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이 대세다”는 말,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정확히 말하면, “숏폼 콘텐츠를 활용해 롱폼 콘텐츠로 자연스럽게 이어가는 구조”가 대세다. 이 구조를 이해하면, 지금까지 넘지 못했던 장벽이 열고 들어갈 수 있는 문으로 바뀐다. 오늘은 그 전략에 대해 짚어보자.
대부분의 사람은 숏폼 콘텐츠를 ‘찾아서’ 보기보다 ‘우연히’ 접한다. 즉, 숏폼의 핵심은 구독(follow)이 아니라 발견(discovery)이다. 틱톡, 릴스, 쇼츠 모두 알고리즘 기반으로 콘텐츠를 추천한다. 하나 보다가 또 하나, 그러다 채널에 들어가 더 찾아보게 되는 구조다. 숏폼은 새로운 크리에이터를 발견하게 만드는 ‘입구’다.
이처럼 플랫폼은 숏폼 콘텐츠에 이용자의 시간을 몰아주고 있지만, 사람들이 진짜 ‘가치’ 있다고 느끼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롱폼 콘텐츠다. 패트리온 창업자 잭 콘티도 “사람들은 짧은 영상엔 돈을 쓰지 않지만, 깊이 있는 콘텐츠에는 돈을 쓴다”고 말한다. 이는 쉽게 체감할 수 있다. 단순한 릴스보다 한 시간짜리 유튜브 영상, 정성껏 만든 뉴스레터나 책에 더 쉽게 지갑을 연다. 숏폼은 시식코너에서 공짜로 먹는 음식, 롱폼은 돈을 지불하고 식당에서 먹는 음식처럼 말이다.
이를 한 마디로 말하면 이렇다. "숏폼은 발견의 수단, 롱폼은 관계의 수단" 팟캐스트는 롱폼의 대표 사례다. 사람들은 새로운 크리에이터를 팟캐스트로 ‘발견’하지 않는다. 익숙한 사람의 콘텐츠를 반복적으로 소비하며 신뢰를 쌓고, 그 사람이 소개하는 제품과 서비스에 지갑을 연다. 롱폼 콘텐츠는 더 깊은 관계, 더 큰 영향력을 만든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서 크리에이터는 어떻게 움직여야 할까? 신규 크리에이터는 숏폼 콘텐츠를 통해 최대한 많이 ‘발견’돼야 한다. 동시에 신뢰와 관계의 밀도를 쌓아올릴 수 있는 롱폼 콘텐츠도 함께 준비해야 한다. 기존 크리에이터는 롱폼 콘텐츠를 다변화해야 한다. 유튜브만 고집하지 말고, 팟캐스트나 종이책, 뉴스레터 같은 매체를 통해 콘텐츠의 깊이와 채널을 넓혀야 한다. 나만의 커뮤니티(예: 네이버 카페)도 고려해볼 만하다.
숏폼의 세계는 콘텐츠라는 메시지가 주인공이고, 롱폼의 세계는 크리에이터라는 메신저가 중심이다. 이 구조를 이해하고 전략을 짜는 것이 지금 그리고 앞으로의 콘텐츠 생태계에서 살아남는 길이다.
The Colin & Samir Show에 나온 패트리온 창업자 잭 콘티 인터뷰를 분석하고, 제 시선을 더한 ‘크리에이터 인사이트’ 시리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