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G의 미생 상담소

팀원들에게 해도 되는 사적 질문의 적정선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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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쯤 가지고 있지만 어디에도 말하지 못한 직장생활 속 고민. 

리더로서, 구성원으로서 겪는 다양한 어려움을 HSG의 미생 상담소가 도와드립니다!

미생 상담소 매거진은 HSG 지식수 칼럼 구독자의 사연을 바탕으로 구성되었습니다. 👉 원본 지식수 칼럼 보러가기

 

 

  

 

- 소통하려다 꼰대 된 초보 팀장 님의 사연 –


함께 밥을 먹는다거나, 회의 전에 아이스브레이킹을 위해

주말에 뭐 했는지 묻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불쾌한 기색을 보이는 팀원이 있습니다

여름휴가 계획, 취미가 무엇인지 물어보는 것도 사생활 침해라고 느끼는 것 같아요

이런 거 물어보는 제가 이상한 건가요? ㅠㅠ


구성원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에 일 얘기만 할 순 없잖아요

밥 먹을 때 막상 일 얘기 꺼내면 싫어하던데..^^;;

대체 구성원과 어떤 대화를 해야 하는지,

사적인 질문의 적정선이 따로 있는 건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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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모 대기업의 신임 리더와 구성원의 간담회를 진행했었습니다. 거기서 가장 많이 나온 질문 중 하나가 바로 ‘사적 소통의 적정선’에 대한 것이었어요. 격의 없이 소통하려고 다가가는 리더에게 '도대체 이런 걸 왜 물어보냐'는 듯 반응하는 구성원들이 종종 있다는 겁니다. 표정이 굳는다거나, 짧게 대답해 대화가 뚝뚝 끊기게끔 만드는 식으로요. 리더 입장에서는 당황스럽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고, '내가 뭘 잘못했나'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요즘 구성원은 리더와의 소통을 어디까지 허용할까요? 도대체 어디까지 물어도 되는 걸까요?

 


 

그냥 '다른 성향'임을 인정해 주세요!

'회사에선 일 얘기만 하면 되지 않나?' 하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달라진 조직 문화에선 그러기도 쉽지 않습니다. 지시와 명령으로 모든 걸 해결하던 수직적 소통이 힘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대신 코칭이나 1 on 1처럼 구성원의 생각을 수용하는 수평적 소통이 중요해졌죠. 이 상황에서 구성원의 관심사나 취미를 물으며 소통하는 것은 리더로서 제 역할을 하기 위한 노력입니다.


다만, 여기에서 주의할 점은 이런 리더의 노력을 부담스러워하는 구성원의 ‘성향’을 인정해 주는 태도입니다. 사실 모두에게 통하는 사적인 소통의 적정선은 따로 없습니다. 상대가 외향적인지 내향적인지, 나를 신뢰하고 있는지 아닌지에 따라 모두 다르니까요.

 

구성원이 MZ인 것과도 전혀 상관없습니다. MZ 중에서도 여름휴가지든, 퇴근 후 일상이든 리더의 질문을 관심으로 받아들이며 고맙게 생각하는 경우도 제법 존재합니다. 반대로 '주말 어떻게 보냈어요?'라는 일상적인 질문에도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죠. 후자의 경우 자기 이야기를 드러내는 게 부담스럽거나, 아직 리더와 '이런 대화를 나눌 만큼' 충분히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지 않았다고 느끼는 상황일 겁니다.

 


 

이때 ‘이렇게까지 예민하게 반응할 일인가..’라며 불쾌한 감정을 표현한다면 앞으로 관계를 쌓을 기회마저 놓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질문을 어색해하는 구성원에게 “00님에 대해 깊게 알고 싶어서 질문을 한 건데 불편하게 했나 봅니다. 차차 알아가지요”처럼 존중의 표현을 사용해 보세요. 지금 당장 질문은 부담스러웠을지라도 자신을 존중하는 리더의 태도에 점차 신뢰가 쌓일 겁니다. 그럼 수용할 수 있는 대화의 주제도 점차 넓어지겠죠.

 

 

명절 친척들의 잔소리, 리더에게 듣고 싶지 않아요!

리더가 구성원에 대한 애정으로 소통을 시도하는 것은 매우 좋습니다. 다만 애정이 지나쳐 잔소리가 되는 순간은 경계해야 합니다. ‘주말에 뭐 했어요? 휴가 계획은 어떻게 돼요?’ 대부분 여기까진 OK입니다.

 

그런데 ‘누구랑 여행 가느냐? 오래 만났다더니 결혼할 거냐? 결혼할 거면 빨리 해라! 재테크는 좀 했냐! 여행 가지 말고 돈을 모아야지.. 애는 꼭 낳아라, 너무 예쁘다’ 등의 이야기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명절에 친척들로부터 듣는 잔소리를 회사에서까지 듣고 싶을까요? 연애, 결혼, 출산 등을 부담스러워하는 시대적 배경을 고려한다면 이런 주제를 굳이 언급하지 않는 것이 상대에 대한 배려일 겁니다.

 


 

그럼 ‘주말에 뭐 했어요?’ 이후에 어떤 질문을 이어나가는 게 좋을까요? 구성원의 관심 영역에 집중해 이야기를 풀어나가 보세요. 캠핑 이야기가 나왔다면 초보자가 가기 좋은 사이트, 캠핑 가서 해먹기 좋은 요리를 물어보는 식으로요. 반려동물을 키우는 구성원이라면 함께 사진을 보며 얘기 나누는 것도 좋고요. 구성원의 변화에 관심을 보이는 것도 좋습니다. “헤어스타일을 바꿨네요. 잘 어울려요!” 처럼요. 변화를 알아차려주는 관심은 반가우니까요.

 

 

커리어 성장을 같이 고민해 주세요!

구성원들이 리더와의 모든 대화를 어려워할까요? 아닙니다. 보다 깊게 이야기 나누길 원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바로 ‘성장’ 이야기입니다. 구성원들은 자신의 성장에 대해 리더가 함께 고민해 주길 원합니다.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현업에 치여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때문에 조직의 방향성을 잘 알고, 산업의 흐름을 경험한 리더가 비전을 제시해 주면 고마움을 느낍니다.

 

물론 리더 입장에서도 이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는 구성원 동기부여와도 연관돼 있기에 고민할 가치가 충분합니다. “현재 산업의 트렌드에 비춰볼 때 앞으로 OO 분야에서 전문가로 성장하는 게 유망합니다. 00업무가 도움 될 것 같은데 도전해 보면 어때요?” ”OO 역량을 보완한다면 리더로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후배들 멘토링을 한 번 해보시겠어요?"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드나요? 구성원의 커리어 성장은 결코 '남 좋은 일'이 아닙니다. 이들의 업무 성과가 높아지면 결국 조직 관리에 긍정적인 도움을 받는 건 리더가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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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와 세대가 변하고 수평적 조직 문화가 대두되면서 리더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많은 리더들이 단순 '지시자'가 아닌 '코치'라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부단히 애쓰고 있습니다. 인기 콘텐츠를 찾아보며 이야깃거리를 만들고, MZ 세대 용어도 공부하죠. 하지만 이러한 노력의 과정에서 '내가 이상한 리더는 아닐까' 불안해하며 스스로를 너무 힘들게 하진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구성원들은 천성에 안 맞는 아재 개그를 억지로 하는 것보다, 실수를 하더라도 이를 인정하며 지금 할 수 있는 부분부터 노력하는 모습을 높게 삽니다. 완벽한 부모가 없듯이 완벽한 리더도 없습니다. 소통하는 리더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당신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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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HSG 휴먼솔루션그룹 최미림 전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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