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비즈니스

스타벅스, 진짜 위기일까? 정체기를 넘는 브랜드 전략

조조

2025.07.11 15:04
  • 266
  • 콘텐츠에 ‘좋아’해줘서 고마워요 -
    1
  • 2

"스타벅스 한풀 꺾였네"라는 말, 요즘 자주 들립니다.한때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그의 재무제표는 브랜드 전략의 교과서처럼 회자된 적도 있었는데, 불과 몇년 사이에 영업이익이 4~5%대로 떨어졌다는 기사도 보이고, "신세계 인수 이후 한국형 프랜차이즈가 되어간다"는 냉소도 등장했습니다.

 

정말 그럴까요?만약 그렇다면, 스타벅스는 이 상황을 어떻게 돌파하고 있는 걸까요?지금 브랜드의 정체기 앞에서 고민 중인 기획자라면, 스타벅스의 선택을 한 번쯤 뜯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스타벅스의 현실

사실 스타벅스의 매출은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2022년 약 2.5조 원에서 2024년 최초로 3조 원을 넘겼죠. 매장 수도 2,000개를 넘어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규모입니다.

 

나라별 스타벅스 매장 순위

 

하지만 문제는 따로 있었습니다.

 

1. 새로운 경쟁자들의 위협. 이전에는 많은 프랜차이즈 사이에서 스타벅스는 가장 이상적인 선택지였습니다. 개인 카페 붐이 일었지만, 그들은 새로운 경험을 충족시킬 뿐, 일상 소비는 스타벅스가 꽉 잡고 있었죠. 그러나 저가 커피의 성장이 소비자의 일상 소비 습관을 바꿔놨어요. 뿐만 아니라 블루보틀, 팀홀튼, 인텔리젠시아 등 해외 유명 카페의 진입은 스타벅스를 더 이상 특별하게 만들지도 않습니다.

2. 소비자 기대 심리의 약화. 스타벅스가 사랑받았던 이유는 글로벌 감성을 그대로 이식했기 때문인데, 신세계 인수가 "더 이상 글로벌 카페가 아닌 한국 카페"라는 우려를 심어줬습니다.

3. 원가 증가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 인건비가 매출액의 32%를 웃돌게 되었고, 기후위기로 인한 원두 가격의 증가로 전반적인 영업 이익이 감소되었습니다.

 

더 이상 새로운 점포를 늘릴 공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스타벅스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지는건 당연한 수순이었으며, 경쟁자의 위협과 브랜드 이미지의 악화, 영업이익 감소 상황을 극복할 전략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스타벅스는 어떤 방법을 선택했을까?

스타벅스가 선택한 방법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1. 스페셜 스토어와 리저브 매장을 적극 도입.

스페셜 스토어는 단순한 카페를 넘어, 지역성과 공간 경험을 강조한 매장입니다. 2024년 서울 장충동에 문을 연 ‘장충라운지 R점’은 1960년대 단독주택을 개조해 위스키 베이스의 믹솔로지 음료를 제공하는 리저브 바로 운영됩니다. 같은 해, 폐극장을 리모델링한 ‘경동 1960점’과 뒤이어 재래시장의 분위기를 살린 ‘광장마켓점’도 문을 열었습니다. 이들 매장은 공간성과 지역성을 브랜드 감성과 함께 녹여낸 실험적 결과물입니다.

 

스타벅스 광장시장점 (출처 : 스타벅스 코리아 공식 이미지)

 

 

2. 멤버십 개편과 적극적인 프로모션

기존 멤버십은 음료 중심이었지만, 이제 푸드와 MD 상품까지 확대되었고, 별의 유효기간도 사라져 원하는 시점에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개편됐습니다. 여기에 타임세일, 구독 서비스 같은 반복 방문을 유도하는 전략도 함께 운영되며, 스타벅스를 다시 일상의 브랜드로 자리 잡게 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 전략이 최선이었을까?

일견 이런 전략은 '핫플레이스 만들기' 혹은 '단기 매출 상승으로 수익성 개선' 이라는 상투적 접근처럼 보일 수 있어요. 하지만 관건은 전략의 새로움이 아니라, 현재 상황을 얼마나 정확히 진단하고 있는가 로 바라봐야 할 것입니다.

 

스타벅스의 의사결정 과정을 유추해보면:

1. 프리미엄 매장의 필요성 인식

더 이상 지점 확장을 통한 매출 확대는 어려운 상황에서 고객을 유입하고 객단가를 높일 전략이 필요했습니다. 동시에 신세계 인수 이후 본래 아이덴티티를 잃어간다는 부정적 인식도 전환해야 했죠. 그렇다면 고객에게 새로운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기획이 필요했을 겁니다.

2. 성공 사례를 통한 확신

2020년 오픈한 첫 번째 스페셜 스토어 '더양평 DT점'의 폭발적 성공으로 스페셜 스토어의 가능성을 확인했어요. 한국 시장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것과 "커피 이상의 문화 공간"이라는 글로벌 아이덴티티를 이어갈 명분도 얻었죠.

3.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정체성 회복

한국형 프랜차이즈 카페가 되었다는 인식을 벗어나려면 글로벌 스타벅스와 동일한 전략 적용이 필요했습니다. 스타벅스는 해외 각지에 랜드마크가 되는 매장을 오픈합니다. 특히 로컬의 건축이나 문화 양식을 스타벅스 브랜드에 녹여내는 것이 특징이죠. 경동 1960이나 광장시장점은 단순한 핫플이 아니라 이런 글로벌 전략에서 나온 것입니다.

 

오픈 당시 최대규모였던 상해 리저브 로스터리. 상해 건축 양식에서 따왔으며 최대 규모로 상해 랜드마크 중 하나가 되었다. (출처 : 스타벅스 공식사이트)

 

 

오히려 한국에는 글로벌 기준에서 주목할 만한 스타벅스 랜드마크 매장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스페셜 스토어 전략은 단순한 지역 명소를 넘어, 한국 스타벅스의 정체성을 세계 무대에서 재정립할 수 있는 전략적 시도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4. 일상 소비의 회복

'특별한 경험'은 일시적일 뿐, 결국 '습관적 경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스타벅스는 멤버십 강화 전략을 동시에 가져갔어요. 결국 스타벅스는 프리미엄 매장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 강화 및 객단가를 높이고, 일반 매장에서는 프로모션과 멤버십 강화로 고객의 일상에 더 깊이 침투해 매출을 높이는 투트랙 전략을 실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프리미엄 전략과 가격 할인 프로모션은 겉으로는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병행의 문제로 보여집니다. 프리미엄 이미지 유지와 전국 2,000개 매장의 수익 안정 이라는 두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기란 어렵습니다. 때문에 두 전략을 투트랙으로 운영하는 것이죠.

 

결과는 어땠을까?

여러 사람들의 우려와 비난에도 불구하고 2024년 스타벅스의 매출은 3조 원을 넘어섰고, 영업이익률도 전년 대비 약 36% 올랐습니다. 물론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두고 볼 필요가 있어요. 특히 멤버쉽 같은 부분은 고객 혜택을 더 앗아가며 수익성에만 집중하고 있다 라는 비판도 받고 있기에, 분명 고객이 이탈될 여지가 있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브랜드 기획자로서 이 사례를 통해 참고할 것은 전략의 참신함보다는, 당면한 구조적 문제를 정확히 인식하고 실질적인 해법을 실행에 옮겼느냐입니다.

 

성장 정체기 브랜드가 얻어야 할 인사이트

어떤 브랜드든 성장의 정체기는 있기 마련입니다. 브랜드 인지도는 높지만 매출이 정체된 브랜드, 초기 핫한 브랜드를 넘어 지속 성장을 고민하는 브랜드들은 스타벅스 사례에서 다음 인사이트를 얻어가면 좋겠습니다.

1. 정확한 상황 진단이 먼저 - 문제 진단은 '감'이 아니라 구조적 분석이 필요합니다. 재무제표, 고객 반응, 경쟁 포지션까지 수치와 흐름을 통해 현 상황을 알아야 돌파구도 명확해져요.

2. 새로운 시도에는 확실한 리스크 대비를 - 작게 먼저 실험해보고 결과를 바탕으로 방향성을 결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기존에 가진 자산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고요.

3. 때로는 멋을 내려놓을 용기가 필요하다 - 브랜드는 핫함을 넘어 지속가능해야 합니다. 많은 기획자들이 브랜드의 '멋'과 '정체성'만을 지키려다 실행 타이밍을 놓치지만, 때로는 '짜치더라도' 실행이 먼저일 수 있어요.

 

스타벅스가 선택한 전략들은 단순 ‘트렌디함 추구’나 단기적 해법으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복합적인 전략과 운영 판단이 숨어 있습니다. 단순히 유행을 좇는 감각에 의존한 기획이 아니라, 브랜드의 정체기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하려는 장기적 접근인 것이죠. 브랜드 기획자는 이것을 그냥 "스타벅스도 별 수 없네"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먼저 내 브랜드의 문제는 무엇인지, 지금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 파악한 뒤, 실행 가능한 전략을 냉정하게 설계하는 것. 그게 진짜 기획자의 역할이 아닐까요?

 

  • #스타벅스
  • #f&b
  • #요식업
  • #브랜드전략
  • #브랜딩

추천 콘텐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