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드리책방 시즌1

'많관부'를 외치는 관심 경쟁의 시대

오드리책방

2021.03.09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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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글은 오드리책방 멤버 1기 수요일님의 영감 콘텐츠입니다. 수요일님의 브런치 바로가기>

 

'90년생이 온다' 그 이후

2018년 출간되었던 '90년생이 온다'는 대통령이 청와대 전직원에게 선물하는 등 90년대생 관련 대표 책으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본 책은 '90년생이 온다' 이후 저자 임홍택이 발표하는 첫번째 책으로, 이전 책과는 달리 90년대생에게 한정된 것이 아닌 사회와 문화 전반적인 부분에서의 변화에 대해 다루고 있다.

 

여담이지만, 저자의 이전작이 소위 대박을 쳤던지라 '2000년생이 온다'와 같은 제목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저자는 세대론을 논의하는 것 보다 본인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하고 싶어 '관종의 조건'으로 제목을 지었다고 한다. 자칫 부정적 프레임을 형성할 수 있는 '관종'에 대한 이야기를, '관종의 조건'이라는 제목으로 지었다니. (저자는 이를 '어그로 끈 것' 이라고 표현했다.)  관심에 대한 정말 책의 주제와 어울리는 책 제목이 아니었나 싶다.


 

 

 

'관심 종자'에서 '관심 병자'와 '관심 추종자'로

관종은 '관심 종자'의 줄임말로, '종자'의 의미 자체가 인간을 얕잡아 부르는 말이기 때문에 부정적인 의미로 쓰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관종'에 대한 인식은 기존 통용되던 의미인 '관심받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하는 사람'에서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이에 저자는 관종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구분했다. 기존 부정적 의미로 쓰이던 '관심을 받고자 하는 정도가 병적으로 지나쳐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행동을 하는 무리'는 '관심 병자'로, '관심을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은 '관심 추종자'로 바꾸어 부를 것을 제안한 것이다. 관심이 곧 돈이 되는 시대가 된 만큼, 관심을 필요로 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니 구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관심을 받기 위한 행동'은 SNS나 유튜브 등 개인적으로 유명세를 획득하는 차원을 넘어 모든 영역에 해당한다. 마케팅/서비스를 기획할 때도, 직장에서 인사 고과를 평가받을 때도, 정책 기획자가 정책을 공표할 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은 성패 여부를 가리는 핵심 요소이자 자원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직 생활을 할 때, 업무를 할 때, 지인들과의 관계에서, 불특정다수와의 관계에서 우리는 관심을 받기 위한 행동을 하고 있거나 해야 한다. 이는 곧, 관심을 추종하는 것이 부정적인 의미가 아님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관종의 조건 4가지

저자는 '관심 병자'가 아닌 '관심 추종자'로서, 성공적인 관심을 받기 위한 조건으로 크게 4가지를 제시한다. 꺼지지 않는 가시성/고집스러운 협력성/절대적인 진실성/감당할 수 있는 적절성이 그것이다. 성공적으로 관심을 받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눈에 띄어야' 하고, 얻기 어려운 관심은 '협력'을 통해서라도 얻어내고, 사과/노력 등에 대한 진정성을 강조하는 말 대신 실제로 보여주는 '진실성'을 바탕으로, 선을 넘지 않는 '적절성'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짧은 생각

저자의 말 대로 관심을 받기 위한 행동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은 많이 바뀌었다. 실제로 '관종'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관종'을 긍정/부정이 아닌 복합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응답이 30% 정도 되었다고 한다. 사회의 인식 뿐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우리는 '많관부(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와 같은 말도 자주 사용하고 SNS에 본인의 생각/현재 먹고 있는 음식 등을 올리면서 관심을 끌기 위한 행동들을 하고 있다.


 

 

당장 필자만 보더라도 자기 PR을 위해, 커리어 패스에 도움되도록 다수의 SNS 운영과 활동들을 하고 있다. (여담이지만 브런치에 올린 글이 포털 메인에 뜨기라도 하면 친구들에게 많관부를 외치며 클릭을 요구하기도 한다.) 


관심이 곧 자원이자 자산이 되고, 퍼포먼스(성과)의 척도인 시대다. 이러한 미묘한 뉘앙스의 변화를 짚어내 책의 주제로 도출해낸 저자의 센스에 감탄했다. 그리고 나는 회사에서, 인간 관계에서, 내가 의도한 만큼의 관심을 성공적으로 받고 있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현 직장의 상품들도 타겟들의 성공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잠시 숙연해졌다.) 책을 좀 더 읽어 보고, 내재화를 통해 성공적인 관심 추종자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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