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눈에 보는 핵심요약
- 넷플릭스는 왜 팬들을 오프라인으로 초대했을까요? 올리브영부터 컬리, 쿠팡까지 화면 밖으로 나온 플랫폼들. 즐거운 체험이 끝난 뒤, 다시 앱을 켜게 만드는 그 비밀, 축제 속에 숨은 플랫폼의 속마음을 함께 들여다봐요.

지난 10월, 5만 원에 육박하는 축제 티켓이 판매 시작 40분 만에 매진됐어요. 심지어 누구나 예매할 수 있는 행사도 아니었는데요. 자사 멤버십 회원 중 최근 한 달간 20만 원 이상 결제한 사람에게만 선예매 기회가 주어졌거든요.
©네이버
이렇게 제한된 조건에서도 빠르게 매진된 축제는 바로 네이버가 준비한 〈넾페스타〉예요. 권진아, 로꼬, 실리카겔, 화사 등 인기 아티스트의 공연은 물론, 쇼핑과 브랜드 체험까지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해요.
이런 움직임은 올해 들어 더욱 자주 눈에 띄고 있어요. 올리브영과 무신사, 컬리는 이미 대규모 페스타를 꾸준히 열어 왔고, 쿠팡도 올해 여러 차례 오프라인 행사를 선보였어요. 지난 9월에는 스포티파이도 성수에 음악 팬들을 위한 특별한 공간을 마련했죠.
unsplash
흥미로운 건 이런 변화가 나타나는 시점이에요. 2025년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약 272조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그중 모바일 거래 비중은 무려 77.6%에 달했어요.
스마트폰 하나로 쇼핑부터 콘텐츠 감상까지 해결할 수 있게 됐는데, 정작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들은 사람들을 다시 오프라인으로 불러 모으고 있는 거죠.
온라인에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해서, 고객과의 관계까지 저절로 깊어지는 건 아니에요. 상품 사진과 후기만으로는 사용감을 온전히 전하기 어렵고, 좋아하는 콘텐츠를 혼자 보는 것과 다른 팬들과 함께 즐기는 경험도 다르니까요.
플랫폼들이 오프라인에서 찾는 기회는 온라인을 대체하는 데 있기보다, 화면 안에서 충분히 전하지 못한 가치를 직접 경험하게 하는 데 있어요.
온라인에서 고객을 만나는 데 누구보다 익숙한 플랫폼들이 왜 굳이 오프라인에서 축제를 여는 걸까요? 그리고 그 축제에서 무엇을 얻으려는 걸까요?
이 질문을 따라 플랫폼이 페스타라는 형식을 택한 이유부터, 현장에서 얻는 것과 그 경험을 다시 온라인으로 이어가는 방법까지 살펴볼게요.
온라인 플랫폼은 왜 ‘페스타’라는 방식을 택했을까요?
온라인 플랫폼이 오프라인 축제를 열기 시작한 건 생각보다 오래전 일이에요. 올리브영은 2019년부터 대규모 뷰티 페스타를 개최해 왔고, 컬리도 2023년 첫 푸드페스타를 열었어요. 무신사는 2024년부터 뷰티 페스타를 선보이고 있고요.
©올리브영
| 📊 |
행사 규모도 만만치 않아요.
|
플랫폼이 오프라인에서 보여주려는 건 하나의 상품이나 브랜드만은 아니에요. 여러 브랜드와 콘텐츠를 발견하고 골라 즐기는, 플랫폼 특유의 경험을 함께 보여주려는 거죠.
그 이유를 이해하려면 온라인 플랫폼이 하는 일을 떠올려 보면 쉬워요. 우리는 플랫폼에서 다양한 상품을 비교하고, 새로운 브랜드를 발견하고,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받곤 하잖아요.
페스타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수십 개의 브랜드를 한자리에서 만나고, 관심 있는 프로그램을 골라 즐기다 보면 평소라면 스쳐 지나갔을 상품까지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오게 되죠.
무엇보다 이런 방식은 플랫폼의 개성을 드러내기에도 좋아요. 무신사는 패션 브랜드와 뷰티 브랜드의 협업 상품을 선보이며 스타일에 집중했고, 컬리는 유명 셰프의 쿠킹쇼와 식재료 시식 프로그램으로 미식의 경험을 강조했어요.
온라인에서 해오던 상품과 콘텐츠의 큐레이션을 오프라인에서는 하나의 축제로 펼쳐 보이는 셈이에요.
그렇다면 플랫폼들은 이렇게 사람들을 모아 무엇을 하려는 걸까요?
팬덤과 멤버십을 더 단단한 관계로 만들어요
좋아하는 드라마를 다 보고 나면 다음 시즌을 기다리거나, 출연 배우의 인터뷰를 찾아보곤 하죠. 하지만 같은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즐길 기회는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넷플릭스는 그런 팬들을 위해 한국 서비스 10주년을 기념하는 〈넷플잔치〉를 열었어요. 지난 10월 24일부터 이틀간 상암 문화비축기지에서 출연진과 함께하는 무대, 방탈출 형식의 체험, 팝업 이벤트 등을 선보였는데요. 주요 무대는 유튜브로도 생중계해 현장에 오지 못한 팬들까지 함께 즐길 수 있었어요.
특히 눈길을 끈 건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방식이었어요. 넷플릭스의 영감이 어디에서 오는지 찾아가는 미션의 마지막 정답은 ‘영감은 당신’이었죠. 행사장 곳곳에서는 ‘역조공’ 선물도 나눠 줬고요. 사전 신청을 통해 무료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한 점까지, 지난 10년간 팬들이 보내온 사랑에 함께 즐길 시간과 선물로 답한 셈이에요.
©스위트스팟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특정 작품의 팬을 플랫폼의 팬으로 만날 기회이기도 했어요. 좋아하는 출연진을 보러 왔다가 다른 작품을 체험하고, 신작 소식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으니까요. 여기에 팬으로서 환대받은 기억이 더해진다면 넷플릭스에 대한 호감으로 이어질 수 있겠죠.
이용자가 계속 찾고 싶은 서비스가 되는 일은 사업 방향과도 맞닿아 있어요. 넷플릭스는 2026년 3분기에도 매출이 늘었지만, 일부 광고 상품 도입이 늦어지면서 연간 광고 매출 전망을 낮췄어요. 같은 실적 발표에서 이용자가 즐길 거리를 가장 먼저 찾고, 해지는 가장 나중에 고려하는 서비스가 되겠다는 방향도 밝혔죠. 팬들과 즐거운 기억을 쌓는 일도 이용자가 계속 머물 이유를 더하는 시도로 볼 수 있어요.
네이버의 〈넾페스타〉는 회원만 누릴 수 있는 경험으로 이용자들과 가까워지려 해요. 오는 10월 30일부터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열리는 축제로, 음악 공연과 브랜드 체험, 한정 굿즈를 선보일 예정인데요. 적립과 할인으로 체감하던 혜택을 함께 즐기는 하루로 넓히는 거죠.
적립률이나 할인 금액은 다른 서비스와 비교하기 쉽지만, 회원이어서 즐길 수 있었던 공연과 그날의 기억은 숫자로 비교하기 어려워요. 이런 경험은 멤버십을 유지할 또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어요.
두 행사의 방식은 다르지만,
이미 서비스를 선택한 이용자에게 앞으로의 관계를 더 단단하게 만드는 역할은 닮아 있어요.
넷플잔치는 작품에 대한 애정을 다른 콘텐츠에 대한 관심으로 넓히고, 넾페스타는 멤버십을 유지할 이유에 특별한 경험을 더하는 거죠.
생필품이 화장품 매장에 놓인다면 어떨까요?
©쿠팡
지난 9월 성수에서 열린 〈쿠팡 온리 페스타〉에는 조금 낯설고도 흥미로운 풍경이 펼쳐졌어요.
쌀과 잡곡은 아이섀도 팔레트처럼 진열되고, 벽지와 인테리어 제품은 마스크팩처럼 놓여 있었거든요. 화장품 매장에서 볼 법한 전시 방식을 식품과 생활용품에 입힌 거예요.
평소라면 가격과 배송 정보를 확인한 뒤 구매했을 생필품이, 그 순간만큼은 새로운 구경거리가 된 거죠. 방문객들은 상품을 직접 만져보고 비교하거나, 쿠팡 PB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맛볼 수도 있었어요.
쿠팡이 보여주려 한 건 저렴한 가격이나 빠른 배송만이 아니었어요. 고객이 직접 상품을 경험하면서 품질을 확인하고, 잘 몰랐던 자체 브랜드까지 자연스럽게 발견하도록 한 거예요.
생필품을 새롭게 보여주는 〈온리 페스타〉와 뷰티 상품을 체험하는 〈살롱 드 알럭스〉를 함께 보면, 쿠팡의 오프라인 행사를 하나의 축제로만 볼 필요는 없어요. 상품군에 따라 서로 다른 체험 방식을 마련한다는 관점에서도 살펴볼 수 있죠.
중요한 건 행사 형식 자체보다, 온라인에서 전달하기 어려웠던 상품의 가치를 어떤 경험으로 보여주느냐예요.
네이버는 상품 대신 자사의 기술을 경험하도록 했어요. 〈넾페스타〉에서는 얼굴 인식 기술인 'Npay 페이스사인'으로 입장하고, Npay 커넥트로 결제할 수 있도록 준비했는데요. 디지털 스탬프 투어를 통해 성수의 네이버페이 제휴 매장까지 둘러보도록 구성했어요.
페이스사인이 얼마나 편리한 기술인지 길게 설명하기보다, 축제를 즐기는 과정에서 직접 써 보게 한 거죠.
이처럼 오프라인 페스타에서는 온라인에서 사진이나 설명으로만 전달하던 상품과 서비스의 장점을 고객이 직접 확인할 수 있어요.
평소 앱에서는 무심히 지나쳤던 플랫폼의 강점을, 새로운 감각으로 다시 보여줄 기회가 되는 거예요.
입점 브랜드의 발견은 플랫폼의 경쟁력이 돼요
플랫폼 페스타에 참여하는 수많은 입점 브랜드에게도 축제는 반가운 기회예요. 특히 온라인에서는 꾸준히 상품을 판매하지만, 오프라인에서 소비자를 직접 만날 기회가 적은 브랜드라면 더욱 그렇겠죠.
©컬리
2025년 〈컬리뷰티페스타〉가 좋은 사례예요. 당시 참여한 60개 브랜드 가운데 40여 개는 이 행사를 통해 처음으로 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했다고 해요. 〈컬리푸드페스타〉에 참여한 창억떡도 매장이 광주와 대전에만 있어, 서울 소비자들을 직접 만나는 자리가 무척 반가웠다고 전했어요.
브랜드 입장에서는 이런 만남 자체가 소중한 경험이에요. 어떤 상품에 관심을 보이는지, 맛이나 사용감은 어떻게 느끼는지, 고객의 반응을 현장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컬리
| 📊 |
판매 성과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어요. 컬리에 따르면 2025년 〈컬리뷰티페스타〉에 참여한 파트너사들의 온라인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9배 증가했어요. 같은 기간 온라인 할인전도 함께 진행된 만큼 이를 페스타만의 효과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오프라인에서 브랜드를 직접 경험한 시기와 온라인 구매가 함께 움직였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해요. |
플랫폼에도 얻는 것이 있어요. 고객은 행사에서 새로운 브랜드를 발견하는 동시에, 그 상품을 소개한 플랫폼의 취향과 안목도 함께 경험하거든요. 마음에 드는 브랜드를 발견했다면, 다음에도 비슷한 상품을 찾으러 다시 방문할 수 있겠죠.
결국 페스타는 고객에게는 새로운 발견을, 입점 브랜드에는 소비자와의 만남을, 플랫폼에는 브랜드를 발굴하고 연결하는 자신의 경쟁력을 보여줄 기회를 제공하는 거예요.
한 번의 축제가 정기적인 브랜드 접점이 되기도 해요
이런 만남이 반복되면 오프라인 행사는 일회성 체험을 넘어, 고객이 플랫폼을 꾸준히 만나는 접점이 될 수도 있어요. 해외에서는 팬 이벤트가 상설 공간으로 확장되거나, 온라인 커뮤니티의 정기적인 만남으로 자리 잡은 사례를 볼 수 있어요.
넷플릭스는 글로벌 팬 이벤트 〈TUDUM〉으로 팬들과 만나 왔어요. 2023년 브라질 상파울루 행사에서는 배우와의 만남과 작품 기반 체험을 마련하고, 주요 프로그램을 글로벌 생중계로도 선보였죠.
이어 2025년에는 미국 필라델피아와 댈러스에 〈Netflix House〉라는 상설 체험 공간을 열었어요. 정해진 행사 기간이 아니더라도 작품 속 세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오프라인 접점을 넓힌 거예요.
©twitch
트위치의 〈TwitchCon〉은 온라인 방송과 채팅으로 소통하던 스트리머와 시청자들이 정기적으로 만나는 축제로 자리 잡았어요. 팬 미팅과 게임 대회에 더해 크리에이터 교육과 브랜드 협업 프로그램도 운영하며, 커뮤니티의 관계가 화면 밖에서도 이어지도록 하고 있죠.
두 사례의 핵심은 오프라인 행사의 규모만 키우는 데 있지 않아요.
온라인에서 쌓아온 취향과 관계를 반복해서 경험할 이유를 만든다는 것이에요.
국내 플랫폼들의 페스타도 앞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을 모을지뿐 아니라, 어떤 만남을 꾸준히 이어갈지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현장에서 생긴 관심을 어떻게 다시 온라인으로 가져갈까요?
만남을 반복하는 것만큼 중요한 건, 한 번의 방문에서 생긴 관심을 놓치지 않는 일이에요. 현장에서 마음에 드는 상품을 발견해도 나중에 이름이 기억나지 않거나 다시 찾기 어렵다면, 경험과 구매 사이에 빈틈이 생기니까요.

그래서 플랫폼들은 QR코드와 상품 저장, 장바구니 같은 장치로 현장의 관심을 온라인 계정에 남겨두도록 해요.
2025년 〈컬리푸드페스타〉에서는 현장에서 제품을 판매하지 않았어요. 대신 마음에 드는 상품을 발견하면 QR코드를 통해 컬리몰에서 구매하고, 샛별배송으로 집에서 받아볼 수 있도록 했죠. 방문객은 현장에서 충분히 맛보고 즐기는 데 더 집중할 수 있었어요.
쿠팡도 비슷한 방식을 활용했어요. 〈온리 페스타〉에서는 제품 옆 QR코드를 스캔하면 해당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었고, 뷰티 행사 〈살롱 드 알럭스〉에서는 '살롱 마스터 키'를 태그해 관심 상품을 저장하도록 했어요.

두 플랫폼 모두 현장에서 상품을 직접 경험하고, 구매는 온라인에서 자연스럽게 이어가도록 설계한 거예요.
| 💡 |
이런 방식은 일반 브랜드의 팝업스토어에서도 활용할 수 있어요. 체험한 상품을 현장에서 바로 구매하게 하는 데만 집중하기보다, 관심 상품을 저장하고 집에서도 쉽게 다시 찾을 수 있도록 동선을 마련하는 거죠.
|
화면 안의 경험을 더 깊게 만들고, 다시 일상으로
©올리브영
온라인 플랫폼은 그동안 사람들이 더 쉽고 빠르게 원하는 것을 얻도록 발전해 왔어요. 반면 오프라인 축제는 직접 시간을 내서 찾아가야 하고, 때로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죠. 그런데도 사람들이 축제장을 찾는 건 화면 속에서 좋아하던 것을 직접 경험하고,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즐길 수 있기 때문이에요.
넷플릭스와 네이버는 팬덤과 멤버십을, 쿠팡은 상품 체험을, 컬리와 무신사는 새로운 브랜드의 발견을 중심에 뒀어요. 서로 다른 행사처럼 보여도, 각 플랫폼이 온라인에서 해오던 일을 더 생생한 경험으로 만든다는 점은 같아요.
플랫폼들이 오프라인으로 나오는 이유는 단순히 사람을 많이 모으기 위해서만은 아니에요.
화면 안에서 하던 발견·추천·구매·팬덤 경험을 더 깊게 만들고, 그 경험이 다시 일상 속 플랫폼 이용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죠.
| ✍️ |
앞으로 오프라인 행사를 준비한다면,
|
추천 콘텐츠
관련 콘텐츠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