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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잡지 뽀빠이가 패션만 이야기하지 않는 이유

2023.11.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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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에서 답할 질문

1 ‘뽀빠이’는 왜 시티보이만을 위한 잡지가 되었을까?
2 패션 잡지 ‘뽀빠이’는 왜 시티보이에게 삶을 제안할까?

 

 

 

안녕하세요, 주넌입니다. 요즘 저는 저만의 기획법을 계속해서 다듬고 있습니다. 몇 달 전, 좁고 깊은 핵심 고객의 삶과 브랜드를 페어링해야 한다는 ‘핵심 고객 중심 주의’에 관한 글을 적었죠.

 

이번 글은 ‘핵심 고객 중심 주의’보다 조금 더 방법론적인 성격에 가까운 ‘핵심 고객 연결 주의’를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이는 일본의 패션 잡지 ‘뽀빠이’와 매우 닮아 있습니다. 좁은 타깃 독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과 패션뿐 아니라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녔죠.

 

오늘은 ‘뽀빠이’의 잡지 편집법을 토대로 ‘핵심 고객 연결 주의’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 도시 소년만을 위한 잡지, ‘뽀빠이’

‘뽀빠이’는 왜 시티보이만을 위한 잡지가 되었을까?

 

 

 Popeye magazine - episode 1 (이미지 출처 : Vanitas)

 

 

일본의 패션 잡지 ‘뽀빠이’는 1976년에 처음으로 발행되었습니다. 일본 잡지 협회에 따르면, 2023년 3분기 기준 ‘뽀빠이’는 7만 5000 여부를 발행하였으며, 남성 패션 잡지 중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일본의 대표 패션 잡지로 자리매김하고 있죠

 

‘뽀빠이’는 헤이본 출판사(현 매거진 하우스)에서 ‘이시카와 지로’의 기획으로 젊은 도시 남자만을 위한 정보 잡지로 출발하였습니다. 지금은 특정 독자만을 타깃으로 한 잡지가 많이 제작되지만, 당시 일본에서는 대중이 아닌 소수 타깃을 향한 첫 잡지였습니다

 

연인과의 데이트 코스, 레코드, 만화, 자동차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지만, 이 주제는 모두 한 집단을 향합니다. 즐거운 도시 생활을 꿈꾸는 남자들, ‘시티보이’들이죠.

 

‘뽀빠이’는 아메리칸 캐주얼을 기반으로 패션 스타일과 제품을 소개하는 패션 잡지입니다. 하지만 패션 이외의 주제를 다루는 것으로 주목을 받았죠. 패션부터 음식, 여행, 가구까지 라이프스타일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 중 하나를 매 호에 담아 발행합니다. ‘뽀빠이’는 패션을 중심으로 삶 전반을 이야기하는 잡지입니다.

 

 

 

MAGAZINE FOR CITY BOY

 

 

이미지 출처 : Popeye magazine

 

 

‘뽀빠이’의 타깃 독자는 좁습니다. 창간 당시, 남성들은 패션이나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꾸리는 데 관심이 없다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예외는 존재하죠. ‘뽀빠이’는 남성 중 자신만의 스타일과 취향을 쌓는 예외들을 위한 잡지입니다.

 

‘뽀빠이’는 자신들의 타깃 독자에 이름을 붙입니다. ‘시티보이’. 사립대학교 학생이며, 취미 수준에서 스포츠를 즐기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 젊은 도시 남성. 유행에 민감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패션 스타일을 잘 알며, 즐겁고 행복한 도시 생활을 꿈꾸는 남성입니다. 더 많은 특징이 존재하겠지만, 이 정도로도 꽤나 생생하게 시티보이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뽀빠이’는 시티보이가 흥미 있을 만한 이야기를 편집해 잡지를 발행했습니다. 이들은 대중 잡지 시대에 라이프스타일을 중심으로 타깃팅을 시도하며 타깃 잡지 시대를 열었습니다.

 

‘뽀빠이’의 타깃은 라이프스타일, 가치관, 취향을 기반으로 정교하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은 더 이상 성별, 나이, 직업으로 모이지 않습니다. 

 

밤 중에 한강에 모인 러닝 크루에는 30대의 직장인 여성도, 20대의 남자 대학생도 모두 같은 시간을 향유하고 있죠. 라이프스타일 중심으로 타깃 집단이 형성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라이프스타일 기반의 타깃팅은 현시대에 더 중요합니다.

 

표지에 항상 적혀있는 ‘뽀빠이’의 부제는 ‘Magzine For Citiboy’입니다. ‘시티보이’를 위한 잡지라고 못을 박았습니다. ‘뽀빠이’는 시티보이를 대표하는 잡지가 되었죠. 심지어 '뽀빠이’는 화보에서 ‘시티보이’ 무드를 표현하기 위한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마치 서브컬처 무드를 내기 위해 스케이트보드를 아이템으로 사용하는 것처럼 말이죠.

 

 

이미지 출처 : Popeye magazine

 

 

모두를 만족시키려 하면 매출을 내기 어렵고, 지속하기는 더 힘듭니다. ‘우리는 누구에게 닿고 싶은가?’, ‘그런 사람들은 어떤 모습인가?’에 대한 고민이 중요하고, 앞으로는 더 그럴 거라고 생각합니다
_ 빔즈의 부사장 엔도 케이시 (출처 : 온큐레이션)

 

 

브랜드는 어떤 고객과 연결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좁은 핵심 고객을 찾아야 하죠. '뽀빠이'의 전 편집장 ‘이시카와 지로’는 '많은 독자보다 적지만 분명한 성향의 독자를 지닌 잡지들만 살아남았잖아요'라고 말했습니다. 

 

1976년부터 지금까지 살아남은 ‘뽀빠이’와 ‘시티보이’의 관계가 이를 증명했듯이, 브랜드도 결국 분명한 핵심 고객을 지닌 브랜드가 오래 살아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브랜드는 핵심 고객의 삶과 정체성을 대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브랜드가 이들의 삶과 연결될 수 있다면 브랜드는 자연스럽게 퍼져나갑니다. 이제 사람들이 믿는 것은 익명의 리뷰나 광고 메시지가 아닌 핵심 고객의 삶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브랜드이기 때문입니다. 

 

 

 

 

| 시티보이의 삶을 공부하는 ‘뽀빠이’

패션 잡지 ‘뽀빠이’는 왜 시티보이에게 삶을 제안할까?

 

‘뽀빠이’는 그 시기에 ‘시티보이’가 관심 있는 이야깃거리를 찾고 해당 내용을 편집하여 매 호에 담습니다. ‘시티보이’들의 물음표를 찾아 답하는 방식이죠.

 

 

 

시티보이의 물음표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