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이 촌스러워? 케데헌이 연 K콘텐츠, 웰니스로 닫다
- 한눈에 보는 핵심요약
- 케데헌이 전세계적으로 열풍을 만들어내고 있는 이 때, 앞으로 K콘텐츠는 K팝, 패션, 뷰티를 넘어 웰니스로 확장될 것! 내 브랜드는 어떤 웰니스 자산과 연결시켜 글로벌 소비자를 사로잡을 것인가?
전 세계가 케데헌에 미쳐있어요.
넷플릭스에서 주간 시청 수 2,600만 회를 기록하며 59개국에서 1위에 올랐고,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많이 본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영화가 되었거든요.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팬이 함께 노래하고 춤추는 싱어롱이 열리고 있을 정도니까요.
그런데 더 흥미로운 건 이 열풍이 단순히 온라인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거예요.
케데헌에 등장했던 한약방, 북촌 한옥마을 등지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리고, 국립중앙박물관의 굿즈들 (일명 뮷즈) 은 매진을 이어가고 있어요. 김밥 먹는 영상이나 갓을 쓰고 돌아다니는 영상이 틱톡 등에서 어마어마하게 바이럴되기도 하고요.
케데헌 열풍을 타고 인기를 얻고있는 국중박 뮷즈 (출처 : 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
이런 현상을 보면서 한 가지 확실해진 게 있어요.
K-콘텐츠는 이제 단순한 영상물을 넘어서 공간에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강력한 도구가 되었다는 거죠.
그냥 지나쳤던 골목길이 드라마 한 편으로 '성지'가 되고, 평범했던 음식점이 예능 하나로 '핫플레이스'가 되는 시대거든요. 흑백요리사에 나온 쉐프의 레스토랑은 예약이 몇 주씩 밀리고, 인생네컷에서는 K-연예인 프레임으로 사진 찍는 게 하나의 문화가 되었죠.
흥미로운 건 지금까지의 K-문화가 자연스럽게 현대적이고 도시 중심적이었다는 점이에요.
K-팝, K-푸드, K-뷰티, K-패션 모두 서울을 중심으로 한 문화였죠.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이제는 더 큰 기회를 만들어볼 때가 아닐까 싶어요.
두가지 방향으로 생각해볼 수 있을것 같아요.
첫 번째는 K-문화를 더 확장할 기회예요.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다른 문화들을 발굴할 수 있거든요.
두 번째는 그동안 개발에 소외되었던 지방 문화 자원을 활성화할 기회예요. 한국은 도시화가 심각한 나라잖아요. 결국 지금까지의 K-문화 열풍도 수혜자는 서울이고, 서울에 더 많은 인프라가 집중되는 계기가 되었어요.
서울에 대한 관심이나 단편적인 K-문화 체험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한국 전반의 문화적 자산을 활성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모든 것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웰니스입니다.
케데헌이 우리에게 남긴 힌트
케데헌의 성공에서 정말 중요한 힌트 하나를 놓치면 안 돼요.
이 작품이 흥미로운 건 한국의 전통문화(무속신앙, 한약방, 목욕탕 등)와 현재 가장 인기 있는 K-컬처(K-팝, K-푸드 등)를 절묘하게 엮어서 보여줬다는 점이거든요.
글로벌 트렌드를 보면 더욱 흥미로워요. 전 세계적으로 웰니스 관광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어요.
사람들은 이제 단순히 '보는' 여행이 아니라 '치유받는' 여행, ‘깊은 경험을 이끌어내는 여행’, '내면이 성장하는' 여행을 원하거든요.
그런데 여기서 한국이 가진 잠재력을 생각해보면 정말 놀라워요.
우리에겐 이미 수천년간 쌓아온 웰니스 문화가 있잖아요? 한의학, 불교 명상 문화, 전통 차 문화, 목욕 문화 같은 것들이요. 이런 게 바로 '코리안 웰니스'의 핵심 자산들인데, 지금까지는 왜 주목받지 못했을까요?
우리가 놓치고 있던 웰니스 자산들
브랜드 기획자 입장에서 정말 아쉬운 건, 우리가 가진 엄청난 웰니스 자산들이 지금까지 저평가되어 있다는 거예요. 한국의 웰니스는 단순한 신체적 치유를 넘어선 '마음과 몸이 하나 되는 전인적 치유', 즉 K-마인드풀니스라는 독특한 철학을 갖고 있어요.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한국적 마음챙김이죠.
이런 K-마인드풀니스를 경험할 수 있는 한국의 문화 자산들이 바로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할 코리안 웰니스의 핵심이에요.
1. 한의원이 '촌스러운 곳'이라고요?
전 세계 웰니스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트렌드가 홀리스틱 헬스예요.
서양의학이 특정 증상 '치료'에 집중했다면, 사람들은 이제 몸과 마음, 환경이 균형을 이루는 전체적 건강을 원하거든요. 그런데 한의학은 이미 수천 년 전부터 기(氣), 혈(血)의 순환과 균형을 중시하며 예방과 회복을 강조해왔어요.
더 흥미로운 건 글로벌 MZ세대가 열광하는 자연주의 웰니스 트렌드예요.
'로우톡스', '슬로우 푸드', '내추럴 뷰티'가 대세가 된 지금, 한의학의 약재·침·뜸·추나는 화학적 의존 없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지속 가능한 치유 방식이거든요. 친환경과 지속가능성에 민감한 젊은 세대에게는 정말 매력적인 대안이에요.
게다가 최근 헬스케어가 개인 맞춤형 건강 관리로 변화하고 있는데, 한의학은 체질·맥진·생활 습관에 따라 다른 처방을 내려요. 글로벌 웰니스 시장에서 각광받는 'Personalized Wellness'의 원조격인 셈이죠.
2. 명상 열풍인데 왜 한국의 사찰은 조용할까?
전 세계적으로 명상이 메가 트렌드예요. 실리콘밸리 CEO들도 명상하고, 명상 앱 시장이 수조원 규모로 성장하고 있어요. 그런데 우리에겐 이미 1,500년 불교 명상 전통이 있잖아요? 서구권에서 'Meditation, Mindfulness Retreat'은 이미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어요. 그런데 한국 사찰은 단순한 명상 장소가 아니에요. 몇 천년의 역사, 불교적 세계관, 건축과 자연의 조화가 담긴 문화적 깊이는 충분히 문화적 자산이 될 수 있어요.
템플스테이는 이미 'Mindful Tourism'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사찰 음식 체험이나 디지털 디톡스 공간으로서의 가능성은 아직 충분히 개발되지 않았어요. 특히 번아웃이 사회적 이슈가 된 지금, 자연 속에서의 마음챙김을 할 수 있는 K-마인드풀니스의 잠재력은 엄청나다고 봐요.
영주 부석사 (출처 : https://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843448)
3. 일본 다도는 세계적 문화인데, 우리 전통차는?
일본은 '말차' 하나로 전 세계를 잡았어요. 그런데 우리 전통차는 종류가 너무 다양해서 해외 소비자에게 모호하게 인식되고 있어요.
하지만 생각해보세요. 전통차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기능성 웰니스 드링크거든요. 생강차(혈액순환·보온), 대추차(심신 안정), 오미자차(스트레스 완화) 등은 모두 건강과 회복을 중시하는 치유 음료예요. 세계 음료 시장에서 'Functional Beverage' 카테고리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지금, 완벽한 타이밍이죠.
다만 글로벌 웰니스 아이콘이 되려면 브랜딩이 좀더 필요해요.
일본의 티문화=’다도’, ‘말차’처럼, 초반에는 대표성을 가진 차 한두 가지를 선정해 ‘한국 전통차 = ○○차’라는 공식을 만들어줘야 해요. 커피 대체재, 카페인 프리 웰니스 음료로 포지셔닝하고, 오프라인에선 티세리머니(Tea Ceremony)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체험 공간이 앞으로는 더 확대될 거라고 봐요.
4. 스칸디나비아 사우나가 힙한데, 찜질방은 왜 '아저씨 문화'일까?
핀란드 사우나나 아이슬란드 블루라군은 세계적인 웰니스 명소가 되었어요.
그런데 우리 찜질방이나 목욕탕 문화는 여전히 '서민 문화'로만 인식되고 있어요.
한국의 찜질방이 진짜 독창적인 건 24시간 개방, 공동체적 휴식, 먹고 자고 놀 수 있는 복합 공간이라는 점이에요. 이런 경험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어요. 단순한 땀 배출이 아니라 따뜻한 열·돌·황토·소금방 등 자연 소재를 통한 회복은 '자연 기반 치유'로 인식될 수 있고요.
더 중요한 건 커뮤니티 웰니스 개념이에요. 혼자가 아니라 함께 쉬고, 함께 회복한다는 문화적 코드는 현대 도시인이 갈망하는 연결과 소속감을 충족시켜줄 수 있거든요. 이걸 '한국적 힐링 리추얼'로 브랜딩한다면? 완전히 새로운 웰니스 시장이 열릴 수 있어요.
▶ 목욕탕 웰니스 트렌드에 관한 글 읽으러가기 : 목욕탕은 다음 트렌드를 이끌 공간이 될 수 있을까?
브랜드 기획자, 지금이 바로 타이밍
브랜드 기획자로서 우리가 할 일은?
케데헌을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로 소비하지 말고, 이 현상에서 내 비즈니스에 적용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읽어내야 해요
케데헌의 성공은 단순한 K-팝 열풍이 아니라 한국의 "전통+현대" 문화가 글로벌 시장에서 통한다는걸 보여줬어요. 이는 브랜드 기획자에게 큰 기회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가진 고유한 가치를 어떤 방향으로 개발하느냐에 따라 글로벌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뜻이니까요.
예로 든 한의학, 명상, 전통 차, 목욕탕 외에도 우리가 놓치고 있는 K 웰니스 자산은 더 많을 거예요. 나의 브랜드는 어떤 한국적 문화와 결합해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소비자의 주목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고민해보세요.
그리고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소비 패턴의 변화예요. 사람들이 단순히 '보고 소비하는' 콘텐츠에서 '체험하고 변화하는' 경험까지 원하기 시작했어요. 케데헌이 콘텐츠 자산을 넘어 관광 효과까지 만들어낸 것 처럼요.
우리가 앞으로 K 콘텐츠를 더 예민하게 주목해야 할 이유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