 커샛은 여성의 참정권 운동에 적극 참여하기도 했다. 커샛의 ‘보트 파티’는 따뜻한 햇빛 아래에서 보트 놀이를 즐기는 엄마와 아들의 한때를 포착했다. 하지만 커샛의 모자상은 결코 평온한 표정만을 드러내지는 않는다. 육아라는 중노동에 전념하는 엄마와 칭얼거리다 지쳐 인상을 잔뜩 찌푸린 아이의 모습이 선명하다. 커샛은 오늘날과 다른 사회적 배경 속에서 여성에게 할당된 비근한 주제를 취하면서도 전통적 관점에 머무르지 않았다. 근대를 살아가는 여성의 삶을 주제로 선택하면서 특유의 해석으로 새로운 여성성을 멋지게 구축해냈다. 커샛의 그림에서는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붓을 꺾지 않고 화가의 길을 꿋꿋이 걸어온 강력한 의지를 느낄 수 있다.

 

인상파 화가들은 대체로 부유한 환경에서 성장해 화려하고 우아한 파리 생활, 환락의 도시 풍물을 많이 그렸다. 반면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Pierre Auguste Renoir, 1841~1919는 고귀한 상류층보다 소박한 시골 여인들을 주로 그렸다. 이는 화가의 성장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르누아르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도자기 공방에 들어가 그림 그리는 일을 시작했다. 그 덕분에 데생의 기본을 익히고, 20세 때 정식으로 화가의 꿈을 안고 화실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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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두 자매(테라스에서)’ 

 

 

‘색채의 마술사’라 불리는 르누아르는 주로 밝은색과 부드러운 붓놀림으로 인물화를 즐겨 그렸다. 미술 평론가 리오넬로 벤투리는 르누아르의 그림 세계를 “땅 위에 있는 모든 사물에 골고루 분배되는 빛의 친밀한 애무”라고 평가했다. 르누아르는 인물의 표정과 자유로운 동작에 관심을 두고 사람의 모습을 마치 색채의 유희를 펼치듯 바다와 하늘의 변화처럼 그려냈다. ‘두 자매(테라스에서)’에서 볼 수 있듯 르누아르는 언제나 사람들의 고운 얼굴에서 행복감을 찾았다. 그는 특히 붉은색과 갈색을 자주 사용했는데, 그래서 르누아르의 화면은 봄날처럼 더없이 따스한 느낌을 자아낸다. 

 

 

 

반려동물, 환상의 짝꿍 

동물 그림의 대가 브리턴 리비에르Briton Rivière, 1840~1920는 생애 초기에 동물이 등장하는 작품을 많이 남겼다. 1876년에는 런던 동물원과 가까운 지역으로 스튜디오를 이전해 자유롭게 동물을 관찰했다. 심지어 자신의 스튜디오를 가축이 들어올 수 있는 공간으로 개조하고, 보다 심도 있게 동물을 관찰하기도 했다. 물론 그 이전 시대에도 동물을 피사체로 한 그림이 많았지만, 리비에르가 활동한 빅토리아시대에 접어들어서야 인간과 동물의 관계가 집중적으로 다뤄지기 시작했다.

 

리비에르는 동물 그림에 관해 이런 말을 남겼다. “동물을 그리는 최고의 방법은 동물에 대한 연구와 지식을 꾸준히 축적하는 일밖에 없다. 내 스튜디오에는 암사자가 있다. 나는 종종 동물원의 해부실에서 다양한 일을 맡기도 했다.” 리비에르는 단순히 동물의 외형을 묘사할 뿐만 아니라 그림 속 서사의 감정적 측면에 더욱 집중했다.

 

그의 많은 그림 중에서도 특히 ‘공감’은 수백 년을 뛰어넘어 꾸준히 사랑받는 명작이다. 턱을 괴고 생각에 잠긴 소녀와 그를 위로하듯 한껏 몸을 기댄 하얀 강아지. 종을 뛰어넘는 두 존재의 친밀한 관계가 사랑스러운 정경을 연출하며 따스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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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턴 리비에르, ‘공감’ 

 

 

귀스타브 카유보트Gustave Caillebotte, 1848~1894는 부유한 집안 출신의 화가이자 인상파 미술의 후원자다. 보수적인 아버지 밑에서 성장해 전통적인 회화 교육을 받았지만, 제1회 인상파 전시가 개최되던 해에 아버지가 사망하면서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았다. 아버지의 속박에서 벗어난 카유보트는 그 전까지 계속해온 살롱 출품을 그만두고 인상파 전시에 전력투구했다.

 

그는 유복한 환경 덕분에 작품을 판매할 필요도 없이 독자적인 화풍을 확립할 수 있었다. 인상파의 전시 개최를 지원하고, 전시장 비용이나 액자 제작, 홍보비 등을 물심양면으로 제공했다. 나아가 화가 친구들의 작품을 비싸게 구입해 활동을 지지하면서 오늘날에는 인상파 후원자로 더 널리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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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스타브 카유보트, ‘프티 주네빌리에의 리샤르 갈로와 그의 개’ 

 

 

‘프티 주네빌리에의 리샤르 갈로와 그의 개’는 인상파 화풍으로 그린 초상화로 유명하다. 프랑스 은행가의 아들이자 카유보트의 절친인 리샤르 갈로는 1878년부터 카유보트의 여러 작품에 등장해왔다. 그중 이 작품은 카유보트가 친구를 그린 마지막 초상화로, 갈로가 반려견 딕과 센강을 산책하는 장면을 묘사했다.

 

꼿꼿한 자세로 신사의 품격을 드러내는 갈로와 우아한 걸음걸이로 선두에 선 딕. 환상의 짝꿍인 이 듀오의 모습 뒤로 프랑스의 밝은 건물과 일렁이는 센강 수면이 평화롭게 펼쳐진다.

 

 

 

새로운 미래, 새로운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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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클라우센, ‘틸티로 가는 길’ 

 

 

조지 클라우센George Clausen, 1852~1944은 목가적인 시골 풍경을 묘사한 작품으로 유명하다. 낭만주의와 인상주의가 교차하는 그의 작품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의 영국 생활을 투명하게 보여준다. 특히 클라우센은 빠른 붓 터치로 빛과 그림자를 묘사하면서 특유의 화풍을 발전시켜나갔다.

 

이름 모를 숲속에서 두 사람이 틸티라는 영국의 한 마을로 활기차게 걸어가는 장면을 묘사한 ‘틸티로 가는 길’은 우측에서 좌측으로 이어지는 길의 구도가 관람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 위로는 거대한 나뭇가지가 음산하게 휘어져 금세라도 두 사람을 덮칠 것만 같다. 하지만 하늘에서 쏟아지는 햇볕은 그 어떤 시련이 닥쳐도 두 사람이 서로를 버팀목 삼아 앞으로 나아가리란 희망을 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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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메릿 체이스, ‘마실’ 

 

 

윌리엄 메릿 체이스William Merritt Chase, 1849~1916는 전통 회화 양식과 현대적 미감을 섞어 도시 풍경, 실내 인테리어, 초상화, 정물화 등을 그린 다재다능한 예술가다. 그는 두 가지 측면에서 프랑스 인상주의를 미국에 소개한 선구자 역할을 했다. 첫 번째는 미국의 풍경을 인상주의 화풍으로 그렸고, 두 번째는 마네의 그림을 뉴욕 갤러리에 전시하는 데 앞장섰다.

 

체이스는 주로 1890년대 상류층의 삶을 포착했는데, ‘마실’은 체이스의 여름 별장을 배경으로 그린 작품이다. 다양한 그림이 걸려 있는 벽과 금테로 장식한 거울, 세련된 옷차림의 두 여성이 눈에 띈다. 병아리색 드레스를 입은 오른쪽 여인은 체이스의 아내이며, 모자와 양산을 든 왼쪽 여인은 별장에 방문한 손님이다.

 

빛 표현, 빠른 붓질, 일상적 주제는 모두 인상주의 화풍을 연상시키지만, 체이스는 곳곳에 추상적인 붓질을 가미해 독자적 스타일을 완성했다. 이 그림에서는 특히 아내 뒤에 걸려 있는 거울이 인상적이다. 거울은 또 다른 공간으로 이어지는 열린 장치로, 현실 너머 이상향을 드러내는 모티브다. 다시 말해 새로운 미래, 새로운 꿈, 새로운 봄이다.

 

 

글. 이현(<아트인컬처> 부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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