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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캠페인 탐구] “나무가 직접 말한다” 현대차 AI 캠페인이 칸 라이언즈 석권한 이유
2025.07.31 10:54
- 한눈에 보는 핵심요약
- 현대자동차의 '나무 특파원' 캠페인은 2025년 칸 라이언즈에서 디지털 크래프트 부문 금사자상 2개와 은사자상 1개를 수상하며, 한국 자동차 브랜드 최초의 금사자상이라는 기록까지 세웠습니다.
“오늘 밤은 조금 춥네요. 하지만 새벽이면 따뜻한 햇살이 제 잎사귀를 어루만져 줄 거예요.” 브라질 숲속 한 나무가 직접 쓴 기사의 첫 문장입니다. 상상 속 이야기가 아닙니다. 현대자동차가 센서와 AI 기술로 나무의 실시간 생체 데이터를 1인칭 스토리로 변환한 ‘나무 특파원’ 캠페인의 실제 결과물이죠.
이 기발한 아이디어는 2025년 칸 라이언즈에서 디지털 크래프트 부문 금사자상 2개와 은사자상 1개를 수상하며, 한국 자동차 브랜드 최초의 금사자상이라는 기록까지 세웠습니다. 단순히 나무를 심는 것을 넘어 나무가 직접 말하게 만든 현대자동차, 과연 어떤 마법을 부린 걸까요?
10년간 100만 그루, 그 다음은? “나무도 말할 권리가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나무 심기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몇 그루를 심었다’는 수치 위주의 성과 발표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는 달랐습니다. 2016년부터 시작된 ‘아이오닉 포레스트’ 프로젝트로 전 세계 13개국에 100만 그루 식재라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후, 새로운 질문을 던졌습니다. “우리가 심은 나무들은 지금 무엇을 느끼고 있을까?”
현대자동차 마케팅팀이 주목한 건 바로 ‘일방적 소통’의 한계였습니다. 인간은 나무에게 물을 주고, 거름을 주고, 보살펴주지만 정작 나무의 ‘목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었죠. 그래서 그들이 내린 결론은 명확했습니다. “나무에게도 말할 기회를 주자.”
AI 번역가 투입 “센서 데이터를 감성 스토리로 바꿔라”
현대자동차가 투입한 비밀 무기는 맞춤형 AI 대형 언어모델(LLM)이었습니다. 먼저 브라질, 체코, 한국 아이오닉 포레스트의 나무들에 환경 센서를 설치했습니다. 이 센서들은 광합성 활동, 토양 수분, 주변 온도, 습도 등을 24시간 실시간으로 측정했죠.
하지만 진짜 혁신은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AI 시스템은 단순히 “토양 수분 70%, 온도 25도”라는 딱딱한 데이터를 받아들이는 대신, 이를 나무의 감정과 경험으로 번역했습니다. 여기에 세계적인 기상 데이터 제공업체인 더 웨더 컴퍼니와 유럽의 코페르니쿠스 기후 변화 서비스 데이터까지 연동해, 각 나무가 자란 지역의 역사와 생태계를 반영한 개성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냈습니다.
예를 들어, 가뭄이 지속되면 “요즘 비가 오지 않아 목이 말라요. 하지만 뿌리 깊숙이 저장해둔 수분으로 버텨내고 있어요”라고 표현하고, 새로운 계절이 시작되면 “새싹들이 돋아나기 시작했어요. 봄이 온 것 같아 기분이 좋네요”라고 전달하는 식이죠.
데이터vs스토리텔링 “과학과 문학이 만나다”
이번 캠페인의 핵심은 바로 ‘과학적 정확성과 문학적 감성의 결합’에 있었습니다. 기존의 환경 캠페인들이 딱딱한 수치나 경고성 메시지에 의존했다면, 현대자동차는 정반대 접근법을 선택했습니다. AI 언어모델은 생태학 논문, 문학 작품, 철학서까지 폭넓게 학습하여 나무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독특한 서사를 완성했습니다.
“인간은 너무 오랫동안 자연과 일방적인 관계를 맺어 왔습니다”라고 말한 환경 전문 작가 댄 리처드의 지적처럼, 이 캠페인은 자연과의 양방향 소통을 가능하게 만든 첫 번째 시도였습니다. 특히 인간 에디터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AI가 생성한 초안을 다듬어, 과학적 근거는 유지하면서도 감정적 공감을 이끌어내는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만들어냈습니다.
결과는? 칸 라이언즈 3관왕, 글로벌 화제몰이
2025년 칸 라이언즈 국제광고제에서 나무 특파원 캠페인은 디지털 크래프트 부문에서 금사자상 2개와 은사자상 1개를 수상했습니다. 특히 한국 자동차 브랜드 최초의 금사자상 수상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었죠. 현대자동차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된 해당 캠페인 영상은 2,300만 조회수를 넘어서며 글로벌 관심을 끌었고, 댓글을 통해서도 캠페인의 파급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나무에게 목소리를 주다니, AI가 지금까지 한 일 중 가장 의미 있는 일”, “자동차 회사에서 이런 게 나올 줄 몰랐다”는 반응들이 쏟아졌습니다. 특히 “자연의 관점에서 기후변화를 바라보는 것이 강력하고 신선하다”는 평가처럼, 환경 이슈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환경 마케팅의 새로운 패러다임 “설교가 아닌 대화”
기존의 환경 캠페인들은 대부분 경고성 메시지나 도덕적 당위성에 의존해왔습니다. “지구가 위험하다”, “나무를 보호해야 한다”는 식의 일방적인 메시지였죠. 하지만 나무 특파원 캠페인은 정반대 접근법을 선택했습니다.
나무가 직접 자신의 일상과 감정을 털어놓으면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그들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됩니다. 설교하지 않고도 환경의 소중함을 깨닫게 만드는 것이죠. “가뭄으로 힘들지만 버텨내고 있어요”라는 나무의 고백은 “물을 아껴 써야 한다”는 천 마디 설교보다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현대자동차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복잡한 환경 데이터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개인적인 이야기로 변환했습니다. 기후변화나 환경보호 같은 거대한 주제를 일상적이고 친근한 메시지로 전달할 수 있었던 비결이죠.
결국 AI를 얼마나 ‘인간답게’ 활용하느냐가 앞으로 AI 활용 마케팅 캠페인의 성패를 가를 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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