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채용 컨설팅 기업 로버트 월터스의 ‘2023년 디지털 연봉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 한국 테크분야 백엔드 개발자는 주니어 기준 5000만원에서 8000만원 수준의 급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 몇 년 천정부지로 솟구치던 개발자 몸값이 주춤하고 있지만 여전히 다른 직군에 비해서 개발자의 몸값은 높은 편이다.
어떤 서비스이건 기획만으로 서비스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실제 구현을 위한 개발자들은 어느 산업에서 이제 필수적인 직군이 되어 버렸다. 그런데 이제 이렇게 몸값이 높은 개발자 없이 오픈하는 서비스들이 나오고 있다. 이른바 노코드 서비스들이다.
✅ 노코드와 로코드 프로그래밍
노코드는 코딩 없이 음성이나 클릭, 드래그 앤 드롭으로 명령을 입력해서 개발하는 것을 뜻한다. 로코드는 노코드와 달리 기본적인 코딩 능력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코딩을 최소화하는 가이드를 제공해 개발자들이 업무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돕는다. 특히 노코드는 비전공자라도 개발 단계 없이 앱이나 웹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드마켓은 2022년 세계 노코드·로코드 시장 규모가 2022년 217억 달러(27조2천억 원)로 증가했고, 2025년에는 455억 달러(56조 9천억 원)가 되리라고 전망했다.
✅ MS, 구글, 네이버까지 가세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이런 플랫폼을 출시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15년 ‘파워앱스’라는 템플릿으로 앱 개발에 필요한 코딩을 구현한 바 있다.
구글도 2020년 노코드 플랫폼 스타트업 ‘앱시트’를 인수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2월 ‘하이퍼 클로바 스튜디오’라는 초대규모 AI 언어모델 서비스를 선보였다. ‘하이퍼 클로바’는 AI기반으로 사용자가 몇 가지 예시와 지시문만 입력하면 코딩 없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자료. 네이버 하이퍼클로바)
✅ 커머스와 커뮤니티 결합한 노코드 서비스들
이런 노코드 기반으로 실제 서비스가 국내에 출시되어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곳들이 있다.
소비자들이 각 지역 어부에게 조업 요청을 하면 현지 어장에서 조업을 하고 갓 잡아 올린 신선한 해산물을 소비자에게 직접 연결해주는 ‘파도상자’라는 수산물 플랫폼 서비스가 있다.
이 서비스는 우리 나라 동해, 서해, 남해, 제주의 현지 어장을 커뮤니티처럼 연결해서 어장을 팔로우하고 어장소식을 받아서 갓 잡아 올리는 해산물을 구매할 수 있다. 또 실시간 조업 중인 어장의 소식을 클릭해서 들어가 해당 어장에 결제를 하고 구매할 수도 있다.
(자료. 파도상자 서비스 화면)
파도상자를 서비스하는 공유어장에는 개발자가 없다. 파도상자는 노코드 기반 커뮤니티 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캔랩 코리아의 SaaS서비스를 기반으로 만들어 졌다.
혁신의 숲에서 제공하는 자료에 따르면 파도상자의 거래지수가 올해 들어 떨어지긴 했으나 오픈 이후 꾸준한 증가세 인 것을 알 수 있다.
(자료. 혁신의 숲 ‘공유어장’ 소비자 거래 분석)
지글지글이라는 요리 커뮤니티 서비스도 캔랩 플랫폼으로 만들어져 서비스하고 있다. 요리 전문 셀럽과 함께 쿠킹 박스로 배송된 요리를 따라해 보는 서비스이다.
요리전문가가 온라인 방송을 통해서 레시피를 알려주고 구매자들을 요리를 따라하고 함께 얘기도 나누는 일종의 요리 커뮤니티형 커머스 서비스이다. 지글지글 역시 개발자 없이 노코드로 개발된 서비스이다.
(자료. 지글지글 홈화면)
처음 노코드 서비스에 대해서 얘기를 들었을 때는 뭔가 그래도 서비스로서의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편견이 있었다. 그런데 이미 개발된 서비스들을 보니 그런 생각들은 기우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네이버는 이미 하이퍼클로바를 통해서 AI기반 노코드 플랫폼을 서비스하고 있고 카카오 엔터프라이즈에서도 AI 개발 플랫폼 ‘카카오i머신러닝’을 1월에 출시했다.
거대 서비스를 통해서 어떤 노코드 서비스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캔랩 서비스와 같은 SaaS서비스를 기반으로 마치 카페나 블로그를 만드는 것처럼 개발없이 서비스를 뚝딱 이미 만들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여기에 AI기반 다양한 노코드 플랫폼들이 더해진다면 정말 몸값 몇 억씩 하는 개발자 없이 유니콘 서비스가 나올 날도 머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