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보어아웃' 신드롬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보어아웃은 지나치게 단조롭고 반복적이며 도전적이지 않은 업무로 인해 생기는 일종의 의욕 상실 상태를 말합니다. 과도하게 일에 몰두하다 갑자기 슬럼프를 겪는 번아웃과는 반대되는 개념인데요, 잡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보어아웃을 경험한 직장인은 5명 중 2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보어아웃 상태가 지속되면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실수를 반복하는 등 조직의 생산성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리더는 구성원들을 면밀히 관리해야 하는데요. 때문에 매달, 매년 비슷한 일이 반복되는 부서의 리더들은 고민이 많습니다. 작년과 올해를 돌아보면 한 일, 해야 할 일이 똑같고, 딱히 일부러 도적적인 과제를 주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크게 필요도 없는데 교육을 듣게 해 주기도 애매하거든요. 이런 부서의 리더는 어떻게 해야 구성원에게 성장감과 성취감을 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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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인사총무 팀 일을 도와주는 인턴이 있습니다. 간단한 문서 정리나 데이터 입력, 사내 물품관리 등과 같은 일을 하죠. 단순 반복 업무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이런 거 하려고 인턴했나...'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고 합니다.
이 인턴에게 미션을 주었습니다. 나름의 성취 지향적인 목표를 세워보라고 한 거죠. 단, 다음의 세 가지로 나눠서 잡으라고 했습니다. 첫째, 일상 업무.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루틴한 기본 업무죠. 둘째, 문제 해결 업무. 현재 업무를 좀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개선 작업입니다. 셋째, 혁신 업무. 지금까지 한 번도 시도해 보지 않았거나 성공하려면 아주 많은 노력이 필요한 업무입니다.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그동안 인턴에게 기대했던 것은 기본적으로 주어진 일들을 실수 없이 잘 해내는 것이었는데요, 그러다 보니 인턴도 그 기대치 내에서만 움직였죠.
하지만 세 가지 목표를 잡으라고 했더니 예상치 못한 아이디어들을 내놓았습니다. 근태관리, 비용 청구 관련 데이터 입력을 좀 더 수월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 비품 관련해서는 구매, 대여, 정기구독 등으로 나눠 품목별 가장 가성비 높은 관리 방법을 찾겠다 등 말입니다. 새롭고도 도전적인 과제를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게 되자 인턴 업무는 더 이상 따분하고 싫증 나는 일이 아니게 됐습니다
이런 드라마틱한 변화를 설명하는 심리학 용어가 있는데요. 바로 프레이밍 효과입니다. 사람은 같은 주제라도 어떻게 인식의 틀(frame)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생각을 달리하고 행동의 결과도 달라진다는 겁니다. 그냥 막연하게 ‘주어진 위치에 안주하지 말고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라고 얘기하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애매모호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하지만 앞선 경우처럼 생각의 틀을 주면 달라집니다. 사람은 선택지가 생기면 선택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게 되고, 빈칸을 주면 빈칸을 채워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게 된다는 점,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글쓴이: HSG 휴먼솔루션그룹 솔루션Lab 김미진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