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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웹툰·웹소설, OTT 플랫폼 마케터의 여정

2023.05.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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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케팅을 거쳐 웹툰·웹소설 마케터로, 또다시 OTT 플랫폼 마케터로 변화를 시도한 안진솔 마케터. 

그가 버텨온 수많은 나날은 결코 혼자서 이뤄낸 것이 아니라 말한다. 넘어진 나를 일으켜 주는 동료, 도망치려는 나를 붙잡는 일에 대한 애정이 그를 지탱해 줬다고. 콘텐츠를 향한 애정으로 다양한 산업을 오간 그의 커리어 여정은 어떤 순간으로 가득 차 있을까. 

 


 

Q. ZARA 세일즈 어시스턴트로 사회생활을 시작하셨던 걸 보면 패션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던 것 같은데요. 영화 산업으로 커리어를 바꾸게 된 계기가 있나요?

 

어릴 적부터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어요.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 감명받아 패션 잡지를 구독하는, 멋쟁이들의 세계를 동경하는 아이였죠. 

전공도 패션 마케팅을 선택했고, 졸업 후 고민 없이 패션 업계 인턴으로 커리어를 시작했어요. 패션 업계에서 1년쯤 일해보니 ‘사실 내가 하고 싶었던 건 영화가 아닐까’ 싶더라고요. 그때가 24살이었는데 700편의 영화를 봤을 정도로 시네필이었거든요. 이후 엔딩 크레딧에 올라가는 수많은 이름 중 내 이름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커지기 시작했고, 영화 산업으로 뛰어들게 됐어요. 아무것도 모른 채로요! 

 

 

Q. 패션 업계도 장난 아니라고 들었는데 영화 업계도 사실 장난 아니죠.(웃음) 오프라인 영화 홍보사의 영화 마케터, 어떠셨나요?

 

‘세상에 일이 이렇게 다양하다고? 한 명이, 이걸 다?’ 패션도 저세계인데 여기는 다른 저세계라고 생각했어요.(일동 웃음) 면접 때 대표님께서 ‘글 많이 쓰는데 괜찮겠니?’라고 물어보시길래 당연히 ‘네’라고 대답했거든요. 들어가 보니 저는 보도자료를 쓰는 사람이더라고요. 

 

PR 팀처럼 보도자료가 기사화될 수 있도록 매체에 연락하고, 뉴스나 영화 프로그램에 작품이 노출될 수 있게 만들고, 방송, 유튜브, 영화제 같은 채널과 조율한 뒤 영화 홍보를 위해 배우와 감독을 설득해 출연시키는 일을 했죠. 여기에 마케터로서 영화 셀링 포인트를 짚고 카피와 콘셉트를 잡습니다. 

그다음 포스터, 예고편, 옥외 광고 등에 반영하고요. 시사회, 무대인사를 통해 관객도 만나요. 일이 다양하다 보니 신입 땐 따라가는 게 버겁기도 했어요. 잘 하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실수 없이 해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당장의 업무에 고군분투했었죠. 정말 많이 혼나면서 배웠던 것 같아요. 

 

 

Q. 영화 산업은 퇴사가 잦아 2~3년 차가 귀하다고 들었어요. 지인의 경우 스트레스로 점심을 굶거나 병을 하나씩 달고 오더라고요. 영화 홍보사에 다닌 3년 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을 것 같아요.

 

심지어 두 번째 회사는 저연차가 많아 물어볼 곳 없이 부딪히면서 배워야 했어요. 새벽에 퇴근하기 일쑤였고 주말에도 무대인사 같은 스케줄로 쉴 틈이 없었죠. 이런 나날이 반복되자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한 번은 수건을 입에 물고 소리를 지른 적도 있어요. 결국 2년 차 때 맹장이 터지고, 3년 차 때 고질병을 얻어 병원에 다니기 시작했죠. 빠른 승진의 대가는 정서적, 체력적 고갈. 술 많이 마시고 화 많이 내는, 좋지 않은 방식으로 풀었던 것 같아요. 

 

 

Q. ‘그만하고 싶다’ 이런 생각 안 하셨어요?

 

힘들고 그만두고 싶은 순간, 당연히 많았죠. 클라이언트에게 상식 밖의 업무 요청을 받을 때나 이해 안 되지만 해야만 하는 일을 마주하면 더욱요. 

사람 때문에 상처도 종종 받지만, 아이러니하게 위로받는 것도 사람이더라고요. 고단한 하루를 함께 이겨내는 든든한 동료가 있고, 부족함을 감싸주는 선임도 있고요. 또, 스트레스보다 일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커서 버텨낼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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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웹툰 #웹소설 #웨이브 #마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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