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가 자꾸 타 부서 일을 받아와요
하나쯤 가지고 있지만 어디에도 말하지 못한 직장생활 속 고민.
리더로서, 구성원으로서 겪는 다양한 어려움을 HSG의 미생 상담소가 도와드립니다!
미생 상담소 매거진은 HSG 지식수 칼럼 구독자의 사연을 바탕으로 구성되었습니다. 👉 원본 지식수 칼럼 보러가기
- 평화주의자 님의 사연 -
이미 맡은 업무가 많은 상태인데도
팀장님께서 컬래버레이션이라는 명목으로 타 부서 업무를 가져오십니다.
말단사원인지라 차마 거절을 못하고 하나둘씩 받다 보니
정작 제 업무는 하지도 못하면서 매일 야근을 하게 되네요...
저는 계속 이렇게 일을 해야 하는 걸까요?
허덕이며 일하면서 몸과 마음이 축난 상태입니다.
어떻게 해야 팀장님 마음 상하지 않게 '못 하겠다' 말씀드릴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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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사연을 보내주신 평화주의자님의 책임감에 큰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네요. 부담스러운 상황에서도 일단 '해 보겠다'라는 의지가 있으시니까요. 또한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좋을지 미생 상담소에 도움을 청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어떤 분들은 그 말을 할 용기가 없어서 끙끙 앓다가 결국 번아웃 되시곤 하거든요.
그럼 이제 중요한 건, 팀장님에게 ‘어떻게’ 말하느냐입니다. 대뜸 ‘못하겠다’, ‘어렵다’라고 말하면 안 되겠죠? 이때 필요한 방법은 리더와의 업무 우선순위를 ‘조율’하는 것입니다. ‘할 수 있다’고 말했다가 엉뚱한, 혹은 수준이 떨어지는 결과물을 갖고 가면 리더도 당황스럽거든요. 그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보단 오히려 조치라도 취할 수 있게 미리 얘기를 해줬으면...이라는 아쉬운 생각이 들 확률이 큽니다.
그래서 문제가 커지기 전에 우선순위를 조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때는 QCT라는 키워드를 이용해 보세요.

어떤 업무든 그 일에 요구되는 Quality, Cost, Time이 존재합니다. 최대한 좋은 품질(Q)을 내는데 최대한 적은 자원(C)을 갖고 최대한 짧은 시간(T) 안에 해내는 게 성과라고 하죠. 하지만 현실에서 이 세 가지 요소를 한꺼번에 만족시키기는 건 매우 어렵습니다. 업무의 퀄리티를 높이려면 기간을 더 확보하던지, 아니면 Cost 즉 비용이나 자원을 더 투입해야 할 때가 생기죠. 때문에 어디에 더 우선순위를 둘 것인지에 대해 의견을 나누어야 합니다
“팀장님이 말씀하시는 마감 일정을 지키려면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혹시 다른 팀원이나 타 부서 인턴이
자료 정리 업무를 하도록 해 주실 수 있나요?”
이런 식으로 말이죠. 일정(T)을 지키기 위해 추가 자원(C)을 투입해 달라고 요청하는 겁니다.
물론 리더가 평화주의자님이 원하는 걸 다 받아들여주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굳이 이런 노력을 해야 하냐고요? 네, 해야 합니다. 리더와 이런 문제를 얘기하는 과정에서 구성원이 느끼는 장애요소를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죠. 어쩌면 리더께서 과할 정도로 평화주의자님께 업무를 맡기는 것은 업무 로드나 업무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잘 몰라서일 수도 있거든요. 혹은 '이 친구는 뭘 맡겨도 책임감 있게 잘 해내는 팀원'이라고 생각하시거나요. 때문에 이런 대화를 통해 ‘이 일이 어려울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끔 리더에게 정보를 주셔야 합니다.
평화주의자님, 더 이상 외부의 업무까지 다 자신의 책임으로 끌어안지 않으셨으면 좋겠네요. 번아웃이 오기 전에 리더에게 내가 느끼는 어려움에 대해 예측 가능하게끔, 뭔가 손이라도 써볼 수 있게끔 조율해 보기를 추천드립니다. 세련되게 QCT를 활용해 보시면 더 좋겠죠?

> 글쓴이: HSG 휴먼솔루션그룹 오승리 조직소통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