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GV의 미국 시장 철수, 무엇이 문제였을까
- 한눈에 보는 핵심요약
- CGV는 한국에선 누구나 아는 멀티플렉스(스크린이 많은) 영화관인데, 최근 미국에서는 힘을 못 쓰고 LA점을 끝으로 결국 15년 만에 완전히 철수해버렸어.
🎬 CGV의 미국 시장 철수, 무엇이 문제였을까
CGV는 한국에선 누구나 아는 멀티플렉스(스크린이 많은) 영화관인데, 최근 미국에서는 힘을 못 쓰고 LA점을 끝으로 결국 15년 만에 완전히 철수해버렸어. 흔히 극장이 “팬데믹 때문”이라거나 “OTT가 성장해서 극장 산업이 전반적으로 어려워졌다”라고 말하지만, 그건 표면적인 이유일 뿐이야. 사실 안을 들여다보면 입지 선정의 미스, 현지화 전략 부재, 그리고 무모한 투자가 겹쳐 있어. 그래서 세계 5위 극장 체인이라는 타이틀을 달고도 미국에서는 영화관 세 곳만 운영하다가 모두 문을 닫아야 했던 거지. 오늘은 CGV가 미국에서 운영했던 LA, 부에나파크, 샌프란시스코 세 곳을 차례대로 들여다보면서, 실패의 원인이 무엇인지 이야기 해볼게.
📍 1. LA 코리아타운 CGV – ‘교포들만의 극장’에 갇히다
2010년, CGV는 미국 첫 발을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에 내딛었어. 주소는 Western Ave 한복판, 코리아타운의 심장 같은 곳이지. 딱 보면 교포 사회와 연결되기 좋을 것 같았어. 규모는 상영관 3개, 좌석 600석 내외 정도로 아담했어. 한국에 있는 웅장한 멀티플렉스랑은 비교도 안 될 작은 사이즈였지.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됐어. 영화관은 규모가 커야 다양한 상영이 가능한데, CGV 코리아타운점은 라인업 자체가 제한적이었어. 게다가 코리아타운 특유의 주차 지옥까지 겹쳐서, “차 대기도 힘든데 굳이 작은 극장 가야 해?”라는 반응이 많았지.
그리고 타겟 관객을 너무 한정적으로 잡은 것도 문제였어. CGV는 주로 한국 교포들을 겨냥했어. 한국 영화는 물론이고, 헐리우드 영화도 한국어 자막을 넣었거든. 한국 교민들에겐 편했지만, 미국인 입장에선 굳이 자막이 깔린 영화를 보러 갈 이유가 없는거지. 결국 “교포들만의 극장”이라는 틀에 갇히고 말았어. 결국 CGV 코리아타운점은 15년 동안 버티긴 했지만, 관객 저변이 너무 좁아서 성장의 한계에 부딪혔어. 결국 2025년 9월, 미국에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CGV였지만 끝내 문을 닫았지.
🏙️ 2. 부에나파크 CGV – 입지 선정의 미스
CGV의 두 번째 미국 진출지는 2017년 오렌지카운티 부에나파크였어. 상영관 8개, 좌석 1,200석 규모에 4DX와 ScreenX까지 도입해 “이번엔 성공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졌지.
하지만 입지가 문제였다고 해. CGV가 들어간 ‘더 소스 OC’는 신생 쇼핑몰이었는데, 오픈 초반부터 사람을 끌어올 앵커 테넌트(손님을 끌어모으는 대형 매장)를 확보하지 못해서 방문객 유치가 불안정했어. 한인,주류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호텔과 더불어서 3억 2,500만 달러가 투입된 초대형 프로젝트였지만, 재정적인 어려움과 투자 문제가 있었거든. 결국 2021년엔 부대시설 운영사가 회생 절차를 밟으면서 몰 자체가 매각 대상이 됐고, 극장도 같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지. 서로 잘 되어야 쇼핑을 하고 극장에 가던지해서 도움이 되는데, 한쪽이 무너지니까 CGV도 난감해진거야.
게다가 쇼핑몰 자체가 한국 기업과 한류 테마에 치우쳐 있어 교포 사회엔 반가웠지만, 주류 미국 관객을 끌어들이긴 부족했다고 해. 이렇게 첨단 기술에 돈은 많이 썼지만 수익은 투자 규모를 따라가지 못했고, 결국 2025년 3월 CGV 부에나파크는 문을 닫았어. 지금은 그 자리를 현지 업체가 인수해 “CGV by Regency”라는 이름으로 다시 운영하고 있어.
🌉 3. CGV 샌프란시스코점– 화려하게 열고, 가장 빠르게 무너진 극장
세 번째이자 마지막 도전은 샌프란시스코였어. 야심차게 등장했지만 여긴 문제가 많아. 2021년, 약 1,480만 달러(한화 약 200억 원)를 들여 샌프란시스코 밴 네스 거리(밴 네스 애비뉴)에 있던 오래된 돈 리 빌딩을 리모델링해 ‘CGV 샌프란시스코’를 열었어. 참고로 돈 리 빌딩은 1920년대에 지어진 샌프란시스코라는 도시의 상징적인 랜드마크 건물이라고 해. 또 상영관 14개에 좌석 약 2,300석 규모라서 이번에는 정말 제대로 된 멀티플렉스였지. 시설도 최신식이었고, 건물 자체도 마치 랜드마크처럼 화려했어.
이번에는 꼭 성공시키겠다는 강한 의지가 보였거든. 그런데 문제는 또 입지였어. 하필 영화관 위치가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치안이 안 좋은 텐더로인 인근이었거든. 이곳은 마약, 노숙자, 범죄 문제로 악명 높은 곳이라 현지인들도 잘 안 가는 지역이었어.
타이밍도 좋지 않았어. 2021년은 팬데믹 여파가 극장 업계를 초토화시키던 시기였잖아. 이런 상황에서 월세만 30만 달러(한화 약 4억 원)를 내야 했고, 그것도 외신 Variety 등에 따르면 무려 20년 장기 임대 계약이었어. 리스크 관리가 전혀 안 된 거지. 결국 개관 18개월 만에 5,400만 달러(약 720억 원)라는 어마어마한 손실을 보고 문을 닫았어.
🎬 겉은 화려했지만, 속은 허술했다
2021~2023년 3년 동안 CGV 미국 법인이 기록한 누적 적자만 약 2,200억 원에 달했어. 규모만 봐도 단순한 시행착오가 아니라 뼈아픈 실패였지. 문제는 겉모습만 화려했다는 거야. 최첨단 시설과 4DX, ScreenX 같은 기술력은 분명 차별화 포인트였지만, 정작 중요한 건 입지, 운영 방식, 그리고 현지화였어. 미국 극장 시장은 이미 AMC나 리갈 같은 대형 체인들이 장악하고 있었고, 관객들은 ‘프리미엄 경험’만 보고 움직이지 않았거든. 접근성 좋은 위치, 합리적인 가격, 안전하고 편한 이용 환경이 더 크게 작용했어. 그런데 CGV는 이런 핵심 요소를 제대로 맞추지 못했지.
📜 극장은 철수, 결국 기술 라이선스만 남았다
더구나 미국 교포층을 주요 타깃으로 삼은 건 CGV의 한계를 보여주는 대목이야. 현지 관객을 깊이 이해하고 파고들기보다는 ‘한국 브랜드가 미국에 진출했다’는 상징적 의미에 더 무게를 둔 것처럼 보였거든. 결국 극장은 계속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고, CGV는 직접 운영을 이어가기보다는 기술 라이선스 사업으로 전략을 바꿨어. 다시 말해, 기술력은 화려했지만, 시장의 구조적 문제와 현지 조건 앞에서는 그 힘을 발휘하지 못했던 거야. 안타깝지만 CGV가 미국에서 보여준 행보는 실패야. 물론 도전 자체에는 박수를 보낼 만하지만, 이번 경험을 발판 삼아 앞으로는 더 정확하고 치밀한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