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비즈니스

능동미나리, 핫플 타이틀을 스스로 버린 이유

조조

2025.04.03 09:35
  • 1512
  • 콘텐츠에 ‘좋아’해줘서 고마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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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플은 리스크가 큽니다

 

줄을 서는 공간은 늘 주목받습니다.

사람들은 궁금해서 찾아가고, SNS에는 인증 콘텐츠가 쏟아집니다.

 

하지만 핫플은 리스크도 큽니다.
빠르게 관심을 얻는 만큼, 빠르게 소비되고, 빠르게 외면받기 때문입니다.

 

핫플레이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감각적인 콘셉트와 디자인,
그리고 빠른 바이럴과 강력한 고객 유입이 핵심입니다.

 

문제는, 그 이후입니다.

 

반복 방문이 일어나지 않으면, 공간은 빠르게 트렌드에서 밀려나게 됩니다.

핫플을 넘어 일상에 침투해야 하지만한편으론 "한물 갔네" 라는 인상을 심어줘서도 안되죠

 

.. 정말 줄서도 고민, 안서도 고민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 공간 비즈니스를 지속 가능한 모델로 만들기 위해

우리가 꼭 이해해야 할 개념이 있습니다.

 

바로 케즘(Chasm) 이론입니다.

 

 

'케즘'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초기 시장에서 주류시장으로 넘어갈 때 반드시 넘어야 할 틈이 있는데요

이 틈이 바로 '케즘'입니다

텍스트, 도표, 라인, 그래프이(가) 표시된 사진

AI가 생성한 콘텐츠는 부정확할 수 있습니다.
최근엔 전기차 산업에서 이 단어를 많이 들으셨을 거예요.
테슬라의 판매율이 꺾인 것도 

‘얼리어답터’는 다 샀는데,

주류 시장이 따라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죠.

 

원래는 기술 산업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론이지만,
저는 특히 유행이 빠른 한국의 F&B 업계에
이 개념을 꼭 적용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F&B의 케즘은 더 어렵습니다.

 

핫플레이스는 일부 인플루언서 계정을 통해 노출되고,
그게 일반 소비자에게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줄이 선다고 다 좋은 건 아닙니다.
핫플은 금방 다른 핫플로 대체됩니다.
‘인기’란 본래 그런 속성이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언제든 '핫플' 타이틀을 버릴 준비가 되어있어야 합니다

 

잘되는걸 무슨 수로 막냐구요?

안되기를 바라기라도 해야 하냐구요

 

그럴 필요는 없죠.
다만 핫플을 넘어 시스템으로 가는 구조를 설계해둬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실제로 그 구조를 만들고 있는 브랜드,
능동미나리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능동미나리, 핫플을 넘어 시스템이 되다

 

능동미나리의 1, 2, 3호점을 따라가다 보면
핫플이 시스템이 되는 전환점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1·2호점 : 빠르게 검증하고, 바이럴하다

 

능동미나리의 1호점은 신용산역 근처에 오픈했습니다.

 

유동 인구가 많은 곳, 접근성이 뛰어난 곳.
, 빠르게 시장에 진입해 검증받기 좋은 입지입니다.

 

핫플로서의 성과는 물론 중요했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사업성 검증이었을 겁니다.

 

줄이 서고, 인스타에 올라오는 건 ‘인지도’이지만,
결국 매출이 발생해야 수익 구조가 돌아가는지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단일 카테고리 메뉴에 집중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미나리와 소고기를 중심으로 원재료를 단순화하고
국밥, 술국, 수육 등으로 메뉴 라인을 최소화하며
빠르게 회전되고, 운영 효율이 높은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미나리와 소고기를 사용한 대표 메뉴

 

디자인은 노포 감성을 차용했습니다.
친숙함을 주면서도, ‘요즘 감성’과 연결되는 콘셉트로
SNS 바이럴을 유도하기 딱 좋은 방식이죠.

 

2호점은 성수동에 오픈했습니다.
서울에서 가장 트렌디한 상권 중 하나로,
핫플 브랜드의 확산 테스트에 가장 적합한 입지입니다.

 

브랜드 인지도를 확실하게 다지는 한편

그 안에서 지속가능성과 운영 확장 가능성을 검토했을 것입니다

 

3호점: 케즘을 넘어 대중 시장으로

 

능동미나리의 3호점은 예상 밖의 지역에 등장합니다.
서울 여의도.

 

이곳은 감각적이고 트렌디한 핫플보다
오랜 시간 사랑받은 검증된 맛집이 더 많은 상권입니다.

 

, 대중 시장입니다.

 

여기서 능동미나리는 전략을 확 바꿉니다.   

매장 규모를 기존 대비 확대 
노포 감성보다는 깔끔한 프랜차이즈형 인테리어
고객층은 인근 직장인과 중장년 주거층, 반복 방문 가능성이 높은 집단
웨이팅은 없지만, 운영 효율성과 회전율은 강화

 

이것이 케즘을 넘은 실전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핫플 고객층을 넘어,
주류 고객층이 지속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비즈니스 시스템을 만든 것입니다.

 

왼쪽부터 1,2,3호점. 컨셉의 차이가 확 보입니다. (출처: 능동미나리 공식 인스타그램)

왼쪽부터 1,2,3호점. 컨셉의 차이가 확 보입니다. (출처: 능동미나리 공식 인스타그램)

 

3호점 사진. 남녀노소 방문합니다

3호점 사진. 남녀노소 방문합니다

 

 

당신의 공간은 어디를 바라보고 있나요

 

지금 운영하고 있는 공간은
당장의 생존을 위한 선택을 하고 있나요?
아니면 눈에 띄는 핫플이 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나요?
혹시, 그 너머에 있는 지속 가능한 시스템까지 염두에 두고 있나요?

 

공간은 감각으로 시작되지만,
비즈니스는 구조로 완성됩니다.

 

능동미나리는 1·2호점에서 빠르게 반응을 검증했고,
3호점부터는 반복 방문과 운영 효율을 고려한
지속 가능한 구조를 설계하기 시작했습니다.

 

줄이 서는 공간은 많지만,
다시 찾는 공간, 오래가는 브랜드는 결국 설계의 차이에서 갈립니다.

 

지금 당신의 공간은 어디를 바라보고 있나요?
이 질문이 다음 전략을 세우는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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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플은 끝나도,
브랜드는 살아남아야 합니다.

 

이 글이 공간을 운영하거나 기획하는 누군가에게
한 단계 더 긴 호흡의 설계를 도와주는 실마리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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