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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프] 요즘 사람들이 덕질하는 법, 그리고 디깅 소비

문화편의점

2023.03.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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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기획 상품    

 

당신도 혹시... 덕후?

 

구독자님은 아이돌의 앨범을 사거나, 영화를 n차 관람하거나, 만화나 애니메이션의 굿즈를 사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만화 혹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인 '오타쿠'에서 파생된 '덕질'은 무언가를 좋아해서 하는 행위를 모두 통틀어 이르는 말이 되었는데요.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덕질 방식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어요. 요즘은 다들 어떻게 덕질하고 있는지 다섯 가지 키워드로 살펴봅시다.

 

 

 

1️⃣ 천 원으로 굿즈가 내 손에! 프린팅박스 🖨

 

프린팅박스라는 말이 생소하신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어요. 프린팅박스란 사진이나 문서를 출력할 수 있는 무인 인쇄기예요. 프린팅박스 앱이나 웹에 이미지를 업로드하고 발급받은 코드를 인쇄기에 입력하면 24시간 동안 해당 파일을 출력할 수 있어요.

 

 

 

CU 프린팅박스(출처=BGF리테일)

 

 

프린팅박스가 덕질 수단으로 각광받는 이유는 싼 가격에 특정 이미지를 원격으로 프린트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팬아트 창작자가 '프박 코드'를 업로드하면 집 주변의 프린팅박스에 찾아가 이미지를 바로 인쇄할 수 있죠. 팬아트를 눈으로 보고 즐기는 것 뿐 아니라 실물로 뽑아 다이어리나 방을 꾸미며 더 풍요로운 덕질을 할 수 있답니다.

 

편의점 CU는 프린팅박스 도입 이후, 월평균 이용 건수가 4배 이상 늘어났다고 해요. 특히 이용자 중 10-20대가 무려 70%를 차지한다고 하네요. 이에 따라 CU는 운영점을 350여 곳에서 1000여 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어요.

 

 

 

2️⃣ 생일 카페를 이은 생일 식당 🍚

 

'생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생일 카페'의 줄임말로, 팬들이 덕질 대상의 생일을 기념해 카페에서 이벤트를 여는 것을 말하는데요. 특정 기간 동안 카페를 대관해 특별한 컵 홀더와 함께 음료를 판매하거나 굿즈를 나눠주거나 사진을 전시하는 등의 행사를 진행하죠. 2020년부터 생일 카페 문화가 본격화되고 많은 팬들이 방문함에 따라 최근에는 카페 대관료 없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공생 관계를 유지하는 곳도 있다고 해요.

 

 

 

러블리즈 류수정 생일카페(출처=서울경제)

 

 

요즘은 생일 카페에서 나아가 다양한 매장에서 생일 이벤트가 활발하게 열리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생일 식당'이에요. 엔하이픈 멤버 양정원의 생일 이벤트를 중식당 '양정원'에서 진행했던 일을 시초라고 보고 있어요. 팬들은 생일 식당에서 굿즈와 특전을 나눔하며 좋아하는 마음을 공유하고 생일을 기념한답니다.

 

 

 

3️⃣ 활발한 2차 콘텐츠 생산 🎥

 

수동적으로 소비만 하는 덕질은 가라! 소비자와 생산자의 경계가 흐려진 요즘,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콘텐츠로 재생산하며 애정을 듬뿍 드러내고 있어요. 그중 대표적인 것이 '덕질 브이로그'죠. 콘서트를 가고 앨범을 사는 등 자신이 덕질하는 일상을 찍어올리는 콘텐츠인데요. 팬들끼리의 공감대를 형성하며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았어요.

 

 

 

 

특정 작품을 덕질하는 경우 캐릭터나 서사의 비하인드를 상상하며 2차 창작을 하는 경우도 있어요. 예를 들어 유튜브 채널 '_하치'는 <슬램덩크>의 캐릭터가 들을 법한 노래로 플레이리스트를 구성해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어요.

 

뿐만 아니라 콘텐츠를 재가공해서 유튜브 숏츠로 업로드하며 '영업'을 하는 채널들도 늘어나고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유튜브 플랫폼, 특히 랜덤으로 재생되는 숏츠는 콘텐츠를 다수에게 노출시킬 수 있는 최적의 수단이거든요. 저번 주에 추천해드렸던 걸그룹 하이키의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도 유튜브에서 큰 화제가 되며 멜론 차트 100에까지 진입했어요.

 

 

 

4️⃣ 애정의 기록, 셀프 즉석사진 📷

 

 

빠더너스 문상훈 포토이즘 프레임(출처=@moonbdns)

 

 

셀프 즉석사진도 새로운 덕질 문화로 떠올랐어요. 인생네컷, 포토이즘 등이 유명인과 협업하여 프레임을 만들면 팬들은 옆에서 각자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죠. 연예인 뿐 아니라 인플루언서나 운동선수의 프레임도 인기가 매우 좋아요. 팬들이 자체적으로 프레임을 제작해 배포하여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해요.

 

 

 

5️⃣ 좋아하는 음악에 투자까지 🎵

 

과거 엔터테인먼트 중심이었던 케이팝 문화는 점차 팬덤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데요. 이제 심지어 팬들이 음악에 직접 투자하기도 한답니다. '뮤직카우'는 원작자로부터 음악저작권을 구입한 뒤 회원들에게 분할하여 판매해요. 투자자는 구매한 지분에 따라 발생하는 저작권료를 정산받죠. 이렇게 아티스트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음악저작권에 투자하는 것을 '덕질테크'(덕질+재테크)라고 불러요.

 

 

 

뮤직카우 광고(출처=뮤직카우)

 

 

뮤직카우에 따르면 20대와 30대가 사용자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고 해요. 2030 사용자들은 시기와 아티스트의 활동에 따라 역주행이 가능한 점을 음악저작권 투자의 매력으로 꼽았어요.

 

 

 

💵 MZ세대의 디깅(Digging) 소비

 

무언가를 좋아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이 이렇게 무궁무진하다니! '덕질'이라는 행위가 하나의 문화가 되고 분야를 가리지 않게 되면서, 젊은 층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위해 즐겁고 통크게 소비하고 있는데요. '트렌드코리아'는 이렇게 관심 영역을 깊게 파고들며 관련된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 문화를 '디깅(Digging) 소비'라는 신조어를 통해 설명했어요.

 

 

 

'더 퍼스트 슬램덩크' 팝업스토어(출처=이코노믹리뷰)

 

 

디깅 소비는 자신의 취향과 신념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MZ세대에게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소비 문화라고 해요. 이들은 어차피 저렴하지 않다면 목적 없는 소비보다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를 높일 수 있는 소비를 선호하죠. 게다가 SNS에 '무언가를 좋아하고 무언가에 몰입하는 자신'을 전시하고픈 욕구까지 더해져 디깅 소비는 한동안 소비 트렌드의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여요. 이런 트렌드에 발 맞추어 기업들은 팬덤 마케팅의 비중을 키워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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