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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커머스 왕좌를 제패한 무신사의 3가지 비결

이재훈

2024.01.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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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는 모든 산업에 큰 영향력을 미쳤지만, 특히 패션 커머스 산업에는 더욱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비대면 쇼핑이 일상화되면서 온라인 패션 플랫폼들이 빠르게 성장하게 된 것인데요. 그러나 좋았던 시절도 잠시, 이 기간 동안 경쟁사들은 급증한 반면, 경기 침체가 시작되자 경쟁이 치열해졌습니다. 더욱이 엔데믹으로의 전환과 함께 오프라인 쇼핑의 활성화 조짐이 보이면서 2023년은 온라인 패션 플랫폼에 대한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가 진행됐습니다. 


 출처 : 모바일인덱스 

 

 

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곳은 무신사를 비롯해 에이블리, 지그재그로 압축할 수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무신사와 에이블리는 상반기 동안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를 기준으로 1위 자리를 두고 매주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하반기에 들어 무신사가 눈에 띄게 성장하며, 이제는 견고한 1위 자리를 차지하게 됐습니다.  

 

 

 출처 : 모바일인덱스 

 

 

과연 무신사가 이러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간의 사업 전략과 동향을 바탕으로 다음의 3가지 요인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O4O 전략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다 

 

무신사는 작년 말에 편집숍 형태의 ‘무신사 홍대’와 ‘무신사 대구’ 매장을 오픈했습니다. 무신사는 이곳을 통해 ‘온오프라인의 동일한 쇼핑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는데요. 이를 위해 오프라인 플래그십 스토어는 무신사 온라인과 동일한 가격 정책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출처 : 무신사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가격이 같을 수 있는 이유는 온/오프라인의 데이터를 통합하여 운영하기 때문입니다. 오프라인 매장 제품에 부착된 QR 태그를 촬영하면, 온라인 스토어에서 가격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등급별 할인이나 적립금 선할인 혜택이 똑같이 적용되고, 매장 구매 기록도 온라인에 실시간으로 저장되기 때문에 심리스한 온라인 구매 여정을 이어 나갈 수 있습니다. 이러한 O4O(Online for Offline) 전략은 ‘오직 오프라인에서만 구매하는’ 소비자들을 온라인으로 유도하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특히 무신사의 오프라인 확장은 단순한 온라인 연계를 넘어서는 의미가 있습니다. 무신사 홍대 개점 당시 한문일 대표는 “최근 온라인 패션 시장이 급성장했지만, 여전히 오프라인 시장 규모가 더 크고, 그곳에 새로운 기회가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2022년 기준 온라인 패션 쇼핑 시장의 규모가 52조 원인데 비해, 전체 패션 소매 시장 판매액은 133조 원으로 2배 이상의 볼륨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신사 입장에서는 아직 점령할 땅이 절반 이상 남아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불황에도 ‘무진장’ 팔았다

 

‘블랙프라이데이’란 11월 넷째 주 목요일 추수감사절 다음 날로, 미국에서 연중 가장 큰 규모의 쇼핑이 행해지는 날인데요. 항상 이맘때쯤이면,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구매하기 위한 소비자들의 ‘오픈런’ 사진들이 자주 올라오곤 하는데요. 그러나 2023년에는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여파로 인해 이러한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워지면서 ‘우울한 블랙프라이데이’라는 평이 나온 가운데, 무신사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출처 : 무신사

 

 

무신사에서 진행하는 ‘무진장’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는 11월 22일부터 12월 3일까지, 총 12일 동안 진행되며 총 3,083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일 단위로 나눠보면 하루 257억을 벌었고, 이는 전년 대비 44% 성장한 수치인데요. 이는 대략 경쟁 패션 플랫폼 1년 매출의 약 절반 정도 되는 금액으로, 대단히 큰 성공을 거둔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해당 기간 당연히 일간 활성자 수(DAU)도 크게 증가했는데요. ‘무진장’ 행사 기간 동안 386만 명이 무신사 스토어를 방문했으며, 이는 경쟁 플랫폼인 에이블리의 11월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를 초월한 수준(381만 명)입니다.

 

무신사 측에서 밝힌 흥행 비결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작년부터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대대적으로 홍보한 효과가 이어졌습니다. ‘무진장’이라는 직관적인 네이밍은 소비들로 하여금 쉽게 각인되었고, 자연스럽게 바이럴로 이어지며 패션 커뮤니티와 오픈 카톡방을 중심으로 상품 할인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젊은 층을 중심으로 놓쳐서는 안 되는 연례행사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특히 이러한 문화는 상품을 파는 브랜드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며, 이번 행사에는 작년과 비교했을 때 참여 브랜드와 판매 상품 수가 크게 규모로 늘어나는 효과로 이어졌습니다. 더불어 앞서 소개한 O4O 전략과 좋은 시너지 효과를 보였는데요. 실제 ‘무진장’ 행사는 오프라인 매장인 홍대와 대구점에서도 동일한 조건으로 진행되며, 전략의 효과를 실험하는 기회가 됐습니다. 

 

 

 

초개인화시대를 겨냥한 ‘전문관’ 서비스

 

재작년부터 공을 들여온 신사업 ‘전문관’ 서비스도 결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무신사 전문관의 지난해 4분기 거래액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고 합니다.

 

출처 : 무신사 

 

 

현재 무신사는 스토어 내에 총 8개 전문관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그중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웃렛’입니다. 아웃렛은 최대 80% 할인가에 이월 상품을 모아서 판매하는 전문관으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오프라인 아웃렛의 개념을 그대로 온라인에 들여왔다고 보면 이해가 빠를 것 같은데요. 입점 브랜드들에게는 재고소진의 기회로, 고객에게는 큰 폭의 할인을 기대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며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아웃렛은 지난해 입점 브랜드가 3배가량 확대했고, 4분기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거래액이 160% 증가했습니다.  

 

이밖에도 ‘무신사 뷰티’, ‘무신사 플레이어(스포츠)’, ‘무신사 골프’등의 전문관들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0~160% 정도의 거래액이 증가했는데요. 무신사 관계자는 “다양한 카테고리별 전문화된 서비스를 통해 고객 저변을 확대하고 타깃 소비층에 최적화된 심도 있는 큐레이션과 마케팅을 진행한 결과 전문관이 성장할 수 있었다”라며, “올해에도 패션을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마치며

 

최근 몇 년간 업종과 온오프라인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블러’가 주요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는데요. 유통 분야에서도 ‘빅블러’가 중요한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무신사가 추진하고 있는 O4O 전략은 주목할 만한 시도로 보입니다. ‘무진장’, ‘전문관’ 서비스들은 이 전략이 효과적으로 작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며 무신사의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장 진이 많은 곳”의 줄임말로 시작한 무신사는 다양한 시도와 성장을 거듭하며, 이제는 “한히 성장하여 패션 커머스의 세계를 열어가는 이트”가 되어 가고 있는데요. 앞으로 그들의 행보가 어디까지 이어지게 될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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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Tech잇슈'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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