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VMH가 1.2조원어치 "시간"을 구매한 이유
- 한눈에 보는 핵심요약
- LVMH의 1.2조원 제트기 투자는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물건보다 시간과 경험에 투자하는 시대로 변했기 때문입니다. 순간적 자극이 아닌 감각을 깨우는 지속적 감정을 설계하는 브랜드 기획법을 알려드립니다.
럭셔리 브랜드가 시간을 팔기 시작했다
최근 LVMH가 프라이빗 제트기 사업에 1.2조원을 투자한다는 소식이 화제가 되었어요.
가방이나 향수, 주얼리를 파는 세계 최대 럭셔리 브랜드가 브랜드가 왜 갑자기 제트기에 투자하는 걸까요?
더 흥미로운 건 럭셔리 시장의 매출 변화입니다.
많은 럭셔리 브랜드들의 소비재 매출은 하락하고 있지만, 식음료, 요트, 호텔 리조트 등 서비스 매출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거든요.
고급 식음료 매출은 8% 증가, 프라이빗 제트&요트 매출은 23년대비 24년에 무려 13% 증가했다고합니다.
이제 사람들은 물건보다 시간을 소비합니다.
왜 사람들은 시간과 경험에 더 많은 투자를 하기 시작했을까요?
그리고 이런 변화는 브랜드를 기획하는 우리에게 어떤 인사이트를 줄까요?
이 글을 끝까지 읽으시면,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단서는 물론이고,
앞으로 어떻게 브랜드를 기획해야 하는가 에 대한 힌트를 얻으실 수 있을 거예요.

소비재에서 경험재로의 대이동
사람들은 단순히 ‘소비를 줄인 것’이 아니라, ‘무엇에 소비할 것인가’ 에 대한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왜 이런 변화가 일어났을까요? 이 시기에 어떤 사회적 변화가 일어났을까요?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에게 더 많은 시간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발전 속도만 더 빨라졌을 뿐, 일하는 시간 자체는 줄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중국과 실리콘밸리에서는 996 근무(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주 6일)가 유행이라고 합니다.
기술 발전의 속도를 따라잡으려면 남들보다 더 많이, 더 오래 일해야 하는 것이죠.
사람들은 어쩌면 이런 기술 발전의 속도에 조급함과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래서 잠깐이라도 일상을 탈출하기 위해 새로운 자극을 찾습니다.
그러나 자극의 유지시간은 제각각이죠.
숏츠를 볼 때, 물건을 살 때, 맛있는 음식을 먹을때의 자극의 유지시간은 저마다 다릅니다.
물건을 살 때를 생각해보겠습니다. 쇼핑할 때는 설레고 흥미진진합니다. 하지만 집에 와서 포장을 뜯고 나면 생각보다 금방 시들해지죠. 심지어 온라인으로 산 물건을 집에서 뜯어보지도 않고 방치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구매 순간의 자극은 강하지만 지속시간이 짧습니다.
반면 경험은 어떨까요? 맛있는 식사를 하는 동안, 여행을 떠나 있는 며칠간, 심지어 그 시간이 끝난 후에도 회상을 통해 계속해서 좋은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같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더라도 경험에 소비할 때 감정의 유지시간이 훨씬 깁니다.
브랜드는 감정의 곡선을 설계하는 존재
여기서 브랜드 기획의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브랜드는 감정의 곡선을 설계하는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순간적인 흥분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만족감을 주고, 여운을 남기고,
회상을 유도하는 설계가 필요해진 것입니다.
그럼 감정의 곡선은 어떻게 설계하면 될까요?
얼마전 다녀온 프리미엄 리조트 유원재에서의 경험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유원재에서의 경험: 감각이 기억을 만든 순간
유원재는 온전한 쉼을 지향하는 프리미엄 온천 리조트입니다.
그 안에서 머무는 동안 가장 ‘좋았다’는 감정이 들었던 경험을 떠올렸을 때, 그 순간은
파인다이닝 급의 저녁 코스를 먹었던 순간도, 감각적인 인테리어의 방에 머물렀던 순간도 아닌,
나홀로 야외 대중탕에 머물러있던 기억이었습니다.
따뜻한 물이 닿는 촉감, 바람에 잎이 흔들거리는 모습, 잔잔히 흐르는 물소리와 새소리까지.
오감이 열리자 마음이 열리고, 마음이 열리자 감정이 따라왔습니다.
유원재 야외 대중탕 (*출처 : 유원재 홈페이지)
제가 기억하는건 감각이었습니다. 감각은 말로 표현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생생히 기억속에 머물고 있죠.
이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기억하는 건 감각이라는 것.
"좋았다"는 감정을 되짚어볼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건 “감각”이라는 점입니다.
감각을 설계하기위한 5단계 프로토콜
그렇다면 감정을 설계하는 핵심 이론은 이렇습니다:
물리적 감각이 감정을 만들고, 감정이 기억을 만든다.
물리적 감각이란 '오감을 통해 직접 느껴지는 자극'을 말합니다.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 같은 신체를 통해 받아들이는 감각들이죠.
머리로 이해하거나 해석하는 심리적 감정이 아니라, 몸을 통해 직접 자극받고 인식하는 감각입니다.
브랜드에 대한 선호를 만드는건 ”감각 → 감정 → 기억“의 순서입니다.
감각은 빠르게 인식되고, 감정은 그 안에서 깊게 자리잡으며, 기억은 오래 지속됩니다.
럭셔리 브랜드는 바로 이 '감각을 깨우는 경험'을 통해 '브랜드 기억'을 팔고자 하는 것이겠지요.
감각의 밀도를 높이고 감각의 여운을 설계하는 것, 이것이 감정의 지속시간을 높입니다.
앞서 말한 감각→감정→기억→브랜드 선호를 실제로 브랜드 기획에 적용하실 수 있도록 5단계의 생각의 프로토콜을 만들어드릴게요.
이대로 따라서 생각해보시면 우리 브랜드는 “어떤 감각을 일깨우는 경험을 만들 수 있을까,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 어떻게 브랜드를 기억하고, 좋아하게 만들 수 있을까”를 정리하실 수 있을 겁니다.
감각→감정→기억→브랜드 선호를 브랜드 기획에 적용할 수 있는 5단계 생각의 프로토콜
앞으로의 브랜드는 감각을 디자인한다
앞으로의 브랜드는 순간의 자극이 아닌 여운이 남는 감정을 설계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방법은 감각을 깨우는 경험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공간 브랜드를 기획하시는 분들이라면 특히 이 점을 주목해주시기 바랍니다.
공간은 가장 직접적으로 오감을 자극할 수 있는 매체니까요.
단순히 예쁜 공간이 아니라, 방문자의 감각을 깨우고 감정을 움직이며
오래 기억에 남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브랜드의 미래는 제품을 파는 것에서 경험을 디자인하는 것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경험의 핵심에는 감각이 있습니다.
감각을 설계하는 브랜드가 앞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더 오래, 더 깊이 남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