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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당근이라 불러다오
'당근마켓'이 이름에서 '마켓'을 떼어내고 '당근'으로 새롭게 거듭난다고 합니다. 당근 공식 블로그에 공개된 글에 따르면, 이제 마켓을 넘어 '당신 근처'의 지역
생활 커뮤니티로 본격적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다고 하는데요. 이러한 당근의 새로운 비전은 함께 공개된 브랜드 공식 소개 영상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영상에서는 아르바이트 구직, 부동산과 중고차 직거래 등이 강조되어 있는데요. 결국 당근은 중고거래가 아닌 다양한 생활 밀착 서비스 기업으로 자리 잡길 원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와 같은 방향성은 서비스 출시 초기부터 여러 번 강조되었던 포인트이긴 합니다. 다만 시점이 중요한데요. 올해 들어 그 언제보다 수익성 개선 압박이 심해지면서, 당근은 본업이라 할 수 있는 중고거래에서 돈을 벌고 있지 않다는 점을 계속 지적받아 왔습니다. 하지만 당근은 처음부터 지켜왔던, '중고거래로 수익 모델을 만들지 않겠다'는 고집을 꺾지 않았고요. 오히려 역으로 당근이라는 기업의 정체성을 완전히 바꾸고, 돈은 다른 데서 벌겠다는 걸 완전히 공식적으로 선언한 겁니다.
중고거래로는 결국 길을 못 찾았습니다
사실 중고거래 및 리셀 플랫폼들은 작년과 올해 연이어 수수료를 올리며 적극적인 수익 개선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크림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무려 7번이나 수수료를 인상했고요. 번개장터의 경우 작년부터 전문 판매업자에게 추가 수수료와 월 이용료를 수취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일단 무료나 이에 준하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이용자들을 모은 후, 어느
정도 시기가 지나면 적당한 과금 모델을 붙여 수익화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플랫폼의 전략입니다. 하지만 당근은 이러한 일반적인 길을 택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이로 인해 오랜 기간 적자를 감수해야 했고요. 그렇기에
올해 초에 저 역시 이럴 거면 차라리 당근이 중고거래 유료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관점으로 글을 쓰기도 했었습니다. 쉬운 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고집을 부리는 것처럼 보였었거든요.
하지만 어쩌면 당근은 중고거래 기반의 수익 모델 구축을 안 한 것이 아니라 못한 걸지도 모릅니다. 잘 아시다시피 당근에서의 중고거래는 다른 플랫폼들과는 큰 차이가 존재합니다. 비대면보다는
대면 거래 중심이라는 점인데요. 그렇기에 현금이나 계좌이체 등으로 결제하는 경우가 많아서, 수수료를 부과하기 어려웠습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당근배송이나
당근페이 같은 신사업을 시도하였지만, 반응은 미적지근했고요. 최근에는
아예 중고거래 이용자 대상 광고 사업을 테스트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도 했습니다. 근데 이도 그리 신통치 않았나 봅니다. 이번에 아예 이름까지 바꾸면서, 중고거래가 아닌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선 걸 보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