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인사이트

🎅 서양의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한국의 크리스마스는 연인과 함께인 이유

2025.12.26 13:58
25
0
0
  • 한눈에 보는 핵심요약
  • 오늘은 서양과 달리 한국에서 크리스마스가 연인과 함께해야 하는 날처럼 작동하게 된 이유를, 그 배경부터 차분히 살펴보려고 해.

🎅 서양의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한국의 크리스마스는 연인과 함께인 이유 

  

서양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크리스마스마다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장면이 자연스럽게 나오는데, 한국에서는 크리스마스라고 하면 연인과의 약속부터 떠올리게 되잖아. 같은 크리스마스인데도 왜 어떤 곳에서는 ‘가족의 날’ 되고, 또 어떤 곳에서는 ‘연인의 날’ 되었을까? 오늘은 서양과 달리 한국에서 크리스마스가 연인과 함께해야 하는 날처럼 작동하게 된 이유를, 그 배경부터 차분히 살펴보려고 해. 

🏭산업화가 만든 크리스마스 

초기의 크리스마스는 지금 우리가 떠올리는 모습과는 많이 달랐어. 조용한 예배 중심의 날이었고, 들뜸이나 화려함보다는 경건함이 우선이었지. 그런데 이 분위기가 본격적으로 달라지기 시작한 건 19세기 산업화 이후야. 산업혁명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시장에 물건이 넘쳐났고, 기업들은 자연스럽게 이런 고민을 하게 돼. 

“사람들이 이 많은 물건을 언제, 어떤 이유로 사게 만들 수 있을까?” 

그 해답을 찾은 시점이 바로 연말이었어. 한 해가 끝나가는 시기는 사람들 마음에 감사, 따뜻함, 정리 같은 감정이 자연스럽게 올라오잖아. 기업들은 이 감정의 흐름을 그냥 두지 않았고, 크리스마스를 가족이 모이고 마음을 나누는 날, 그리고 선물을 주고받는 날로 재해석하기 시작했어. 그렇게 크리스마스는 종교적 의미를 넘어, 산업화 사회에서 소비와 감정이 결합된 상징적인 시즌으로 서서히 자리 잡게 된 거지. 

🎅 코카콜라가 대중화한 ‘산타클로스’ 이미지 

 

헤이든 선드블롬이 그린 산타가 그려진 코카콜라 광고  

 

이 연말 시즌의 얼굴을 완성한 존재가 바로 산타클로스”. 사실 우리가 아는 빨간 옷에 통통한 산타는 처음부터 존재했던 이미지가 아니었어지역과 시대마다 산타는 초록 옷을 입기도 했고, 마른 노인으로 등장하기도 했지. 지금처럼 전 세계가 공유하는 하나의 얼굴은 아니었던거야. 

이걸 결정적으로 대중화’한 브랜드가 바로 코카콜라야. 1931년, 메드타임스에 따르면 코카콜라는 겨울마다 매출이 떨어져서 고민이었다고 해. 추우니까 코카콜라 생각이 들지가 않는거지. 겨울에도 마시게 만들고 싶었던 코카콜라는 화가 헤이든 선드블롬에게 산타 이미지를 의뢰했고, 그 결과 통통하고 인자하게 웃는 빨간 산타가 탄생했어. 이 이미지는 무려 30년 넘게 반복 사용되면서 전 세계에 퍼졌고, 결국 산타는 코카콜라 광고 모델을 넘어 ‘연말 그 자체의 상징 되었지. 차가운 겨울에 따뜻한 온기를 전하는 산타, 그 옆에 자연스럽게 놓인 콜라 한 병. 이 장면은 브랜드 마케팅을 넘어 문화의 일부가 되어버렸어. 

🎄서양에서의 크리스마스는 ‘가족 중심의 날’ 

서양에서 크리스마스가 가족의 날이 된 건 원래부터 그랬다기보다는,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에 분위기가 확 굳어졌다고 보면 돼. 그 불씨를 제대로 지핀 사람이 바로 찰스 디킨스야. 그의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은 “크리스마스엔 흩어졌던 가족이 다시 모여야 한다”는 그림을 사람들 머릿속에 콕 박아 넣었거든. 다들 ”구두쇠 스크루지 영감” 한 번씩 읽어봤지? 그 책이야. 이 시기가 산업혁명으로 다들 바쁘고 각자 살던 시대였으니까, 이 이야기가 더 세게 먹혔던 거지. 

 

빅토리아 여왕·앨버트 공 부부와 아이들이 크리스마스 트리 주변에 모여있는 판화  

 

이에 카드 회사들은 가족이 웃고 있는 그림만 골라 쓰기 시작했고, 여기에 빅토리아 여왕과 앨버트 공이 트리 아래에 모인 왕실 가족 사진까지 공개되면서 결정타가 됐어. 사람들 사이에 이런 생각이 퍼진 거야. 

“아, 크리스마스엔 이렇게 가족이 모여 있어야 하는 거구나.” 

그렇게 서양의 크리스마스는 지금까지 자연스럽게 ‘가족의 날’ 굳어졌어. 

🇰🇷 한국에서의 크리스마스는 ‘연인의 날’ 

반면 한국의 크리스마스는 전혀 다른 길을 걸어왔어. 해방 이후 미군정(해방 직후 남한을 맡아 다스리던 미국 군사정부)을 통해 미국식 크리스마스 문화가 들어왔고, 1949년 크리스마스가 공식 공휴일이 되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로맨틱한 데이트 날’ 이미지는 빠르게 퍼지기 시작했어. 

특히 1960~80년대 군사정권 시절에는 자정부터 새벽 4시까지 이어지던 통금이 크리스마스 이브 등 특정 날에는 해제되면서, 많은 청춘들에게 “그날만큼은 평소보다 늦게까지 거리를 즐길 수 있는 특별한 날”로 느껴졌지. 1980년대 이후 호텔 커플 패키지와 레스토랑 예약 경쟁 같은 마케팅이 더해지면서, 이미 설·추석이 가족 명절로 굳어진 한국 사회에서 크리스마스는 자연스럽게 ‘연인의 날’ 이미지가 더욱 강화됐어. 

🎁혼자인 크리스마스에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 

 


 

그래서 크리스마스에 느끼는 이 허전함은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구조의 문제에 가까워. 한국에서는 크리스마스가 오랫동안 ‘연인의 날’ 소비돼 왔고, 그 과정에서 혼자 있는 상태가 자연스럽지 않은 것처럼 보이게 설계됐거든. 반면 해외에선 이 날이 가족을 떠올리고 관계를 점검하는 날로 기능해. 같은 크리스마스라도 사회가 부여한 역할이 다르니, 느껴지는 감정이 다른 건 당연한 결과인거야. 

그러니까 이때 외롭다고 해서 스스로를 평가 절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도 좋아. 연인이 없어서 뒤처진 것도 아니고, 크리스마스를 잘못 보내고 있는 것도 아니야. 단지 사회가 만든 특정한 프레임 안에 잠시 서 있을 뿐인거지. 이 날을 어떻게 보내야 한다는 정답은 없다고 보거든. 크리스마스는 누군가와 함께해야만 의미가 생기는 날이 아니라, 각자의 삶이 어디쯤 와 있는지 점검해도 되는 하나의 기준점일 뿐이니까. 

#크리스마스 #마케팅 #굿모닝마이브랜드
이 글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서로의 생각을 공유할수록 인사이트가 커집니다.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