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마케팅 채널은 시간이 흐를수록 효율이 떨어집니다. 그 어떤 혁신적인 마케팅 채널도 다음과 같은 생애 주기를 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최초 등장 → 소수 플레이어의 성공 → 다수 플레이어의 참여 → 고객 경험 악화 → 효율 저하 

불과 15년 전까지만 해도 페이스북 광고는 혁신 그 자체였습니다. 이 마케팅 채널을 발 빠르게 활용한 몇몇 작은 기업들은 큰돈을 벌었습니다. 고객들도 내 피드에 뜨는 맞춤 광고를 재밌어했죠. 

여기까지는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의 상황은... 여러분이 아는 그대로입니다. 

• 성공 사례를 접한 많은 기업들이 광고를 집행합니다.
• 고객들의 피드는 광고로 도배됩니다.
• 피로감을 호소하는 고객들이 점점 늘어납니다.
• 고객들이 플랫폼을 떠납니다. 
• 광고 효율은 점점 더 엉망이 됩니다. 

페이스북을 예로 들었지만 다른 마케팅 채널들도 모두 비슷한 흐름을 보입니다. 인스타그램 광고, 유튜브 광고, 인플루언서 마케팅, 콘텐츠 마케팅, SEO 등도 시간이 지날수록 효율은 떨어집니다. 어쩌면 '요즘 마케팅 성과가 점점 더 안 나오는 것 같다'고 느끼는 분들이 많은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죠. 

그럼에도 우리는 성과를 내야 합니다. 주어진 상황은 모두에게 똑같습니다. 오늘은 이런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마케팅 효율을 높이기 위해 우리가 늘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한 가지 질문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그럼 시작해 볼까요?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들이 특정 마케팅에 피로감을 느끼는 이유는 '참신함'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뭐든지 처음엔 신기합니다. 새로운 마케팅 채널이 등장하면 고객들은 참신함에 매료되어 홀린 듯 반응합니다. 괜히 클릭해 보고, 친구와 공유도 하고, 갑자기 흥미가 생겨 충동구매도 하죠. 

문제는 고객도 금방 익숙해진다는 겁니다. 마케팅 채널은 무한히 생겨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모이는 채널, 그 채널의 작동 방식은 결국 다 비슷합니다. 채널이 참신함을 잃으면 우리는 스스로 참신함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그래야 고객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라서' 눌러보고, '그 관점이 신선해서' 친구들과 공유도 하고, '그 관심이 납득으로 이어져' 구매도 하니까요.  

참신함이 사라진 채널들에서 참신함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늘 던져야 하는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가 최초인가?' (=그래서 고객의 관심을 사로잡을 수 있는가) 

이 질문에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있는 상태에서 마케팅을 시작하면, 누구나 다 하는 마케팅에서도 최소 3배 이상의 효율을 낼 수 있습니다. 

당장 기획할 수 있는 5가지 '최초'

제품 자체가 '최초'이면 가장 이상적입니다. 고객에게 확실한 가치가 있고 + 세상에 아예 없던 제품을 만들면 마케팅은 쉬워집니다. 애플과 오픈 AI는 압도적인 제품으로 빠르게 세상을 바꿨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아이폰, Chat GPT 같은 제품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작은 기업은 하나의 강력한 우위를 사람들이 '참신하다'라고 느낄 수 있도록 다듬은 후에 마케팅을 시작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참신함은 반드시 고객이 얻을 수 있는 가치와 연결되어 있어야 합니다. 

[핵심 원칙] 고객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최초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1. 최초의 메시지 

유일하면 최초가 됩니다. 우리의 핵심 강점을 우리만 할 수 있는 말로 표현해 보세요. 다른 기업이 쉽게 할 수 없는 말일수록 효율은 크게 개선됩니다. 모든 사람에게 최초가 되기 어렵다면 최소한 우리의 핵심 타깃 고객에게는 최초가 되어야 합니다. 

• 꼼꼼한 봉제와 마감으로 강력한 내구성을 자랑하는 텐트 (X)
  → 낙하산만 20년 만들던 기업이 품질에 목숨 걸고 만든 텐트 (O) : 우리만의 정체성을 반영
  
  
• 유통 마진을 줄인 저렴한 가격의 한우 (X)
  →  한우를 평생 반값으로 누릴 무료 멤버십 회원을 모집합니다 (O) : 새로운 컨셉 적용 

같은 가치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효율은 크게 달라집니다. CPC와 CTR 수치가 좋을 수밖에 없는 메시지를 먼저 기획하고 이 메시지를 가능하게 만들 방법을 찾아 구현하는 순서로 일을 진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2. 최초의 타깃팅 

우리의 타깃 고객을 더 세분화하면 특정 타깃 고객을 완벽하게 저격하는 무료 가치, 이벤트, 캠페인 등을 기획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아는 포맷도 특정 고객군에 대한 조사를 기반으로 극단적인 구체성을 더하면 참신한 기획이 됩니다.

• '판교 주민들'만을 위한 소개팅 이벤트 (+콘텐츠화)  
• '프리랜서 디자이너'가 일하기 좋은 카페 100선 무료 배포 (+리드 획득) 
• '뷰티 카테고리 마케터'를 위한 AI 광고 심의 도구 (+바이럴 및 수익화) 

해당 타깃 고객군에 속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알기 어려운 부분까지 깊이 파고드는 디테일이 중요합니다. 해당 고객군을 직접 부르는 카피, 해당 고객군이 모이는 커뮤니티 채널 등과 함께 활용하면 CTR과 바이럴을 동시에 잡을 수 있습니다. 

3. 최초의 경험 

우리의 핵심 가치를 더 강하게 느낄 수 있는 최초의 경험을 설계한 후 마케팅을 시작하세요. 처음 만난 고객에게 인상적인 경험을 남기면 그 고객이 다른 고객들을 데리고 올 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어떤 경험을 설계하느냐에 따라 전환율을 높일 수도 있고요.

예)

• 뉴스레터 구독 고객에게만 특별 구성 판매 링크를 전달해 주세요. 
• 자신에게 딱 맞는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무료 진단 (혹은 서베이) 도구를 제공하세요.
• 하루 안에 소비하지 않으면 가치가 사라지는 구조를 만드세요. (롱블랙의 사례)

제품 카테고리, 타깃 고객의 성향 및 일상, 핵심 경쟁 우위를 잘 조합하면 참신한 고객 경험은 저렴한 비용으로도 얼마든지 설계할 수 있습니다. 

4. 최초의 가격 

시장의 고정관념을 깨는 가격 체계를 구축해 보세요. 고객의 입장에서 가격은 가장 중요한 구매 의사 결정 요인 중 하나입니다. 가격을 지불하는 방식에서 참신함을 느낀 고객은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성과 메시지를 더 오래 기억합니다. 지인에게 우리를 소개하거나 재방문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이죠.   

• 가격의 구조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의류 브랜드 (에버레인)  
• 게임을 통해 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얻는 앱 (올웨이즈, 손선장 등) 

5. 최초의 채널

트래픽이 있는 채널 중 우리의 경쟁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채널에 진입해 보세요. 그곳에도 우리의 타깃 고객이 있다는 것만 확인하면 실행으로 옮깁니다. 적어도 같은 업계에서는 우리가 그 채널을 독점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기업을 만나본 적이 없는 그 채널의 잠재고객들도 '참신하다'고 느낄 수 있고요. 

• 데이팅 앱 프로필에 등장하는 우리 브랜드 덕후 광고 모델 
• 마케터 채용 채널을 통해 세일즈를 하는 마케팅 회사 
• 다수의 이목이 집중되는 유튜브 라이브 중 슈퍼챗을 통한 홍보 

*해당 채널에 있는 사람들이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초'에 집착하다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하는 실수를 하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제품'이라는 본질이 개선되지 않으면 위에서 언급한 최초 기획들도 결국엔 힘을 잃습니다. 마케팅은 절대 제품 이상으로 참신해질 수 없습니다. (물론 할 수는 있겠지만, 사업을 오래 지속하기는 힘들 겁니다.)

최소한 한 가지 영역에서 만큼은 대기업이 이길 수 없는 수준의 가치를 만들기 위해 힘을 모으는 것이 먼저입니다. 그 가치 안에서 사람들이 최초라고 느낄 참신한 기획을 끄집어내 마케팅에 적용해 보세요. 같은 예산을 써도 확 달라지는 효율을 체감하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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