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950개가 팔렸습니다!
이제 50개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홈쇼핑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메시지다. 총 상품이 1,000개라면 두 문구는 잔여수량과 판매수량의 차이일 뿐 같은 의미를 담고있지만, 둘 사이에서 소비자의 체감은 조금씩 다를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동일한 상황임에도 표현 방식에 따라 다르게 판단될 수 있는 현상을 프레이밍 효과(Framing effect)라고 한다. 이 효과는 컵에 담긴 물을 ‘물이 반 밖에 안 남았네.’라고 느끼는 것과 ‘물이 반이나 남았네.’라고 느끼는 상황을 떠올린다면 쉽게 이해 가능하다.
프레이밍 효과는 목적과 상품의 성격에 따라 또 다른 원칙들을 적용해볼 수 있다. 상품의 잔여수량과 시간을 강조하는 '희소성의 원칙', 얼마나 많이 팔렸는지 판매수량을 강조하는 '사회적 증거의 법칙'과 같은 것들이다. 이러한 이론들은 소비자의 의사결정에 심리적으로 접근하여 구매에 영향을 미치도록 한다.
① 소비자는 다른 소비자들의 영향을 받는다.
소비자는 구매 결정에 자신이 없을 때 다수를 따라 선택하면 실패 확률이 줄어든다고 믿는다. 홈쇼핑에서 ‘이 시간 주부님들의 주문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950개의 상품이 팔렸습니다.’ 같은 문구를 제시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행동을 보고 따라 행동하게 만드는 ‘사회적 증거의 법칙(Social Proof)’을 이용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는 쇼핑몰에서 상품 목록을 ‘인기순’으로 보여주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거기에 리얼타임 요소를 추가한 SSG.COM 의 ‘지금 뜨는 상품’ 코너는 지금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실시간 판매량을 보여줌으로써, 타 소비자들의 결정을 따라하게끔 유도하고 있다. 당장 필요한 제품과 카테고리는 아닐 수 있지만 지금 많이 팔리는 상품은 소비자에게 판매 트렌드를 알려준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처럼 말이다.
SSG닷컴 (www.ssg.com)
때로는 가시적인 숫자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정답이 아닐 때도 있다. 영화나 책은 개인의 취향이 많이 반영되는 카테고리이기 때문에 판매순을 뛰어넘어 취향을 추천해주는 방식이 오히려 유용할 때도 있다. 지금 보고있는 상세페이지에 비슷한 취향을 가진 소비자의 구매상품을 보여주는 것들이다. 이것은 사용자의 취향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높은 친밀도와 관련성으로 상품 구매까지 연결되도록 한다.
교보문고 (www.kyobobook.co.kr)
② 소비자는 희소성에 영향을 받는다.
“현재 5개밖에 물량이 남지 않았습니다!” 같은 메세지는 상품의 구매 가능한 수량이나 시간을 제한하여 소비자의 구매 의지를 증가시킨다. 이것은 수량 또는 시간이 제한된 상품일수록 경쟁심리가 유발되어 상품을 얻으려는 동기가 높아진다는 '희소성의 원칙(Law of Scarcity)'과 연관이 있으며, 제한된 상품을 부각시켜 구매를 하지 못해 생기는 잠재적인 상실감을 자극하는 마케팅 기법으로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소셜 커머스는 희소성의 가치를 잘 반영하고 있다. 판매순으로 상품을 보여주는 것이 유용한 종합 쇼핑몰과 달리, 상품의 잔여 수량과 시간을 실시간으로 제공하여 사람들이 빠르게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티켓몬스터 (www.ticketmonster.co.kr)
호텔 예약 사이트에서도 비슷하게 확인할 수 있다. BOOKING.COM에서는 확인 중인 객실의 잔여 객실의 수량을 안내하여 희소성의 가치를 강하게 강조하고 있다. 해당 정보를 통해 사용자는 촉박함을 느끼게 되고 결정을 빠르게 해야 한다고 믿게 된다.
Booking.com (www.booking.com)
심리가, 곧 행동으로 반영되도록
사용자는 같은 정보를 바라보지만 정보의 제공 방식에 따라 심리적으로 다르게 받아들이고 구매를 한다. 우리는 이제 앞에서 언급한 이론들을 어떻게 서비스에 녹여낼 지, 어떻게 디자인할 지, 어떻게 컨텐츠화하여 제공할 지 깊게 고민해야 한다. 우리의 고민에 따라 소비자의 심리도, 그에 따른 행동도, 그리고 구매율도 달라지게 될 것이다.
l 에디터 소개 NHN Ent. AD, UI/UX lab은 더 즐겁고 자연스러운 서비스를 연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