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긱 이코노미가 떠오르는 이유와 넘어야 할 산들

콘텐타

2021.08.13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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긱 이코노미란?

 

긱 이코노미는 중개 플랫폼을 활용, 노동력이 필요한 사람 및 기업과 노동력을 제공할 사람을 연결해 임시 계약 형태로 서비스와 대가를 교환하는 경제 형태를 의미한다. 긱(Gig)은 약속의 뜻을 가진 engagement를 축약한 단어인데, 1920년대 미국 재즈 공연에서 연주자들이 필요에 따라 임시로 연주에 참여하는 고용 형태에서 유래했다. 즉, 긱 이코노미는 노동 수요에 따라 그때그때 유연하게 노동력이 공급되는 경제 환경인 것이다.

 

  

 

(출처: Pixabay)

 

 

긱 이코노미는 처음에 1인 자영업자 또는 프리랜서 등을 포괄하는 의미였으나, 2009년 우버의 등장으로 관심을 모으기 시작했다. 우버 같은 중개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필요할 때 원하는 만큼만 초단기 계약형태로 일할 수 있게 되어 부업과 전업의 경계를 허물게 된 것이다. 우버의 등장 이후 긱 이코노미 중개 플랫폼이 활성화되어 배달이나 차량, 숙박 등 단순노동 전반으로 확장되었고, 뒤이어 컨설팅, 법률 등 전문 분야 종사자 참여도 활성화 되었다.

 

 

 

긱 이코노미가 떠오르는 이유

 

우리 사회에서 긱 이코노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가장 먼저 일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있기 때문인데, 평생 직장 개념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워라밸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출처: Pixabay)

 

 

이전에는 한 직장에서 평생을 정규직으로 회사에 헌신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일자리의 형태였다. 하지만 평생 직장을 보장받지 못하는 시대에 들어서면서 회사에 헌신하는 것보다는 워라밸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사회 전반에 자리잡기 시작했다. 이에 시간과 장소의 구속을 받지 않는 긱 이코노미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되었다.

 

두 번째로, 코로나19로 인해 효율적인 노동에 대한 인식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점이다.직장인들이 재택근무를 경험하며 업무량 대비 근무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면서, 부업 또는 투잡 형태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생기기 시작했다. 재택근무를 통해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과 인간 관계로 인한 어려움 등과 멀어지면서, 짧은 시간에 정해진 업무를 마치고 다른 생산적인 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산업군에서 일하고 있는 지인이 재택근무를 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 “꼴 보기 싫은 녀석들 안 보고 업무에 집중하니까, 회사에서 8시간 동안 하던 일을 오전에 3시간이면 끝낼 수 있더라.”

 

기업의 입장에서도 숙련된 인력을 필요한 기간만, 편하게 고용해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긱 이코노미를 주목하고 있다. 맥킨지에서는 2025년 긱 이코노미에 편입되는 미국의 노동인구가 전체 노동인구의 18.5%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으며, 실제로 우리나라 일부 대기업에서도 공채를 보류하거나 폐지하고,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긱 노동자를 활용하기도 했다.

 

  

 

(크몽 홈페이지 캡처)

 

 

마지막으로, 플랫폼의 고도화로 긱 이코노미 시장 자체를 활성화시키고 있다. 긱 이코노미 플랫폼들은 스스로를 다양한 방식으로 마케팅하고 알리면서 노동력과 일감을 함께 확보하고 있다. 그리고 서비스를 유형화하고 비교해 구매할 수 있도록 하여,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나 사람에게는 양질의 노동력을 제공하는 데 도움을 주고 우수한 노동력 제공자들이 지속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또한 대금 결제 측면에서도 안전성을 높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긱 이코노미가 넘어야 할 산들

 

긱 이코노미가 활성화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그럼에도 아직 넘어야 할 산들은 있다. 먼저, 정규직 임금노동자 위주로 노동자가 보호되고 있는 제도적 측면이다. 긱 이코노미에 종사하고 있는 노동자는 정규직에 비해서는 아무래도 제도적으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정 조직에 소속되어 있지 않아 정체성이 모호하고 일시적이며 간헐적인 계약을 통해 일하기 때문에 법적인 보호와 보장이 애매해지는 것이다. 물론 타다나 배달의민족 등의 기업들이 보호 정책을 만들어 나가고 있기는 하지만, 법적 제도적 보장과 보호도 촘촘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출처: Pixabay)

 

 

게다가 긱 이코노미 내에서의 노동자 간 경쟁은 심화되고 있다. 노동자 간 차별성이 크지 않은 배달이나 물류 등의 시장에서는 언제 어디서든 ‘오더’를 먼저 받기 위해 긴장 상태에 놓이게 되며, 이러한 노동 형태로 인해 워라밸의 붕괴와 업무 질의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기존의 일자리에 볼 수 있었던 노동자와 고객, 고용주 등의 관계에서 쌓을 수 있었던 신뢰와 협력 관계가 무너져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어려워지는 부작용도 예상된다.

 

긱 이코노미는 우리 사회에 정착하고 있는 단계이며, 아직까지 노동 시장의 주류는 정규직 임금노동자인 것이 맞다. 하지만 코로나19와 함께 확산된 비대면 경제, 다양한 근무 형태의 정착 등으로 인해 긱 이코노미 노동자의 비율은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되며, 디지털 플랫폼에 익숙한 MZ세대가 긱 이코노미를 통해 한 직장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고용 트렌드를 이끌어 나갈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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