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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자산을 파악하라"_ 메타버스 상에 브랜드 유니버스를 구축하기 위한 첫 번째 과제

신승호

2022.11.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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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로 브랜드 자산을 연결시키는 것.

 

브랜드 유니버스 구축하기, 말은 거창할 수 있지만 결국은 스토리텔링으로 브랜드 자산들을 서로 연결시킨다는 것이다. 브랜드 자산은 단순히 네이밍이나 광고뿐 아니라 브랜드가 갖고 있는 디자인 엘러먼트 (로고, 심볼, 캐릭터 등)를 비롯해서 헤리티지 (창업자의 히스토리, 일하는 문화, 클래식한 제조비법 등),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임직원부터 이를 이용하는 팬들까지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그래서 브랜드 유니버스 구축을 위해 실제 해야 할 일은 크게 2가지이다.

 

첫째는 우리 브랜드 자산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일이다. 그런 다음에 지금 시대에 맞게 브랜드 자산 포트폴리오가 구성되어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둘째는 이를 매력적인 스토리와 콘텐츠로 전달하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브랜드 유니버스를 구축하기 위해 브랜드 자산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지에 대해서 먼저 살펴보기로 하겠다.

 

 

시대에 맞는 브랜드 자산의 파악

 

오프라인 only 시대에서는 제품 자체가 브랜드라고 인식되기 쉬웠다. 여기에 매스미디어용 광고를 잘 만들고 모델을 잘 쓴다면 (지금도 중요하지만) 금세 파워브랜드가 될 수 있던 세상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브랜딩은 복잡하기 이를 때 없다. 일례로 프로세스의 공정성이 화두인 세상에서 직원들의 브랜드에 대한 진정성과 몰입감이 중요한 요소로 등장했고, 이는 인터널 브랜드의 중요한 과제가 됐다. 매스미디어와 국민 콘텐츠의 위력이 소멸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브랜드들은 일회적인 넓고 얕은 관계보다는 취향에 따른 깊이 있는 팬덤 구축을 위해 고객과의 상시 커뮤니케이션 및 커뮤니티를 더욱 챙기게 되었다. 브랜드 자산은 고객들이 브랜드라는 추상적인 관념을 본인의 생활 반경에서 경험하고 느낄 때 형성되기에, 마케터라면 언제나 변화에 맞는 브랜딩 활동들을 고민해야 한다.

 

그런 이유로 모바일 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앱 아이콘(파비콘), 2D 캐릭터 기반의 이모티콘 개발, SNS 프로필 계정 사이즈에 맞는 로고 수정 등 타깃들의 변화된 일상에 더 자연스럽게 침투하기 위한 노력들이 전개되어 왔다. 마케터들에게는 브랜딩 채널로서의 의미가 강한 소셜 서비스로 출발했던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까지도 콘텐츠 이외 커머스 기능도 제공하게 되면서 브랜드 경험을 안방으로 확장시킬 수 있는 브랜드 굿즈를 새로운 브랜드 자산으로 중요하게 인식하게 됐다. 이렇게 시대의 변화에 따라 브랜드 자산의 중요도와 대상은 끊임없이 바뀌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제 본격적으로 논의할 주제인 메타버스에 맞는 새로운 브랜드 자산이란 무엇일까?

 

 


 

 

 

너무 새로울 필요는 없다

 

메타버스가 메타+유니버스라는 개념이기에, 우리가 사는 세상을 전제로 이해돼야 한다. 그래서 너무 새로운 차원의 고민을 할 필요는 없다.

 

가장 손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아바타'형 메타버스 플랫폼에 맞게 현재의 비주얼과 제품을 수정하고 재해석하는 것이다. 구찌나 샤넬의 제품들을 게임 아이템과 같이 제작하여 판매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명품류의 자기표현형 밸류가 중요한 브랜드가 아니라면 현실이 아닌 메타버스 상에서 그래픽 기반 이미지가 판매까지 연결될 수 있을지는 냉정히 판단해봐야 한다. 또한 아바타향 메타버스에서는 우리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최적화된 공간 경험을 제공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 플랫폼이 제안하는 전체 톤앤매너와 비주얼 방향에 우리 브랜드스러움을 끼워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또 해당 플랫폼의 접근성 측면에서도 별도의 무거운 앱 다운로드 과정이 녹록지 않을 수 있다.

 

다른 방향도 있다. 우리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실감 나게 메타버스 상에서 구현하는 방향이다. 오프라인 상의 브랜드 자산이 있다라면 그대로 Ctrl C + Crtl V 복사하는 것이다. 물리적 이동이나 접근에 어려움이 있는 고객들을 위해 시공간을 초월한 공간을 만들어서 고객들에게 브랜드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오프라인 상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

 

 

너무 똑같아도 재미는 없다

 

오프라인을 똑같이 복제한 곳은, 오프라인처럼 보일 뿐 오프라인이 주는 재미를 넘어서지는 못한다. 고객이 단순히 빠른 배송이나 낮은 가격의 쇼핑을 원한다면 대부분 ‘전단지’와 같이 구성된 쇼핑 서비스에서 구매를 하면 된다.

 

하지만 브랜드의 메타버스 공간을 찾아오는 고객은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야고, 마케터라면 그 다름에 집중해야 한다. 세상이 한쪽으로 흐를 때 '다름'을 보여주는 브랜드가 파워브랜드가 될 확률이 높다. 고객들이 온라인과 코로나 시대에 오히려 오프라인 팝업스토어에 열광하는 이유가 그러한 맥락이다.

 

MZ세대들은 브랜드들의 지루한 상품 전시가 아닌 ‘취향’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 인스타에 올릴 때 뿌듯함을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메타버스 시대에 맞는 브랜드 자산은 오프라인 팝업스토어와 본질적으로 유사하다. 흔하게 볼 수 있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은 매력적이지 않다. 브랜드 담당자라면 메타버스 상에서 어떠한 브랜드 경험 어떻게 새롭게 보여줄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출발은 브랜드 아이덴티티에서.

 

모바일 제품이 없던 시대 UX 디자이너, UX라이터라는 개념은 희미했다. 지금이야 그런 직군의 세분화가 가능해졌지만, 메타버스 시대에도 '브랜드 공간'에 대해서 아이덴티티와 상상력을 통해서 기획을 할 수 있는 역량이 마케터에게 요구될 것이다. 왜냐하면 사업이나 브랜드에 대한 이해가 없는 공간기획은 SF영화의 한 장면을 구현하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어떠한 목적과 방향을 갖고 공간을 구현할 것인지, 어떠한 타깃들의 방문을 유도하고, 어떠한 브랜드 연상을 강화시켜 어떠한 마케팅 목표를 달성하게 할 것인지를 먼저 정리해야 한다. 그렇게 공간의 기능적 목적에 대한 정리가 된 이후에 필요한 것은 공간 자체의 '와우함'과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즉, 메타버스 시대에 필요한 브랜드 자산은 

첫째, 아이덴티티를 공간 관점으로 재해석하여 '와우함'을 줄 수 있는 입체적이고 공감각적인 브랜드 엘러먼트 애셋이다. 

둘째, 고객들의 지속적인 방문을 유도할 수 있으며, 브랜드 공간에 최적화된 콘텐츠이다.

 

 

예를 들어 '모빌리티 브랜드'라면 이동의 미래를 보여주는 '플래그십 스토어'와 과거의 헤리티지를 보여주는 '박물관'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다. 또한 별도의 '쇼케이스' 공간에서 신차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주면서 한정판 브랜드 굿즈를 쇼케이스 콘텐츠를 즐긴 고객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제공할 수도 있다. 이런 경험이 오프라인 매장과 연동되어 시너지를 낸다면 고객들에게 더욱 즐거운 재미를 선사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은 브랜드 공간

 

메타버스 시대, 브랜드가 더 집중해서 고민해야 할 부분은 결국 '브랜드 공간' 자산의 개발이다. 물리적/비용적 한계로 구현하지 못했던 공간을 '브랜드 창조자'의 관점에서 개발하고 자산화해야 한다.

 

'젠틀몬스터', '시몬스침대', '구찌' 등 요즘 MZ세대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들은 독특한 공간 디자인 및 콘텐츠 경험을 통한 브랜딩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그림 몇 장, 영상 30초라는 평면적이고 일방적이었던 브랜드에 대한 정보제공이 아닌 공간을 통해 입체적이고 총체적인 브랜드 경험을 전달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이 드러나고 있는 세상이기에, 그런 콘텐츠를 제작하고 실행할 수 있는 브랜드와 그렇지 못한 곳의 차이는 더욱 벌어질 것이다.

 

지금은 오프라인 중심의 공간 경험이 대세이지만, 나중에는 온라인 메타버스 상의 공간이 기본이 되고, 여력이 되는 곳이 오프라인도 병행하는 형태의 브랜딩이 일반화가 될 것이다. 그런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브랜드 담당자들은 공간을 채울 수 있는 Asset과 이를 만들기 위한 디렉션을 줄 수 있는 아이덴티티에 대한 정교화를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파트너, 플랫폼들과 미리 새로운 세상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그럼 어떠한 스토리와 세계관으로 이 브랜드 자산을 연결시키는 것이 효과적일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올림플래닛 CMO 신승호 : 메타버스 인프라 플랫폼인 엘리펙스의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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