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작은 조직의 속도를 살리는 가벼운 업무 시스템 만들기

2026.05.1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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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눈에 보는 핵심요약
  • 작은 조직에 결재 시스템을 그대로 들이면 사소한 일까지 절차가 생겨 속도가 무너집니다. 결재 대신 업무요청 단위로 주고받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결재 시스템 있다고 다 회사는 아닙니다

전통적인 결재 시스템을 원하는 대표들이 많습니다. 기안 올리고 결재받는 시스템이죠. 그런데 직원 5명, 10명인 회사에서 그런 시스템이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대표님 광고 소재 문구 수정했습니다. 결재 부탁드립니다."


이런 결재 요청을 받으면 대표님은 어떤 생각이 들까요.

 

'이런 것까지 내가 결재를 해야 하나' 싶으면서도 '그래도 확인은 해야지' 싶으실 겁니다. 직원 입장에서도 애매하죠. 말로는 10초면 끝날 일을, 문서로 작성하느라 5분, 10분씩 더 쓰게 됩니다. 작은 일도 대표가 봐야 한다는 기준이 생기면, 그 순간부터 실행 속도는 계속 느려집니다.

이런 일이 하루 10번씩만 반복돼도, 하루 100분이 사라집니다. 한 달로 치면 2~30시간이 허공에 날아가죠. 직원이 5명이라면 월 150시간입니다. 10인 미만 스타트업 대표라면, 익숙하면서도 꽤 심각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어요.

 

핵심 문제는 중요한 의사결정과 사소한 실행이 같은 무게로 취급된다는 데 있습니다. 작은 조직에게 결재 문서 작성은, 중요하거나 시급한 일이 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같은 프로세스에 묶이면, 결국 ‘일’보다 ‘절차’가 앞서게 됩니다.

 

 

이럴수록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업무요청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문제는 결재를 ‘시스템’이 아니라 ‘태도’로 바라볼 때


작은 기업에서 결재 시스템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문제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문제는 ‘시스템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결재를 대하는 태도입니다.

 

많은 대표들이 업무 관리를 ‘결재’로 생각합니다. 직원이 기안을 올리면 대표가 승인하고, 승인되면 진행하고, 끝나면 보고하는 구조죠. 이 방식은 대기업에서는 잘 작동할 수 있어요. 수백, 수천 명이 일하는 조직에서 모든 결정을 대표가 직접 볼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권한을 나누고, 단계를 두고,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합니다. 결재 시스템은 그런 환경에서 발전했습니다.

 

하지만 10인 미만 조직에서는 상황이 다릅니다. 대표가 의사결정의 최종 책임자인 경우가 많고, 중간 관리자는 실질적인 결정권이 없는 경우도 흔합니다. 이런 구조에서 3단 결재, 전결 규정, 결재 후 수정 불가 같은 룰을 그대로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요?

 

결국 시스템이 ‘통제’가 아니라 ‘속도를 늦추는 장치’로 바뀔 수 있습니다.

 

 

대표 컨펌이 필요 없다는 말이 아닙니다. 중요한 건 컨펌을 받는 ‘방식’이에요. 기안-검토-결재처럼 무거운 절차보다, 업무 단위로 빠르게 요청하고 확인받는 구조가 작은 조직에는 더 잘 맞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작은 조직은 관점을 바꿔야 합니다. ‘결재’가 아니라 ‘업무요청’으로요. 이건 단순히 용어를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일하는 방식 전체를 다시 설계하는 일입니다.

 


 

무거운 결재 시스템이 작은 조직에 주는 부담


전통적인 결재 시스템이 작은 조직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현실적인 관점에서 정리해보겠습니다.

 

 

부담 1. 결재를 위한 준비 작업이 업무를 잠식합니다


결재 시스템이 생기면, 일을 시작하기 전에 서류부터 작성하게 됩니다. 왜 필요한지, 얼마나 걸리는지, 어떤 결과가 나올지 미리 적어야 하죠.

 

문제는 작은 조직에는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 일이 많다는 겁니다. 해보면서 조정해야 하는데, 결재 문서에는 확정된 내용만 담아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직원은 결재를 통과시키기 위해 실제보다 더 구체적으로 ‘포장’하게 됩니다.

결재가 필요할 때마다 증빙, 사전 조율, 양식 맞추기가 늘어나면 실행은 밀립니다. 특히 10인 미만 조직에서는 한 사람이 여러 역할을 동시에 맡고 있기 때문에, 서류 작성 30분이 실제 업무 2시간 지연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부담 2. 대표도 직원도 감정이 소모됩니다


결재 시스템이 있으면 직원은 “이 정도면 결재 올려야 하나?”를 계속 고민합니다. 사소한 건데 결재를 올리면 일을 키우는 것 같고, 안 올리면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을 물을까 불안하죠.

대표도 비슷합니다. “이런 것까지 결재를 올려?” 싶다가도,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왜 미리 말 안 했어?”가 될 수 있으니 애매합니다.

 

이 상황이 반복되면 서로 눈치를 보게 됩니다. 직원은 대표 기분을 살피고, 대표는 직원이 제대로 하는지 의심하게 되죠. 결재 라인 하나가 신뢰를 깎아먹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부담 3. 빨리 움직여야 할 때 멈춥니다


작은 회사의 가장 큰 장점은 속도입니다. 의사결정이 빠르고, 실행도 빠르죠. 그런데 결재 시스템이 들어오면 이 속도가 쉽게 깨집니다.

급한 일이 생겼을 때 “일단 해보고 나중에 보고하자”가 아니라 “일단 결재 올려야지”가 됩니다. 대표가 회의 중이거나 외근 중이면 일은 멈춥니다. 결재가 내려올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 동안 기회가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대기업에서는 이런 과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조직이 크면 통제가 중요하니까요. 하지만 10인 미만 조직에서는 통제보다 실행 속도가 생존에 더 직결될 가능성이 큽니다.

 


 

작은 회사에 필요한 건 ‘가벼운’ 업무 요청 시스템입니다


작은 조직에서는 서로 일을 공 던지듯 주고받을 수 있는 구조만 만들어도 경쟁력이 생깁니다. 왜일까요?

대표가 원하는 “알아서 찾아 일하는 직원”이 만들어지려면, 대표와 직원, 직원과 직원 사이에 업무를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는 통로가 있어야 합니다. 그 통로가 없으면 결정권이 대표에게 집중되면서 대표가 병목이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업무요청입니다. 업무요청은 단순히 ‘일 시키기’가 아니라, 담당자를 명확히 하고, 기한을 정하고, 완료 여부를 추적할 수 있는 단위로 일을 주고받는 방식입니다.

 

업무요청 시스템이 작동하는 3가지 방향


1. 직원이 대표/상사에게 요청 및 보고

“이 광고 소재 이렇게 수정하려고 합니다” 같은 보고를 업무요청으로 남깁니다. 대표는 확인하고 피드백하면 됩니다.

 

2. 대표가 직원에게 업무 지시

“이번 주 안에 고객사 제안서 초안 만들어줘” 같은 지시를 업무요청으로 남깁니다. 담당자, 마감일, 진행 상태가 한눈에 보이니 대표가 일일이 되묻지 않아도 됩니다.

 

3. 동료끼리 요청

마케터가 디자이너에게, 기획자가 개발자에게. 대표를 거치지 않고도 직원들끼리 일을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대표는 모든 업무의 병목이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공여사들 구성원들도 대기업, 공기업,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조직에서 ERP, 그룹웨어, 아사나 등 협업툴을 써봤습니다. 그 경험을 거치며 더 분명해진 건, 작은 회사의 일하는 방식은 큰 조직과 다르고, 그에 맞는 업무요청 시스템도 달라야 한다는 점입니다.

 


 

결재 시스템이 아니라 Task 기반 업무 시스템으로


결재 시스템으로 업무관리를 대체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하는 대표라면, 잠깐 멈추고 task 기반으로 업무 시스템을 구축하는 걸 고려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작은 조직의 일은 작고, 가볍고, 빠르게 움직입니다. 대표 한 사람의 결재 무게보다,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실행 속도와 파급력이 더 큽니다. 업무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task 기반으로 일을 주고받는 업무요청 시스템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사내 메신저로는 task를 기록하기 어렵지만, 업무요청 시스템에서는 가능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방식부터 다시 점검해야 합니다


아직도 워드로 주고받고 있나요? 출력해서 도장을 찍고 있나요? 지금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떤 방식이 필요한지부터 다시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작은 조직에서는 큰 조직의 방식을 그대로 가져오는 게 답이 아닐 수 있어요. 규모에 맞는 방식이 따로 있고, 단계에 맞는 구조가 따로 있습니다. 지금 회사에 맞는 건 결재 중심 시스템일까요, 아니면 업무요청 중심 시스템일까요?

정답은 회사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다만 10인 미만 조직이라면, 절차보다 실행 속도가, 승인보다 담당자가, 형식보다 맥락이 더 중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그에 맞는 구조부터 만드는 게 먼저일 수 있습니다.

 

공여사들이 만든 시스템은 업무요청을 중심에 둡니다. 대표도 직원도 이 방식으로 일을 주고받고,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완료 처리를 합니다. 결재가 필요한 업무는 별도로 구분해 처리하고요. 이렇게 나누면 일이 막히지 않고 굴러갑니다.

 

 

지금 회사의 일하는 방식이 답답하게 느껴진다면, 문제는 사람이 아니라 구조일 수 있습니다. 결재 시스템을 도입하기 전에, 업무요청 시스템부터 도입해보는 건 어떨까요? 작은 회사에 맞는 첫 단계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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