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공간 트렌드 뉴스레터 ‘팝콘(POPCON)’에서 발송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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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엄청난 폭우가 몰아치는 와중에도 강남역 앞에 긴 줄이 세워졌어요. ‘이곳’의 오픈 소식이 전해지자 오전에만 무려 700명의 사람이 몰려들었고 ‘이곳’을 들어가려면 6시간 웨이팅은 기본인데다 ‘이곳’의 제품은 오픈 일주일 만에 1만 5,000개가 팔려나가기도 했으며 심지어는 ‘이곳’의 제품은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프리미엄이 붙여 판매까지 됐을 정도래요.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 브랜드, 어딘지 감 잡으셨나요?

네, 맞아요! 한화갤러리아와 손잡고 한국에 상륙한 미국 3대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랍니다!
요즘 버거 업계가 심상치 않아요. 국내 프리미엄 버거 시대의 시작을 알린 쉐이크쉑이 여전한 인기를 자랑하는 건 물론이고, 슈퍼두퍼, 파이브가이즈 등 해외 인기 버거 브랜드의 한국 진출도 계속되며 사람들을 줄 세우고 있죠. 이런 현상은 굵직한 브랜드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에요. 거리를 돌아다녀 봐도 부쩍 늘어난 수제버거 브랜드가 눈에 띄잖아요. 대체 이런 버거 리테일에는 어떤 매력이 있길래 사람들이 몰리는 걸까요? 궁금해진 팝콘, 버거 열풍에 관한 사람들의 진짜 속마음을 알아보고자 구독자에게 물었습니다!
“여러분! 버거 왜 드세요?”
팝콘이 던진 이 질문에 102명이나 되는 구독자님들이 응답해 주셨어요~🫶 팝콘과 102명의 구독자 함께 한 이번 호, 버거 열풍의 민낯부터 찐버거 맛집까지 골고루 튀겨왔으니 오늘도 끝까지 집중해주세요!🍟

버거 리테일이 많이 보이기도 하고, 버거 열풍과 관련된 기사가 쏟아져 나오기도 하는데, 과연 이런 현상만 가지고 버거가 열풍이라 말할 수 있을지 궁금하더라고요. 그 답을 찾고자 몇 가지 데이터를 살펴봤어요.
👀데이터 1. 버거 시장 규모 = 증가
지난 2014년부터 국내 버거 시장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요. 특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소비가 급감했지만 이후 보복 소비가 활발해진 2020년을 기점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거뒀는데요.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올해 버거 시장 규모는 작년보다도 더 성장해 약 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대요. (⊙o⊙)
👀데이터 2. 버거 키워드 검색량 = 증가
커지는 시장 규모만큼이나 버거 관련 키워드 검색량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어요. 네이버 데이터랩에서 ‘햄버거’, ‘프리미엄 버거’, ‘수제버거’ 등 버거와 관련된 키워드 검색량을 살펴보니 이전까지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던 검색량이 2020년을 기점으로 확연히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더라고요.
👀데이터 3. 버거 소비 경험 = 있음
팝콘 구독자에게 ‘대형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이외의 버거를 먹어 본 적이 있나요?’ 라고 물어본 결과도 이런 트렌드와 비슷하게 조사되고 있는데, 응답자의 96.1%가 ‘먹어 봤다’는 답을 주셨거든요. 시장 규모도, 온라인 검색량도, 실제 소비자 경험까지도, 모든 데이터가 버거 유행이 맞다고 말해주는 것 같긴 한데요. 데이터 속 이면을 조금 더 자세히 뜯어보기 위해 서로 다른 견해를 지닌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봤어요👂
🙆♂️버거, 열풍이 맞아! 20대 남성, 일주일에 1회 이상 버거 먹는 '버거 해비유저'
요즘 버거도 미식의 일종으로 생각하는 친구가 많아요. 간단하게 한 끼 때우려고 버거를 먹는 게 아니라 정말 그 음식 자체를 즐기고 싶어서 굳이 프리미엄 버거집을 찾아가는 거죠. 또 최근에는 버거 브랜드가 다양해지면서 선택지가 넓어져 새로운 맛과 문화를 찾아가는 게 재밌는 문화처럼 자리 잡고 있기도 하고요!
🙅♀️버거, 열풍이 아니야! 익명의 팝콘 구독자
지금 이 현상은 버거 자체의 유행이 아니라 특정 브랜드의 열풍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맥도날드, 롯데리아처럼 우리나라에 오랫동안 자리 잡은 버거 브랜드만 봐서는 버거가 열풍이라는 말에 공감되지 않잖아요? 해외 브랜드가 론칭하면 반짝 빛났다가 이후 금방 사그라드는데 이를 버거 열풍이라고 뭉뚱그려 표현하긴 어렵죠.
분명 현 상황을 버거 업계 전반의 열풍이라고 부르기엔 살짝 어려운 측면이 있긴 해요. 하지만 특정 브랜드에서 파생된 버거에 관한 관심이 여러 형태로 리테일 업계에 영향을 주고 있는 건 분명해 보이죠. 그렇다면, 버거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는 몇몇 브랜드에는 왜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한 걸까요?

팝콘 구독자들에게 물어본 결과, 버거 열풍의 원인으로 ‘기존에 경험해 보지 못한 신선한 문화여서 (37.3%)’를 꼽은 분이 가장 많았어요. 실제로 최근 국내 버거 열풍을 이끄는 브랜드를 살펴보면 외국에서 건너온 브랜드이거나 새로운 느낌의 인테리어를 전면으로 내세운 경우가 많죠. 혹, 색다른 경험을 추구하는 최근 소비자 트렌드가 버거 업계에도 적용되며 지금과 같은 버거 열풍을 만든 건 아닐까요?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봤는데요👂
🤳해외 트렌드를 쉽게 경험할 수 있어! 30대 여성, 일 방문자 평균 1,000명인 파워 블로거
요즘 유행하는 버거 브랜드가 거의 해외 인기 브랜드잖아요. 저도 이런 브랜드가 오픈한다는 소식이 들리면 바로 찾아가는 편이에요. 외국에서 이름 좀 날렸던 곳들을 한국에서 쉽게 경험해 볼 수 있어 좋으니까요. 특히 파이브가이즈처럼 세계적으로 핫하다고 소문난 버거는 남들보다 빨리 먹어봤다는 것만으로도 제 개성이 되기도 해요!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흔히 패스트푸드라고 불리는 버거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인 쉐이크쉑은 배달·포장보다 매장 방문 고객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어요. 이런 결과는 소비자가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에 맛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매장 이용 경험 역시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죠.
색다른 경험 다음으로 ‘맛'과 ‘간편함’이 버거 열풍의 주된 원인이라 응답한 분들이 많았는데요. 이는 식사 메뉴로 버거를 선택하는 이유가 ‘먹기 편해서’와 ‘맛있어서’이기 때문이라는 응답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죠. 한 팝콘 구독자는 “버거는 웬만하면 다 맛있어서 실패할 확률이 낮다”라는 답을 주기도 했는데, 이를 보면 프리미엄 버거가 유행하고 있는 지금까지도 여전히 버거는 가볍게 즐기기 좋은 패스트푸트라고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네요.
이외에도 버거 열풍의 원인에 대해 아래와 같이 흥미로운 생각을 공유해 준 분들도 있었답니다.
- 브랜드도 힙해보이고, 메뉴도 예쁘고, 한 마디로 인스타그래머블 해서!
- 혼밥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
- 입맛에 맞춰서 커스텀 해 먹을 수 있어 좋아
- 메뉴 개발을 무궁무진하게 할 수 있어서 여러 사람에게 매력적이지 않을까?
- 그냥,, 남들이 유행이라고 하니까 따라서 먹는 거 같은데?

버거가 열풍인지, 아니면 특정 버거 브랜드가 열풍인지에 관한 의견은 아직 분분하지만 버거에 관한 관심이 전에 비해 높아진 건 분명해 보이긴 해요. 그렇다면 이렇게 높아진 관심이 언제까지 지속될까요? 이에 대해 팝콘 구독자 중 과반수는 '당분간 이런 트렌드가 지속될 것 같다(51%)'는 의견을 주셨어요. 하지만 이보다 팝콘이 주목한 건 '금방 끝날 거 같다'는 의견과 '앞으로도 오래 지속될 것 같다'는 의견이 비슷한 선택을 받았다는 점이에요. 흥미롭게도 이에 대해서는 전문가 의견도 갈리고 있거든요!
한 외식업 관계자는 “더 이상 사람들이 버거를 저렴한 한 끼 식사로 생각하지 않고 햄버거 맛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 만큼 프리미엄 수제버거 열풍이 지속될 것”이라고 주장하는데요. 이와 대조적으로 한 소비자학과 교수님은 “지금은 자신의 소비를 SNS에 게시하면서 반짝 열풍이 불고 있으나 프리미엄 버거의 가격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건 분명하므로, 어느 정도의 경험이 끝나면 다른 프리미엄 문화처럼 수요가 안정적으로 접어들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하죠.

두 전문가 의견의 쟁점은 ‘사람들이 프리미엄 버거의 가격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려 있어요. 그래서 팝콘은 구독자에게 버거 가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버거가 맛은 있지만 가격이 부담스러웠다(77.6%)’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더라고요. 또한 버거 자체의 가격은 괜찮은 것 같지만 음료나 사이드 등을 추가하면 너무 비쌌다는 의견도 있었죠. 종합해보면 지금의 버거 열풍과 함께 버거 선택지가 다양해진 건 긍정적이지만, 이와 동시에 전체적으로 높아진 버거 가격이 분명 소비자에게 부담이 되고 있긴 하다는 뜻이죠.
결국 버거 열풍의 지속 기간을 결정하는 건, 소비자들이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서라도 이를 먹어보고 싶게 만드는, 버거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색다르고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얼마나 힘쓰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네요.
한편 버거 열풍을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보는 시각도 있어요. 이들에 따르면 지금의 버거 업계 호황은 자본주의 논리에 따라 발생한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건데요. 전문가에 따르면, 프리미엄 버거는 회전율이 기존 패스트푸드점에 못지않으면서도 객단가가 높다는 장점이 있대요. 이게 무슨 말이냐면,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햄버거에는 2만 원에 달하는 높은 가격을 내면서도 오마카세나 파인다이닝 같은 다른 프리미엄 문화와 비교했을 때 훨씬 빠르게 먹고 빠르게 떠난다는 거죠. 즉 프리미엄 버거 리테일에서는 더 높은 가격의 제품을 더 많은 사람에게 팔 수 있으니 기업들이 뛰어들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거예요.

실제 국내 주요 햄버거 브랜드 매장 수를 살펴봐도, 몇몇 브랜드를 제외한 대부분이 매장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요. 특히 맘스터치는 2001년 처음으로 가맹사업을 시작한 이후, 22년 만에 1400번째 가맹점을 오픈하는 등 매장 증가 속도가 아주 빨라요. 프랜차이즈 매장뿐만이 아니에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외식업체 경영실태 조사 보고서 2020년 자료와 2022년 자료를 비교해 살펴보면 '피자/햄버거' 업종별 사업체 수는 2020년 19,010개에서 2022년 20,286개로 증가하며 2년 사이 1,000개 이상의 점포가 문을 열었죠.
이렇듯 자본주의 논리에 의해 버거 시장에 대기업까지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당분간 버거 열풍은 계속될 거라는 의견도 있답니다!

지난주 팝콘이 던진 마지막 질문, 구독자 여러분의 버거 맛집을 소개해 달라는 거였는데요. 맥도날드, 롯데리아, 버거킹, 맘스터치, 쉐이크쉑, 파이브가이즈, 프랭크 버거 등 흔히 알고 있는 프랜차이즈 버거집부터 현지인이 아니고서는 알 수 없는 힘숨맛 버거집까지, 정말 많은 분이 70곳이 넘는 나만 알고 싶은 찐 버거 맛집을 알려 주셨어요. 그중에서도 고르고 고른 맛집 몇 군데를 소개할게요~

수제버거 하나를 만들기 위해 3시간 훈연숙성을 거치는 집이 있다고요? 서울 사당역에 있는 미스핏이 그 주인공이랍니다~ 압도적인 비주얼과 사이즈로 먹기 전부터 배가 부른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하는 이곳에서는 매일 아침 사장님이 직접 훈연숙성하는 패티 덕분에 버거를 먹을 때마다 은은하게 퍼지는 불향이 입맛을 돋운다고 해요! 치즈를 좋아한다면 치즈가 폭탄으로 들어간 볼케이노 버거를 추천하는데, 진한 치즈에 훈연된 고기가 어우러져 감명 깊은 맛을 낸답니다. 살짝 느끼함이 올 때 쯤 수제 피클과 어니언링+칠리소스 조합을 곁들이면 딱이에요👍

서울 홍대입구역에 있는 니꾸킹버거는 이름만큼이나 독창적인 메뉴로 사랑받는 수제버거 맛집이에요. 특히 2시간 수비드를 거친 뒤 고온에서 빠르게 튀겨낸 이곳의 패티는 먹어본 사람 100이면 100 다 칭찬하는 맛이죠. 거기다 니꾸킹버거는 햄버거 번에 계란물을 입힌 후 돼지기름인 라드로 튀겨내어 바삭고소한 겉바속촉 번을 완성한 후, 사장님의 세월이 담긴 특제 소스를 더해 완벽한 플레이트를 완성했답니다. 특히 대표 메뉴라 할 수 있는 스리라차 갈릭버거는 묵직한 고기향에 은은한 매콤함으로 느끼함을 잡아 인생 버거라는 평이 자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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